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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이 4월 26일 오전 11시 울산시청 앞에서 체르노빌 핵발전소 폭발사고 33년 추모행사를 열고 있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이 4월 26일 오전 11시 울산시청 앞에서 체르노빌 핵발전소 폭발사고 33년 추모행사를 열고 있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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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은 지난 1986년 4월 26일 우크라이나(구 소비에트연방)에서 체르노빌 핵발전소 폭발사고가 일어난 지 33년째 되는 날이다.

그로부터 25년 뒤인 2011년 3월 11일 일본 후쿠시마에서 대지진으로 인한 핵발전소 사고가 발생하자 울산에서는 57개 단체가 모여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이 결성됐다. 이들은 이날 오전 11시 울산시청 앞에서 체르노빌 33주년 추모행사를 가졌다.

이날 참가자들은 검은 우산과 마스크 쓰고 추모 묵념을 올리고, 추모 춤이 시연되고, <체르노빌의 목소리>(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1997년 펴낸 책으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의 피해자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실은 책)가 낭독됐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은 "체르노빌 사고당시 방사능 낙진은 유럽전역 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에서도 발견되었다"며 "이러한 피해들은 어둠속에 묻혔으며 2000년대 들어서야 관련 자료가 공개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후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로 이어지는 반복된 참사에도 한국은 여전히 신규 핵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면서 "일부 세력은 핵발전이 안전하고 깨끗하다고 말하지만 이 왜곡된 주장은 크게 견제받지 않고 온갖 언론과 온라인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체르노빌 사건 33년이 지난 지금도 최종 수습은 '차후기술로 미룬다'이다. 후쿠시마 사고 역시 수습조차 못하고 있으며, 이 오염을 피할 수 있는 곳은 지구상에 없다"면서 "핵발전을 계속 하면 방사능 오염 속에서 살아갈 각오를 해야 한다. 
우리 스스로에게 고통의 미래를 부여하고 있는 이 짓을 멈추자. 지구는 인류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알아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참가자들은 "울산시민이 재난에 대해 묻고, 멈출 수 있을 때 멈추도록 요구하고 있다"며 "우리는 핵으로부터 안전할 그날까지 탈핵운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산시민들은 왜 체르노빌 핵참사 추모행사를 열었나

이처럼 체르노빌 핵 참사 33주년을 맞아 울산시민들이 추모행사를 연 것은 울산이 원전으로 둘러싸인 도시이기 때문이다.

환경운동이 크게 부각받지 못한 지난 2000대 초까지 울산과 주변에는 시민들의 큰 저항이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채 원전이 속속 들어섰다.

울산 울주군에는 이미 신고리원전 1~4호기가, 주변 부산 기장에 고리원자력 1~4호기, 인근 경주에 월성원자력 1~2호기가 있는 등 주변이 원전으로 싸여 있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2009년 10월 당시 한나라당 소속 신장열 울주군수는 취임 1주년 취임기념식에서 신고리원전 5~6호기를 추가로 유치하겠다고 밝혔고 결국은 그의 의지대로 현재 신고리원전 5~6호기가 건설되고 있다.

하지만 2년 뒤인 2011년 3월 11일 일본 후쿠시마에서 핵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목격한 울산시민들의 불안은 커졌고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여 탈핵을 부르짓기 시작했다. 

여기다 지난 몇 년 사이 울산과 경주 포항에서 잇따라 지진이 발생하자 시민들의 우려와 탈핵운동은 더 거세지고 있다. 체르노빌 핵 참사 33주년 추모행사가 열린 배경이다.
 
체르노빌 핵발전소 폭발사고
1986년 4월 26일 새벽 1시 23분, 우크라이나(구 소비에트연방)에서 체르노빌 핵발전소 폭발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소련 정부는 사고가 일어난 사실을 즉시 공개하지 않다 스웨덴과 핀란드, 덴마크 등 인근 국가에서 전례 없는 방사능이 검출되고 스웨덴 정부가 소련 정부에 해명을 요구하면서 이틀 뒤인 4월 28일 소련은 사고 사실을 인정했다.
 
그해 소련 공식 집계에 따르면 원전종사자 2명, 소방관 29명 등 31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IAEA(국제원자력기구)는 직접 사망자 54명, 사고로 인한 암 사망자가 4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UN은 직접 방사능노출 암 사망자가 4000명~9000명으로 추산했다.
 
2006년 체르노빌포럼은 암 발병으로 인한 추가 사망자를 9000명 이상으로 추정했고 그해 그린피스는 폭발 사고가 원인이 된 암으로 인한 사망자는 9만 3천명, 암 이외의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를 20만 명으로 추산했다.

10년 뒤인 2016년 WHO(세계보건기구)는 2006년 이후 암환자가 수천 건 급증했고, 직접 피해 3개국 갑상선암 진단 환자수가 2016년까지 1만1천명 이상인 것으로 추산했다.
 

태그:#울산 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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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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