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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이 지났습니다. 더 늦기 전에 그날 그 아침으로 돌아가, 이 이상한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고자 합니다.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새롭게 정리하여 의혹을 확정하려 합니다. 그리고 이를 근거로 서둘러 끝낸 세월호사건의 재수사를 요구하고자 합니다. <오마이뉴스>는 4.16시민연구소가 정리한 의혹을 연속 게재합니다.[편집자말]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 탑승객 구조 작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17일 오전 인천시 중구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 있는 세월호의 선사 '청해진해운' 사무실 문이 굳게 닫혀 있다. 2014.4.17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 탑승객 구조 작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17일 오전 인천시 중구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 있는 세월호의 선사 "청해진해운" 사무실 문이 굳게 닫혀 있다. 2014.4.17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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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와 국정원은 어떤 관계일까요? 많은 국민들이 세월호는 사고시 국정원에 보고하는 선박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습니다. 또 세월호 노트북에서 나온 '국정원 지적사항'이라는 한글파일에는 재떨이 위치, 직원 휴가계획서 등도 기재되어 있어 국정원이 세월호의 실소유주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세월호와 국정원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는 무성하지만 참사 이후의 조사나 수사를 통해서 제대로 밝혀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보니 어떤 사람들은 국정원 이야기를 '음모론'으로 일축하고, 어떤 사람들은 여전히 의심을 거두지 못하는 형국입니다. 

이번 회에서는 세월호 및 청해진해운과 국정원 사이의 관계를 드러내 주는 자료를 시간 순으로 단순히 열거해 보려고 합니다. 이 자료를 다 읽고 나서 세월호와 국정원 사이의 관계를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판단은 독자의 몫입니다.

[2011년 1월 28일] 국정원과 점심식사
 
최초로 국정원이라는 글자가 등장하는 자료. 청해진해운의 <주간업무계획 및 실적> 파일에서 2011년 1월 28일 국정원과 점심식사 미팅을 한 기록이 발견됐다.
 최초로 국정원이라는 글자가 등장하는 자료. 청해진해운의 <주간업무계획 및 실적> 파일에서 2011년 1월 28일 국정원과 점심식사 미팅을 한 기록이 발견됐다.
ⓒ 4.16 시민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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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저희 연구소가 소장한 자료들 중에서 최초로 국정원이라는 글자가 등장하는 자료입니다. 청해진해운의 <주간업무계획 및 실적> 파일에서 2011년 1월 28일 국정원과 점심식사 미팅을 한 기록이 발견됩니다. 2월 왕복이용 협의 등을 하였다고 합니다.

청해진해운은 국정원과 점심식사를 하는 회사이고, 국정원과 점심식사를 하면서 2월 왕복이용을 협의하는 회사이며, 국정원과 점심식사를 하는 것을 주간업무실적에 기록하는 회사인 것입니다.   

[2011년 9월 9일] 백령노선 관계자미팅(국정원)
 
2011년 9월 9일 청해진해운의 <업무일지> 파일에서는 국정원과 백령노선 관계자미팅을 하였다.
 2011년 9월 9일 청해진해운의 <업무일지> 파일에서는 국정원과 백령노선 관계자미팅을 하였다.
ⓒ 4.16 시민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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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9일 청해진해운의 <업무일지> 파일에서는 국정원과 백령노선 관계자미팅을 하였다고 합니다. 청해진해운은 인천과 제주도를 오가는 오하마나호, 세월호 외에도 인천과 백령도 사이를 오가는 데모크라시 5호(396t)라는 선박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이와 관련하여 관계자들이 미팅을 한 것 같습니다.

백령도는 서해5도에 속하는 섬으로 대한민국 최서단에 위치하고 있어 안보 가치가 높은 섬입니다. 그래서 국정원이 백령도와 관련해서 개입하는 것을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로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이 있습니다.

청해진해운은 백령노선과 관련하여 국정원과 미팅을 하는 회사이고, 이를 업무일지에 기입하는 회사입니다.    

[2012년 1월 초] 대형선 관련 국정원 면담
 
2012년 1월 초에 있었던 대형선 관련 국정원 면담은 청해진해운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대형선인 오하마나호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2012년 1월 초에 있었던 대형선 관련 국정원 면담은 청해진해운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대형선인 오하마나호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 4.16 시민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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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9일 기준으로 작성된 주간업무 보고에서 지난주에 진행된 사항으로 표기하고 있으니 1월 초에 청해진해운은 대형선 관련해서 국정원과 면담을 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세월호는 2012년 10월경 일본 여객선 나미노우에호를 수입하여 증개축 과정을 거쳐 2013년 3월 15일에 취항하였습니다. 그래서 2012년 1월 초에 있었던 대형선 관련 국정원 면담은 청해진해운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대형선인 오하마나호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본의 나미노우에에 대한 매매계약이 체결된 것은 2011년 3월경이기 때문에 2012년 초에 있었던 대형선 관련 국정원 면담은 세월호와 관련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국정원은 매매계약만 체결되었고 아직 수입되지 않은 단계의 선박에 대해 청해진해운과 면담을 한 것입니다.

