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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 [편집자말][편집자말]
"삼성생명에서 전화가 왔어요, 보험금 입금 시켜줄 테니까 계좌번호 알려달라고요. 보험회사가 참... 우리가 이렇게 들춰내니까 보험금을 주고, 그렇지 않으면 안 주고..."

지난 26일 오전 기자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오랜만에 연락을 준 그는 흥분한 목소리였다. 지난 1월 <오마이뉴스>의 '수상한 암보험금' 1편 기사의 주인공 육경일씨다. 기사가 나간 지 3달 만에 육씨는 삼성생명으로부터 암보험금을 제대로 지급 받은 셈이다. 회사는 작년 8월 육씨의 세포에서 암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암보험금 지급을 거절해왔다.

<오마이뉴스>는 지난해 말 육씨로부터 제보를 받고 취재에 들어갔다. 그가 공개한 진단서 등을 보면, 육씨의 의사가 혈액검사 등을 통해 방광암 재발 진단을 내린 뒤 수술했고, 의사도 진단서에 '수술과정에서 암세포가 없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적었다. 하지만 삼성생명쪽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관련 기사 : 나란히 암선고 받은 부부 "삼성생명이 이럴 줄이야"

보험사 횡포에 시달려온 환자들... 취재 중에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하기도   
 
 방광암 재발을 진단 받은 육경일 씨가 지난 12일 경기도 성남시 자신의 가게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상세불명 방광의 악성 신생물’이라는 내용과 암 질병 코드가 적힌 진단서를 보여주며 다른 보험사는 보험금을 지급했는데 삼성생명만 지급을 거절하고 있다고 부당함을 호소했다.
 방광암 재발을 진단 받은 육경일 씨가 지난 12일 경기도 성남시 자신의 가게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상세불명 방광의 악성 신생물’이라는 내용과 암 질병 코드가 적힌 진단서를 보여주며 다른 보험사는 보험금을 지급했는데 삼성생명만 지급을 거절하고 있다고 부당함을 호소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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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에 대한 취재과정에서 육씨와 비슷한 사례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하라는 내용도 확인됐다. 기자가 삼성생명쪽에 육씨 사례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요청했지만, '보험금 지급이 어렵다'는 입장만 되풀이 했었다.

육씨의 사연이 담긴 '수상한 암보험금' 기사는 지난 1월 네이버를 비롯해 포털사이트 등에서 '가장 많이 본 뉴스' 상위에 오르며 화제가 됐었다. 1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댓글만 수천개가 달렸다. 누리꾼들은 "나도 비슷하게 당했다, 억울하다"는 내용이었다. 

사실 이런 반응에 기자도 놀랐다. 보험사 횡포에 당한 피해자들이 이렇게나 많을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보도 이후 삼성생명은 <오마이뉴스>에 그동안 주지 않았던 암보험금 가운데 30건에 대해선 지급할 예정이라고 알려왔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오마이뉴스 영향이 컸다"며 "암치료를 위해 요양병원에 입원했던 환자들의 보험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했었다. 

결국 그렇게 완강하게 버티던 삼성생명이 백기를 든 셈이다. 육씨의 경우는 보험금 지급을 받지 못한 지 8개월 만이었다.

육씨 뿐 아니었다. 기획 시리즈가 나간이후 <오마이뉴스>에는 보험사를 횡포를 고발하는 많은 사연들이 들어왔다. 이 가운데 한 제보자는 대학병원에서 암 진단을 받고도 보험금을 받지 못했다고 하소연해왔고, 취재 과정에서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 보험금 못 받았겠나..."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보암모)’ 회원들이 18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암보험금 지급을 미루는 보험사를 규탄하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보험사에 종합검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보암모)’ 회원들이 18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암보험금 지급을 미루는 보험사를 규탄하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보험사에 종합검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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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씨는 "금감원 앞에서 집회를 끝내고 나니 삼성생명에서 (보험금을 지급하겠다는) 전화가 왔다"며 "진짜 너무 한 것 아닌가, 언론에 제보하고, 집회에 나와서 난리를 치니까..."라며 허탈해 했다. 육씨는 최근 삼성생명쪽으로부터 방광암 수술비 등 보험금 원금과 이자 등을 모두 받았다.

그는 지난해 암환자들의 모임인 '보험사에대응하는암환우모임(보암모)'에 가입했다. 육씨를 포함한 보암모 회원들은 지난 23일 금감원 앞에서 집회를 가졌다. 벌써 21번째다. 이들이 주장하는 것은 한결같다. 보험사들이 보험약관에 맞게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하라는 것이다. 

이들은 짧게는 10년, 길게는 20년 가까이 보험사에 꼬박꼬박 보험료를 냈던 사람들이다. 암에 걸린 뒤 보험금을 받지 못해 거리에 나선 지 1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일부는 언론을 찾아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다시 육씨의 말이다.

"진짜 우리만 이렇게 받는것이... 기자님이 기사 내보내고, 집회에 나와서 난리를 치니까 (보험금을) 받은 거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보험금을 못 받았겠습니까. 약관에 맞게 정당하게 주면서, 보험 가입도 늘리고 그래야죠. 이게 무슨 망신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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