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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도해상공원 중앙광장에서 바라다 본 남해안 섬들의 모습
 장사도해상공원 중앙광장에서 바라다 본 남해안 섬들의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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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도해상공원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남해안의 대표적 관광지이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이 더 아름답다고 소문난 장사도이다. 그리고 따뜻한 봄철이 다가오면 붉은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는 동백꽃을 보기 위해 관광객들로 항상 북적이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몇 해 전 SBS 드라마로 방영된 <별에서 온 그대> 촬영지로 소문나 요즘 부쩍 관광객들의 발길이 잦다. 섬 주위의 자연 경관이 아름답다 보니 영화 촬영을 하기 위해 여기저기서 많이 찾아오기도 한다.

장사도로 가는 배편은 거제도와 통영 등 몇 군데 유람선터미널에서 출발한다. 지난 14일에 방문한 우리는 통영유람선터미널에서 장사도해상공원으로 들어가는 뱃길을 택했다. 거제도 근포항에서 출발하면 10여 분 만에 장사도에 도착하지만, 굳이 통영유람선터미널을 택한 것은 남해안 특유한 멋진 경관과 주변 섬들을 구경하기 위해서이다.

여행을 할 때는 날씨가 맑고 청명하면 좋지만 우리가 가는 날에는 애꿏게 이슬비가 내리는 우중충한 날씨이다. 배편을 미리 예약을 하여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는 선택이다. 장사도로 들어가는 배편은 하루 두 번밖에 없다.

통영유람선터미널에서 출발하면 40여 분 만에 장사도해상공원에 도착한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입도 후 하루 종일 여기서 머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반드시 타고 온 배로 나가야 하며, 입도 체류시간은 2시간 30분이 주어진다.

한려수도 장사도해상공원 일주코스

선착장에 내리니 바로 앞에 장사도해상공원의 트레이드 마크인 "카멜리아" 표지판이 보인다. 카멜리아(camellia)는 우리말로 "동백나무"란 뜻이다. 장사도해상공원에는 수백 년 된 동백나무가 자생군락지를 이루고 있으며 장사도의 대표적인 수종이라 입구부터가 범상치가 않다.

장사도는 기후가 온화한 탓에 난대림이 무성하여 섬에는 동백나무, 후박나무, 구실잣밤나무가 많다. 그리고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팔색조와 풍란과 석락은 장사도의 자랑거리 중 하나이다. 특히 이른 봄 10만여 그루의 동백꽃이 필 때면 섬 전체가 불타는 듯한 장관을 연출하여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일부로 지정되었다.

1990년부터 사람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하여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무인도이다. 하지만 한때는 14채의 민가와 80여 명의 주민이 살았다고 하며 초등학교 분교와 교회까지 있었다. 지금은 그 흔적들만 남아 있는 상태다.

길이 1.9km, 폭 400m인 장사도는 긴 뱀이 엎드려 있는 형상이다. 그래서 길 장(長)에 뱀 사(蛇)를 사용하여 현재까지 부르고 있다. 또 섬의 형상이 누에를 닮아 "잠사(蠶絲)도" 혹은 "늬비섬" 이라 불린다. 늬비는 누에의 경상도 방언이다.

선착장에서 내려 출발선에 다다르면 장사도에서 자생하는 1000여 종의 다양한 식물들을 만난다. 털머위·미선나무·수국 등 한 번씩 보았거나, 사진으로 본 식물들을 만나며 탐방을 시작한다. 장사도는 관광객들의 탐방 편의를 위해 바닥에 화살표로 탐방 순서 표시를 해 놓았다.

희귀한 식물들을 바라보며 조금 올라가니 여기가 드라마 촬영지가 아니라 할까 봐, 대형 홍보판에 <별에서 온 그대> <함부로 애틋하게> 주인공들의 대표 이미지인 메인 포스터가 세워져 있다.
 
장사도앞 멀리 지평선에 보이는 "미인도"를 형상화 한 누워있는 여인 조각상 모습
 장사도앞 멀리 지평선에 보이는 "미인도"를 형상화 한 누워있는 여인 조각상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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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중앙광장에는 탁 트인 바다를 배경으로 "바다·섬·여인"이란 조각상이 누워 있다. 누워 있는 여인의 조각상은 멀리 보이는 섬 "미인도"를 형상화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관광객들이 많다 보니 촬영 순서를 기다려야 할 정도이다.

