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린 의뢰인>의 한 장면.

영화 <어린 의뢰인>의 한 장면. ⓒ 롯데엔터테인먼트

  
약 4년간 준비한 영화가 오랜 기다림 끝에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2013년 칠곡 아동 학대 사건을 극화한 영화 <어린 의뢰인>이 29일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언론 시사회를 연 가운데 배우들이 진심 어린 소회를 전했다.

<나는 왕이로소이다> 이후 7년 만에 연출작을 내놓게 된 장규성 감독은 "소재 자체가 조심스러웠다"며 "그 무게감 때문에 제작 과정이 힘들었는데 이렇게 공개할 수 있어서 기쁘다. (제가 했던) 그 어떤 작품보다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간 <선생 김봉두>(2003), <이장과 군수>(2007) 등 코미디 드라마에 강점을 보여온 장 감독에게도 실화 소재의 드라마는 새로운 도전인 셈. 장 감독은 "2013년에 일어난 사건이고, 2015년부터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며 "가정에서 벌어지는 사건에 부모 입장에서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 영화화 계기를 설명했다. 

"(처음 사건을 접했을 때) 일반적으로 흔히 생각하는 부모, 어른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는 사람이 있겠다 싶었다. 진짜 어른이라면 주변에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 때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에서 시작하게 됐다." (장규성 감독)

배우 유선이 극 중 두 아이를 학대하는 가해자 지숙 역을 맡았다. "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이런 영화가 나와줘서 부모들의 책임감을 알게끔 하고 싶었다"라고 출연 이유를 전한 유선은 "정의로운 역할이면 좋았겠지만 정반대의 역할이라 촬영 때 너무 고통스러웠던 게 사실"이라고 먹먹한 심경을 전했다.

"가해 장면을 찍기 전날부터 많이 고통스러웠다. 또 상대 배우가 아이다 보니까 호흡 맞추는 과정에서 혹시나 (아이의) 마음이 힘들지 않을까 걱정스러웠다. 그럴수록 제가 이 영화를 하게 된 계기에 집중하고 사람들의 주먹을 쥐게 해야 했다. 상대 아이에게도 '서로가 힘들겠지만 이 영화를 우리가 왜 찍고 있는지 기억하자' 했다. 더 많은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하는 거니 같이 잘 해보자고 했다. 우리 영화가 힘 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유선)

배우 이동휘는 시종일관 시큰둥하다 어떤 계기로 아이의 변호를 맡게 되는 변호사 정엽 역을 맡았다. 그는 "사느라 바빠서 주목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 다시 한 번 느끼게 됐다"며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계속 들었다. 요즘 히어로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는데 아이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어른도 히어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영화 <어린 의뢰인>의 한 장면.

영화 <어린 의뢰인>의 한 장면. ⓒ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에선 학대 장면이 자세히 묘사되진 않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제작진은 미성년 배우들에게 가장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현장에는 촬영 전부터 심리 상담가 등 아동 전문가들이 상주했고, 여러 자문이 이뤄졌다.

장규성 감독은 "아이들의 마음을 알리고자 하는 영화기에 그들이 가장 중요했다"며 "아역 배우들이 실제와 연기를 혼동하지 않게 수시로 점검하면서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간담회 말미 배우들은 <어린 의뢰인>을 통해 책임 있는 어른의 자세를 강조했다. 이동휘는 "영화에서 정엽이 다빈(최명빈)에게 직접 사과하는 부분이 있는데 아이들을 외면하지 않고 귀 기울이고 약속을 허투루 생각하지 않는 좋은 어른이 돼야겠다고 생가했다"며 "여러 일들을 관심 있게 지켜보겠다"는 다짐도 전했다.

영화 <어린 의뢰인>은 한부모 가정인 다빈과 민준에게 새엄마 지숙이 다가오면서 다가온 비극을 따뜻한 감성으로 풀어냈다. 영화는 오는 5월 29일 개봉 예정이다. 
어린 의뢰인 이동휘 유선 아동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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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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