[2012년 1월 18일] 국정원특별점검 접대
 
청해진해운은 국정원에게 매점에서 음료수 7개, 7천 원치 접대를 했다.
 청해진해운은 국정원에게 매점에서 음료수 7개, 7천 원치 접대를 했다.
ⓒ 4.16 시민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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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18일에 국정원 특별점검이 있었고 매점에서 음료수 7개, 7천 원치 접대를 했다고 합니다. 금액은 소박합니다만 청해진해운은 국정원이 특별점검을 실시하는 회사이고 청해진해운은 이러한 사실을 아무렇지도 않게 매점 접대비 현황에 기입하는 회사인 것입니다.

[2012년 1월 27일] 국정원 정기모임 참석
 
청해진해운이 국정원과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는 회사로 비친다.
 청해진해운이 국정원과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는 회사로 비친다.
ⓒ 4.16 시민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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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27일 업무일지에서는 "국정원 정기모임 참석"이라는 글씨가 보입니다. 청해진해운은 국정원과 '정기적으로' 모임을 하는 회사인 것입니다. 그 아래에 있는 "백령도 출장(대형선 관련 정보수집)"도 약간의 여운을 남기는 문장입니다.  

[2012년 2월 초] 대형선 관련 국정원 면담
 
1월 초에 이어 2월 초에도 대형선 관련 국정원 면담이 이뤄졌다.
 1월 초에 이어 2월 초에도 대형선 관련 국정원 면담이 이뤄졌다.
ⓒ 4.16 시민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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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2012년 1월 초에 있었던 "대형선 관련 국정원 면담"과 마찬가지로 2012년 2월 초에도 동일한 면담이 있었습니다. 이는 오하마나호 관련일 수도 있고 세월호 관련일 수도 있습니다.

[2012년 6월 초] 국정원과 할인요금 협의
 
"국정원 안보교육 행사관련 할인요금 협의"라는 문구가 주간업무 보고 문서에서 발견됐다.
 "국정원 안보교육 행사관련 할인요금 협의"라는 문구가 주간업무 보고 문서에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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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초에는 "국정원 안보교육 행사관련 할인요금 협의"라는 문구가 주간업무 보고 문서에서 발견됩니다. 아마도 국정원에서 청해진해운의 여객선 데모크라시 5호를 활용하여 안보교육 행사를 진행할 예정인데 이와 관련하여 요금을 할인하는 문제를 협의한 듯합니다. 

[2012년 8월] 안기부에 접대?
 
청해진해운의 전신인 세모그룹 때부터 국정원의 전신인 안기부와 교류했고 2012년 8월에는 '전직 안기부 직원들'을 접대했을 가능성이 있다.
 청해진해운의 전신인 세모그룹 때부터 국정원의 전신인 안기부와 교류했고 2012년 8월에는 "전직 안기부 직원들"을 접대했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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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의 호프 접대비 현황 파일에서는 느닷없이 '안기부'라는 글자가 등장합니다. 국정원의 전신인 안기부(국가안전기획부)가 국정원으로 이름을 바꾼 것은 1999년 1월 21일의 일이었고, 2010년대에는 '안기부'라는 단어를 잘 사용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위 문서를 작성한 직원은 2012년에 왜 '안기부'라는 글자를 입력한 것일까요? 물론 '국정원'이라는 단어를 써야 할 자리에 '안기부'라는 글자를 잘못 입력했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청해진해운의 전신인 세모그룹 때부터 국정원의 전신인 안기부와 교류하고 있었다면, 2012년 8월에 '전직 안기부 직원들'을 접대했을 가능성 역시 있습니다. 판단은 독자의 몫입니다.

[2013년 2월 13일] 국정원 승선요금 할인율 축소 확정
 
국정원이 민간기업의 요금 결정에 개입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는 국정원이 승선할 때의 요금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이 민간기업의 요금 결정에 개입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는 국정원이 승선할 때의 요금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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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13일에는 "국정원 백령도 승선요금 할인율 축소 확정"했다고 합니다. 할인율이 축소되었기 때문에 요금은 4만4000원에서 4만8500원으로 인상된 것입니다. 처음에는 얼핏 국정원이 민간기업의 요금 결정에 개입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지만, 다시 보면 국정원 직원이 승선할 때의 요금을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튼 스스로 할인율을 축소해 더 비싼 요금을 내고 청해진해운의 선박을 이용하는 국정원의 너그러운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입니다.

[2013년 2월 21일] "국정원 사무실에 다녀왔습니다"
 
2013년 2월 21일에는 조아무개 부장이 김아무개 부장과 함께 국정원 사무실에 다녀온 사실을 사장에게 보고하고 있다.
 2013년 2월 21일에는 조아무개 부장이 김아무개 부장과 함께 국정원 사무실에 다녀온 사실을 사장에게 보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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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21일에는 조아무개 부장이 김아무개 부장과 함께 국정원 사무실에 다녀온 사실을 사장님께 보고를 하고 있습니다. 다음 달에 있을 보안측정과 관련하여 국정원으로부터 가~라 항목의 요구사항을 듣고 온 것 같습니다. 여러 선사에서 함께 사용하는 항만시설의 보안에 대해 국정원이 청해진해운에 일정한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 다소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만 판단은 독자의 몫입니다.

