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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를 대표하는 삼성이라는 기업이 암환자의 정보를 허위로 입력하는 사기행위를 저질렀습니다. 그런데 금융감독원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습니다. 재벌보험사 비호기관인 금감원을 해체해야 합니다."

23일 서울 영등포구 금감원 앞에서 보험사에대응하는암환우모임(아래 보암모)이 개최한 21차 규탄 집회에서 나온 말이다. 보암모는 삼성생명 등 재벌 보험회사들이 소비자에게 암입원 보험금을 주지 않기 위해 허위정보를 입력하는 등 사실상 불법을 저질렀음에도 금감원이 이를 방치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날 보암모는 삼성생명의 임직원이 암환자의 질병코드를 암을 뜻하는 C코드에서 일반질병을 의미하는 R코드로 바꿔 한국신용정보원에 허위로 보고한 것은 법 위반행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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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아 보암모 공동대표는 "이뿐만 아니라 보험사는 환자의 실제 입원일수가 7일임에도 불구하고 490일이라고 허위 보고했다"며 "이는 명백하게 신용정보법을 위반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도 회사는 이에 대해 실수라고 해명하고, 금감원은 이를 그대로 인용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를 실수로 내면 처벌을 받지 않는 것인가"라며 "실수로 사람을 해치면 처벌을 받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보험정보는 모든 통계에 적용되는데 보험사가 입원일수를 490일로 조작한 것은 엄청난 사기"라며 "이는 실수가 아니고 고의적인 보험사기"라고 그는 목소리 높였다. 

암 직접치료? 금감원 태도가 달라졌다   
 23일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이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앞에서 21차 규탄집회를 열고 있는 모습.
 23일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이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앞에서 21차 규탄집회를 열고 있는 모습.
ⓒ 조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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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체는 또 현재 암보험금을 두고, 보험사들과 분쟁 중인 암환자들이 보험약관에 따라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금감원이 알면서도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2005년 금감원은 약관상의 '암 직접치료'가 무엇인지 묻는 민원인의 질문에 '암을 치료함에 있어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의료행위이고, 말기암 등 암의 진전·전이형태와 무관하다'고 답했다는 것. 또 금감원에서 '암에 대한 직접적인 치료의 형태는 방사선 요법, 항암제 투여 등에 제한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는 것이 보암모 쪽 설명이다.

김 공동대표는 "그런데 금감원은 지난해 (암보험 관련) 분쟁조정 때 어떻게 했나"라며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암환자 대상을) 말기암 환자 등으로 축소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보험약관에도 없는 내용"이라며 "금감원이 보험금 지급 대상을 제한하는 등 스스로 위법 행위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과거에 금감원이) 이렇게 답변해놓고 10년 넘게 이를 은폐했다"며 "금감원은 약관에도 없는 내용으로 지금까지 분쟁을 조정해왔다"고 개탄했다. 보암모 회원 대다수가 15~20년 전 암보험상품에 가입했기 때문에 2005년 금감원의 보험약관 관련 답변은 지금도 유효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보험가입 때 소비자가 받은 약관이 현재의 보험금 지급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보암모는 보험사가 환자를 진찰하지 않은 의사의 진단서를 받아, 이를 근거로 암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의료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의료법과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환자를 직접 진찰한 의사만이 진단서 등을 작성·교부할 수 있고 이를 위반하면 처벌 받게 되는데, 보험사들이 이를 무시한 채 의료자문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 

보암모는 이 같은 문제들에 대해 윤석헌 금감원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면담을 요청했지만 거부 당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공동대표는 "지난 16일 금감원장과 부원장보 앞으로 면담요청서를 보냈다"며 "시간이 흘러도 연락이 없었는데 22일 오후 쯤에야 금감원 분쟁조정국에서 전화가 왔다"고 말했다. 그는 "보암모 차원에서 면담을 요청한 것인데, 개인 차원으로 연락이 온 것"이라고 분개했다. 

이어 그는 "금감원 내규에는 50인 이상 단체의 민원에 대해선 금감원장이 민원을 먼저 확인하고 신속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돼있다"며 "하지만 금감원장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박삼재 보암모 공동대표도 "금감원이 암환자의 억울함을 해결해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보험사를 비호하고 있다"며 "(암환자들이) 금감원장을 만나야 한다, 원장에게 억울함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회가 마무리된 뒤 암환자들은 "암입원보험금 차별지급 보험사, 금감원은 영업정지 명령하라", "암환자는 살고 싶다, 보험사는 약관대로 지급하라" 등을 외치며 여의도 일대를 행진했다.

 
 23일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이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앞에서 21차 규탄집회를 열고 있는 모습.
 23일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이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앞에서 21차 규탄집회를 열고 있는 모습.
ⓒ 조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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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경제부 기자입니다. sh7847@ohm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