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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가정이 그렇듯이 우리 가족도 언제부터인가 여행이나 나들이 장소는 아들이 좋아하는 장소를 선택하게 되었다. 매번 공룡을 입에 달고 다니는 아들과 봄을 맞이해서 나들이를 즐기고 싶은 나와 아내를 위한 절충 안으로 계룡산 자연사박물관을 선택했다. 

계룡산은 대전에 사는 사람이라면 한번 이상은 가봤을 유명한 곳이다. 특히 봄에는 벚꽃놀이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어서 주변 교통이 심각하게 마비되니 봄에 계룡산을 방문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계룡산자연사박물관은 주변 사람들로 부터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계룡산에 있다는 것만 알았지 한번도 가본 적은 없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박물관에 공룡이 많이 전시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고민할 것도 없이 박물관으로 향했다. 

네비게이션의 안내대로 길을 따라가니 웬 모텔들 사이를 가로지른다. 계룡산에 이렇게 모텔들이 많았던 말인가. 멋진 계룡산의 경관을 망치는 모텔 숲의 모습에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누가 이곳에 이렇게 많은 모텔 허가를 내주었을까. 계룡산의 자연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그 사람이 무척 원망스러웠다. 

어마어마했던 모텔 숲을 뚫고 들어가니 계룡산에 포옥 안겨있는 자연사박물관의 모습이 보인다. 모텔로 가득했던 계룡산 입구와는 정반대로 계룡산의 자연이 느껴지는 풍경은 다시금 나들이 기분으로 들뜨게 만들었다.
 
계룡산자연사박물관 전경
▲ 계룡산자연사박물관 전경 계룡산자연사박물관 전경
ⓒ 이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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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 주차하고 박물관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여기 저기에 공룡 조형물이 많이 있었다. 신나서 공룡 이름을 외치며 뛰어다니는 아들을 보니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공룡 조형물은 꽤 많은 편이었는데 공룡 조형물 중에 색이 벗겨지거나 일부분이 파손된 것이 꽤 있어서 약간 아쉬움이 남았다. 야외에 설치되어 있으니 관리하기 쉽지 않겠지 하는 생각과 함께 박물관으로 향했다.
 
브라키오사우루스 화석 전시
▲ 계룡산자연사박물관 브라키오사우루스 화석 전시
ⓒ 이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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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은 공룡을 테마로 전시가 구성되어 있는데 공룡 모형과 화석들이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다. 모 방송에서 언급되기도 했던 브라키오 사우루스 표본이 가장 인상깊었다. 이 표본은 세계에서 3개 밖에 없다는 희귀한 표본이다.

2층엔 다양한 생물들과 우주를 테마로 해서 전시가 되어 있다. 특히 인상깊었던 것은 생물 관련 전시물은 박제된 것들이라는 점이었다. 동물원 철창에 갇혀 있는 동물을 보면 인간의 즐거움을 위해 동물들이 희생당하는 것 같아서 마음 한켠이 무거웠는데 어쩌면 그런 모습을 보는 것보다 박제된 것을 보는 게 아이에게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층은 인간의 신체와 관련된 테마로 전시가 되어 있었다. 특히 이곳에는 학봉장군 미라가 전시되어 있는데 온전히 보존되어 있는 모습에 깜짝 놀라게 된다. 꿈에 나올 만한 비주얼이기 때문에 맘 약하신 분들은 들어가지 마시길.

전시실이 3층까지 있다 보니 둘러보는데 시간이 꽤 소요되었다. 아이를 생각하면 공룡 관련 전시가 좀 더 다양하게 많았으면 좋았겠다 하는 아쉬움이 남기는 했지만 우리 부부는 다양한 테마의 전시를 보면서 나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어떻게 보면 아이와 우리 부부가 서로 적당히 만족한 나들이가 아니었나 싶다. 

자녀와 함께 나들이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자연사박물관을 계획에 넣어보셔도 괜찮을 듯하다. 

태그:#계룡산자연사박물관, #브라키오사우루스, #학봉장군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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