[2013년 3월 18~19일] 세월호 국정원 보안측정

2013년 3월 18일부터 20일 사이에는 세월호에 대한 보안측정이 있었습니다. 보안측정에는 국정원뿐만 아니라, 인천해경, 기무사 등도 참석하였습니다. 참고로 IPA는 인천항만공사(Incheon Port Authority)를 말하고,  IPPT는 인천항여객터미널(Incheon Port Passenger Terminal)을 말합니다.
2013년 3월 18일부터 20일 사이에는 세월호에 대한 보안측정이 있었다. 보안측정에는 국정원뿐만 아니라 인천해경, 기무사 등도 참석했다.
 2013년 3월 18일부터 20일 사이에는 세월호에 대한 보안측정이 있었다. 보안측정에는 국정원뿐만 아니라 인천해경, 기무사 등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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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시기에 국정원이 세월호에 대해 보안측정만 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위 문서는 청해진해운 제주지역본부장의 업무수첩 일부입니다. 2013년 3월 19일분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국정원 외 10명 세월타고 내려오다(점검차)", "관광 후 세월타고 가다!!"
 
2013년 3월 19일 청해진해운 제주지역본부장의 업무수첩에 "국정원 외 10명 세월타고 내려오다(점검차)" "관광 후 세월타고 가다"등이 적혀있다.
 2013년 3월 19일 청해진해운 제주지역본부장의 업무수첩에 "국정원 외 10명 세월타고 내려오다(점검차)" "관광 후 세월타고 가다"등이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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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8일부터 20일까지는 세월호에 대한 보안측정이 진행되고 있던 시기인데, 국정원 외 10명이 세월호 타고 제주도로 내려왔다가 관광 후 세월호 타고 다시 올라간 것 같습니다. 아무튼 보안측정이 그렇게 심각하고 진중하게 이루어지는 작업은 아닌가 봅니다.

[2014년 1월 초] 부두 경비 관련 회의
 
2014년 1월 초 카훼리 부두 경비 관련 회의
 2014년 1월 초 카훼리 부두 경비 관련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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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초 카훼리 부두 경비 관련 회의를 국정원과 한 것 같습니다. 앞서 조 부장, 김 부장이 국정원 사무실 다녀왔던 일의 연장선인 것 같습니다.

[2014년 1월 20일] 국정원 미팅
    
국정원과 미팅을 했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국정원과 미팅을 했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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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1월 20일에는 언제나 해 왔던 국정원과의 미팅이 있었습니다.

[2014년 2월 6일] 국정원과 해경에 접대
 
세월호 안에서 나온 세월호 선원수첩에 적혀 있는 문구
 세월호 안에서 나온 세월호 선원수첩에 적혀 있는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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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내용은 인양 이후 세월호 안에서 나온 세월호 선원수첩에 적혀 있는 문구입니다. 세월호 참사 두 달 전 "조 부장님+국정원+해경"에 과일 큰 것(大)을 접대한 것 같습니다. 여기서는 국정원과 해경이 함께 접대를 받았다는 것이 좀 새로운 부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2014년 3월 5일] 국정원(세기) 접대
 
세월호 참사 한달 전인 2014년 3월 5일, 청해진해운이 국정원에 접대를 한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참사 한달 전인 2014년 3월 5일, 청해진해운이 국정원에 접대를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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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5일이면 세월호 참사 약 한 달 전의 일입니다. 언제나처럼 청해진해운이 국정원에 접대를 한 것 같습니다만 묘한 글자가 하나 있습니다. 국정원이라는 글자 뒤에 괄호하고 '세기'라는 글자가 있습니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년 검찰은 새누리당 전신인 민자당(신한국당)이 1995년 지방선거와 1996년 총선에서 1000억원이 넘는 안기부 예산을 빼돌려 선거자금으로 썼다는 이른바 '안풍' 수사를 벌였다. 당시 검찰의 계좌추적 결과 안기부가 시중은행에 개설한 계좌명이 드러났는데, 이때 안기부의 위장 이름이 '세기문화사' '우주홍보사' '국제문화연구소' '동진문화원' '일신문예진흥원' '태양문화사'였다. 
- <시사인> 2013년 11월 12일, 국정원의 대외용 이름 '5163부대'
'세기'는 90년대에 안기부가 위장이름으로 사용하던 명칭 중 하나였던 것입니다. 청해진해운과 국정원의 관계는 훨씬 이전부터 맺어져 왔던 것일까요?

이상 2011년 초부터 2014년 3월까지 세월호 및 청해진해운과 국정원의 관계를 나타내는 자료들을 열거해 보았습니다. 세월호와 국정원의 관계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판단은 독자의 몫입니다.

덧붙이는 글 | 4.16시민연구소는 2015년부터 지금까지 세월호의 진실을 찾고자 꾸준히 공부해온 시민들의 모임입니다. 대학원생, 프로그래머, 주부, 교사, 물리학자, 변호사, 선체감독, 프리랜서, 로스쿨생 그리고 세월호 유가족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태그:#세월호, #국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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