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구장에서 발생한 빈볼 시비 및 벤치 클리어링 사태로 뒤숭숭했던 지난 2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는 두 차례의 체크스윙을 두고 심판이 다른 판단을 내리는 바람에 논란이 뜨거웠다.

상황 하나, 김상수의 퇴장
 
 지난 28일 열린 프로야구 LG와 삼성의 경기. 삼성 김상수는 유인구에 속지 않고 방망이를 잘 멈췄지만 심판진은 헛스윙으로 간주했다. (방송 화면 캡쳐)

지난 28일 열린 프로야구 LG와 삼성의 경기. 삼성 김상수는 유인구에 속지 않고 방망이를 잘 멈췄지만 심판진은 헛스윙으로 간주했다. (방송 화면 캡쳐) ⓒ KBO, SPOTV

 
이날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시즌 4차전을 치렀다. 삼성이 0-1로 뒤지고 있던 4회말, 삼성 김상수 선수는 1볼 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투수 켈리의 유인구에 배트를 내밀다가 그대로 멈췄다. 그러나 1루심은 체크 스윙 판정을 내렸고 그 다음 4구에서 김상수는 결국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 처리 됐다.

이후 김상수는 아웃 당한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면서 헬멧을 집어던지고 불만을 표현했다. 헬멧의 깨진 파편이 'SPOTV 중계화면'으로도 보일 만큼 강한 불만을 드러낸 장면이었다. 결국 권영철 주심은 다른 심판진들과의 논의 끝에 김상수에게 퇴장 명령을 내렸다. 이에 삼성 김한수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나와 심판에게 항의하면서 한동안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상황 둘, 박계범의 노스윙 판정
 
 지난 28일 열린 프로야구 LG와 삼성의 경기. 삼성 박계범은 투수의 원바운드 공에 속아 방망이를 앞으로 내밀고 말았지만 심판진은 노스윙으로 간주했다. (방송 화면 캡쳐)

지난 28일 열린 프로야구 LG와 삼성의 경기. 삼성 박계범은 투수의 원바운드 공에 속아 방망이를 앞으로 내밀고 말았지만 심판진은 노스윙으로 간주했다. (방송 화면 캡쳐) ⓒ KBO, SPOTV

 
역시 0-1로 뒤진 삼성의 7회말 공격 때였다. 1사 주자 3루 득점 기회에서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에 몰려 있었던 박계범은 역시 LG 투수 켈리의 원바운드 되는 변화구에 방망이를 내밀었다가 멈췄다. 앞선 김상수 선수 때와 같은 상황이었지만 이번엔 1루심이 체크 스윙을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볼 한 개를 얻어 삼진 아웃 위기를 모면한 박계범은 켈리의 6구를 받아쳐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기록,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결과적으로 호투하던 켈리는 동점 허용으로 인해 선발 승이 무산되고 말았다. 역전 위기에 몰린 원정팀 LG는 다행히 9회초 추가 득점에 성공하면서 2-1로 승리했지만 자칫 경기를 놓칠 수도 있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야구 팬들 "보상 판정 아니냐?" 비난

체크 스윙 판정은 심판의 고유 권한이며 비디오 판독 대상도 아니다. 스트라이크-볼 판정과 마찬가지로 체크 스윙 판정에 불복할 경우 심판은 퇴장을 명령할 수 있다. 또한 체크 스윙 판정이 불합리하다고 느꼈다고 하더라도, 경기 중에 헬멧을 집어 던지며 화를 표현한 김상수의 행동은 분명히 부적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야구 팬들은 심판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그 이유는 SPOTV가 중계한 화면으로 봤을 때, 김상수의 배트 끝이 돌지 않은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이는 박계범 선수의 체크 스윙 장면과 비교해 보더라도 뚜렷한 차이를 찾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7회 말 박계범의 체크 스윙 판정을 놓고 김상수 체크 스윙 판정에 대한 보상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물론 타자의 체크 스윙 여부 판정은 워낙 순식간에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에 심판마다 다르게 판정할 수도 있고 육안으로 놓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한 경기에서 상이한 판정이 나오다 보니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체크 스윙 판정을 무조건 심판진의 육안에만 의존해야 하는 한계를 감안하면, 보완책 마련도 필요해 보인다.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라는 오래된 격언이 있는 것처럼, 야구 경기에선 공 하나하나에 대한 판정이 경기 흐름을 좌우할 수 있다. 이번 체크 스윙 판정을 둘러싼 논란을 심판이 가벼이 넘겨서는 안 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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