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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내셔널트러스트(이사장 이은희) 회원 20여 명은 지난 4월 13일~14일(토일) 강원도 정선군 동강 생태경관보전지역에 다녀왔다. 이번 자연유산답사에서 가장 큰 성과는 생태경관보전지역 내 할미꽃 집단서식지가 확인됐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덕천리 일대 동강 '생태경관보전지역' 내에서 최대 10년 이상 자란 할미꽃 집단서식지를 확인했다"고 지난 29일 밝혔다.
 
동강 할미꽃  동강 할미꽃 군락
▲ 동강 할미꽃  동강 할미꽃 군락
ⓒ 한국내셔널트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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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확인된 할미꽃 서식지는 산의 묘소 주변에서 자라는 일반적 특성과 달리, 홍수기 침수되는 하중도 자갈톱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강 생태경관보전지역 내 할미꽃 서식지 면적은 1만9754㎡로, 확인된 개체 수는 1900여 포기에 이른다. 하중도 자갈톱 곳곳에서 최대 10년 이상 자란 할미꽃 개체도 다수 확인됐다.

여러해살이 식물인 점을 감안한다 해도 서식지의 규모, 생육상태, 꽃의 수에서 일반적인 할미꽃과 확연히 다른 양상을 띤다. 한 개체 당 꽃의 수가 40~60송이에 이르며 높이 40~50cm, 폭은 가장 긴 쪽으로 70cm에 달하기도 한다.

동강의 할미꽃 서식지는 이처럼 10년 이상 자란 개체와 그 미만 그리고 이제 막 생장을 시작한 개체가 골고루 분포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에서 할미꽃 집단서식지가 강이나 하천에서 발견되는 경우는, 삼척과 낙동강 수계인 안동 등지이다.

그러나 각종 댐 건설과 제방 축조 및 준설사업으로 자연하천이 훼손됨에 따라 서식지 면적이 감소하는 추세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동강처럼 할미꽃 집단서식지가 원형의 모습을 간직하면서도 우수한 발육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은 극히 드물다고 한다. 

현장을 조사한 김영철 박사(강릉원주대학교 자연과학연구소)는 "강과 하천에서 발견되는 할미꽃 서식지가 감소하는 추세에서 동강은 상징적으로도 중요한 공간"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서식지 주변 전체가 보전돼야 할미꽃의 진화에 따른 유전적 다양성 연구를 위한 귀중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집단 서식지의 보전으로 강의 자연적 변화에 따라 할미꽃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높여준다"고 강조했다.
 
동강 할미꽃  동강 할미꽃 회원 답사를 다녀오다
▲ 동강 할미꽃  동강 할미꽃 회원 답사를 다녀오다
ⓒ 한국내셔널트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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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확인된 동강 생태경관보전지역 내 할미꽃 집단서식지의 보전을 위해 원주지방환경청은, 개화시기 주민 감시원이 상주하는 수준의 상시 순찰을 강화하여 훼손을 예방하겠다는 입장이다.

원주지방환경청은 "이미 고유종인 '동강할미꽃'을 비롯해 할미꽃 서식지에 대한 정보를 확보한 상태라며, 보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관할 기관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할미꽃 집단서식지를 포함해 동강 생태경관보전지역의 훼손 우려가 말끔히 해소되기는 어렵다. 불과 5개월 전인 작년 11월 말, 이곳 동강 할미꽃 집단서식지에서 '더블유피쳐스(Wpictures)'가 제작하는 영화 <전투>(감독: 원신연)의 전쟁장면이 촬영되기도 했다.

당시 더블유피쳐스는 촬영 스텝 150여 명, 말(馬) 20여 필, 굴삭기 2대 등 다수의 촬영장비와 차량을 진입시켜 서식지를 훼손했다. 뿐만 아니라 금지된 화약류를 사용하여 총격전 장면을 촬영하고, 지상부에서 폭파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더블유피쳐스는 원주지방환경청에 의해 검찰에 고발된 상태이다. 5개월이 지난 지금도 굴삭기를 이용해 불법적으로 개설한 도로 및 촬영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동강 할미꽃  회원답사를 다녀오다
▲ 동강 할미꽃  회원답사를 다녀오다
ⓒ 한국내셔널트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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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전투>의 촬영을 위해 차량과 인원이 밟고 지나간 자리는 할미꽃 개체를 찾아 볼 수 없거나 다른 곳에 비해 수가 훨씬 못 미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박도훈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자연유산 부장은 "당시 비슬나무 등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목본류 중심으로 피해상황이 조사되었다"며"잎과 줄기가 말라가는 시기라 육안으로 할미꽃 서식지의 피해현황 파악은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부장은 사후조치가 아닌, 동강 생태경관보전지역 내 할미꽃 집단서식지에 대해 선제적 예방이 가능한 제도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서식지 일대가 수려한 경관과 더불어 동강에서 제일 높은 석회암 절벽이 소재한 곳으로, 먹황새 둥지까지 확인된다"'며 "좀 더 강력한 보전조치가 요구된다"는 입장이다.
 
동강 할미꽃  강원도 동강
▲ 동강 할미꽃  강원도 동강
ⓒ 한국내셔널트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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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향후 문화재청을 통해 '천연기념물' 또는 '명승'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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榴林 김수종입니다. 사람 이야기를 주로 쓰고 있으며, 간혹 독후감(서평), 여행기도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