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위 지원을 받게 되는 7개 국제영화제

영진위 지원을 받게 되는 7개 국제영화제 ⓒ 성하훈

  
올해 주요 영화제들에 대한 영진위의 지원이 모두 증가했으나 서울국제여성제만 지원 액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불거진 영화제 내분에 영화진흥위원회(아래 영진위)가 강한 경고를 보낸 모양새로 주목된다.
 
영진위의 2019 국제영화제 지원 심사 결과가 23일 발표됐다. 블랙리스트로 문화예술을 탄압했던 박근혜 정권 시절 25억까지 떨어졌던 지원 예산은 올해 50억 원으로 늘어나며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10억이 더 증가한 것으로 영진위 역시 지원 대상 영화제를 늘리고 별도 지원 프로그램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예산 배분에 신경을 기울였다. 덕분에 기존 국제영화제들 외에 특색 있는 영화제들도 지원을 받는 등 모두 14개 영화제가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반전' 이뤄내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표면적으로 지원 액수가 가장 많은 곳은 부산국제영화제다. 지난해와 같은 액수인 15억 지원을 받게 됐고, 특성화 프로그램인 커뮤니티 비프 등에 1억 2천을 추가로 배정되면서 모두 16억 2천만 원을 받게 됐다. 하지만 지원액 증가 규모는 10%에 못 미친다.
 
 전주국제영화제 포스터

전주국제영화제 포스터 ⓒ 전주영화제

 
오는 5월 2일 개막을 앞둔 전주영화제는 8억 8천만 원 지원에 특성화 프로그램 7천만 원 등 모두 9억 5천만 원을 받게 되면서 국내 두 번째 엉화제로서의 위상을 굳혔다. 지난해 7억 8천과 비교할 때 20% 정도 늘어난 셈이다. 심사위원들은 올해 20주년을 맞는 전주국제영화제의 계속적인 성장이 지원금 심사에 반영됐다며 호의적인 평가를 내놨다.
 
부천영화제 역시 큰 폭 증가했다. 영화제 지원에서는 7억 원으로 전년 6억 7천만 원대비 소폭 증가했으나, 특성화 프로그램에서 1억 8천 4백만 원을 추가로 받아 모두 8억 8쳔 4백만 원을 받게 됐다. 전년 대비 30% 정도 늘어난 것이다. 심사위원들은 "장르영화제로의 강화를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라고 증액 이유를 설명했다.
 
이외에 제천영화제는 전체 5억 7백만 원으로 전년 4억 8천만 원 대비 소폭 증가했고, 지난해 집행위원장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3천만 원만 지원받았던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는 올해는 지원예산 1억에 특성화 프로그램 1억 등 모두 2억 원을 받게 돼 증가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굴욕'을 당했다면, 올해는 반전을 이뤄낸 것이다. 심사위원들은 조직을 정상화하고 한국다큐멘터리의 질적 확대에 집중한 DMZ국제다큐영화제의 기획을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했다.
 
이번에 새로 진입한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는 특성화 프로그램의 경우 기획의 부실함이 지적돼 지원을 받지 못하고, 영화제 지원으로 1억 원을 받게 됐다. 이에 대해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측은 불만을 나타냈다. 영화제의 한 관계자는 "심사 결과가 편견이 있어 보인다"며 "씁쓸한 심정"이라고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여성영화제만 삭감... 내부 문제 해결 숙제로 남아
 
 내분으로 인해 큰 폭으로 예산이 삭감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2018년 개막식 모습

내분으로 인해 큰 폭으로 예산이 삭감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2018년 개막식 모습 ⓒ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반면 지난해 5억 4천을 지원받은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4억 3천만 원만 받게 돼 전년 대비 20% 삭감됐다. 영진위는 최근 이슈화 된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내부 문제가 지원금 책정에 부정적으로 반영했다고 밝혔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사무국 재구성으로 특성화 프로그램은 아예 신청도 못하면서 삭감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특히 영진위는 별도의 권고 사항을 통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김선아 전 집행위원장 해임으로 인한 영화제 프로그래머와 사무국의 동반 사퇴에 대해 영화진흥위원회 9인 위원회는 영화제 조직체계 및 ​운영 인력의 불안정성과 관련한 우려와 문제제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향후 영화제의 정상적인 개최와 운영을 위해 영화제 사무국과 이사회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며, 추후 영화제 운영상 동일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위원회는 ​영화제 진행 상황을 점검 조사하여 후속 처리를 진행 예정임을 알린다고 덧붙였다. 제대로 수습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이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영진위가 "김선아 전 집행위원장이 해임"이라는 표현을 쓴 것도 주목된다. 서울여성영화제 이사회 측은 "임기만료에 따른 연임 불가일 뿐 해임은 아니"라는 입장이나 영진위가 이를 해임으로 평가하면서 부담을 떠안게 됐다.
 
지난 15일에는 여성영화제 김선아 전 집행위원장을 비롯한 전 집행위원과 프로그래머들이 2차 입장문을 발표해 비상대책위 구성과 집행위원장 인선과 선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여성영화제 측은 지난달 22일 이사회를 열어 새로운 집행위원으로 <여성신문> 편집국장,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보좌관, 신씨네 총괄본부장을 거친 박광수씨를 선임한 상태다.
 
중소규모국제영화제도 지원 신설
 
 발전 가능성에 높은 평가를 받아 영진위 지원을 받게된 서울프라이드영화제

발전 가능성에 높은 평가를 받아 영진위 지원을 받게된 서울프라이드영화제 ⓒ 서울프라이드영화제

 
올해 새로 신설된 중소영화제 지원에서는 서울프라이드영화제와 서울초단편영화제, 울주산악영화제 등 7개 영화제가 선정됐다.
 
영진위 측은 '중소규모국제영화제'의 경우 심사 대상인 7개 영화제 중에 차별성과 발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인정되는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와 서울국제초단편영화제, 서울구로국제어린이영화제에 '육성'차원의 우선지원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는 8천만 원, 서울국제초단편영화제는 7천만 원을 받게 됐다. 서울구로어린이영화제는 5천만 원 지원이 결정됐고,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와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은 각각 4천만 원씩을 지원받는다.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과 서울국제음식영화제는 각각 2천만 원을 받게 됐다.
 
영진위는 "이들 영화제에 배정된 예산은 5억이었으나 지난 2년간의 사업실적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고 했고, 올해 처음 시도되는 부분이라 전액을 다 지원금으로 처리하지 않고 남는 부분은 '국제영화제 지원'과 '영화제 특성화 프로그램 지원' 부문에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국제영화제 영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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