중앙광장을 지나면 조그마한 건물이 하나 보이는데 여기가 옛 죽도국민학교 장사도 분교이다. 지금은 폐교가 되었지만 운동장으로 사용했던 곳에 지금은 여러 수종의 분재들이 전시되어 탐방객들을 반기고 있다.

그리고 한편에는 학창시절 즐겨 하던 추억의 말뚝박기 놀이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여기서도 많은 사람들이 사진촬영에 여념이 없다. 또 <별에서 온 그대> 주인공들이 여기서 세수를 하고 해맑은 얼굴로 사진을 찍던 수돗가도 보인다.

장사도 분교를 나오면 붉은색으로 칠한 무지개다리를 만날 수 있다. 물론 여기도 드라마 및 영화 촬영의 필수 코스 중 하나이다. 무지개다리 주변으로 전망대가 연이어 3군데가 있는데 어디에서 보나 탁 트인 바다와 남해의 색다른 섬들의 모습이 장관이다.

달팽이, 승리, 다도전망대에서 보면 가까운 비진도와 오곡도 그리고 죽도 등의 모습이 훤히 보인다. 장사도에는 부엉이, 미인도 등 5개소의 나무테크로 만든 전망대가 있는데 어디에서 보나 청명한 날은 멀리 대마도의 모습까지 보인다고 한다.

무지개다리 주변으로는 멋지게 바다 물살을 가르는 여인들의 조각상 및 오줌 누는 소년상이 있는 인공폭포가 탐방객을 반긴다. 그리고 무지개다리 아래에는 2005년 첫 삽을 떠면서 2011년 개장까지의 장사도 공원개발과정을 기록한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인공폭포를 지나 온실로 들어서면 각종 희귀한 선인장 및 다육식물과 꽃들이 전시되어 있다. 탐방객들에게 장사도의 완연한 봄의 모습을 여기에서도 보여준다.

온실을 지나면 우리가 옛날 살았던 전형적인 섬아기집이 나오는데 옛 모습 그대로 재현하여 한 번쯤 둘러볼 만한 곳이다. 장사도 주민들이 살았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리모델링 해 놓았다.
  
"별에서 온 그대" 촬영지인 장사도해상공원 내에 있는 동백터널 모습
 "별에서 온 그대" 촬영지인 장사도해상공원 내에 있는 동백터널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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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아기집을 지나면 각종 미술품이 전시된 갤러리가 있는데 특이한 화법의 미술작품을 구경할 수 있어 좋았다. 갤러리와 미로정원을 지나면 동백터널길이 나온다. <별에서 온 그대> 방영 시 보았던 동백터널 중간에 한번 앉아 본다. 여기서 주인공인 송이와 민준이 주고받았던 대화 내용을 떠올린다.

민준 : 제대로 왔네. 이렇게 멀리까진 처음이어서...
송이 : 여기... 어딘데?
민준 :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고 싶다며.
송이 : 어?


동백꽃은 11월부터 4월 초순까지 피며 1-2월에 절정을 이룬다고 한다. 우리 일행들이 갔을 때는 동백꽃은 거의 다 떨어지고 한두 송이만 남아 있었다. 그런데 여기 동백터널에는 동백꽃을 보지 못하는 탐방객들을 위해 터널에 조명과 동백꽃 조화를 만들어 실제처럼 꾸며 놓았다.

장사도는 동백꽃이 절정인 때도 좋지만, 눈이 내리는 겨울에도 여행하기 좋은 명소로 소문나 있다. 그만큼 주변 자연 경관과 탁 트인 바다가 아름답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사계절 내내 장사도를 찾아온다고 한다.

동백터널을 빠져나오면 야외공연장이 나오는데 남해 바다를 배경으로 12머리상 작품들이 시선을 집중시킨다. 마치 큰 머리 군상들이 야외공연장 맨 위에서 남해바다를 바라보며 여기 아름다운 장사도를 지키고 있는 듯 말이다.

그리고 야외공연장의 12머리상을 지나면 오른쪽으로 청마 유치환 선생의 "행복'이란 시비가 보인다. 여기에서 조금 더 뒤쪽으로 가면 예쁜 정원이 눈앞에 펼쳐지는데 여기가 장사도 해상공원의 숨은 장소인 메일로드이다.

메일로드에는 각종 식물들과 오솔길 사이로 스톤 테이블과 의자가 구비되어 있다. 여기서 지인들이나 그리운 사람들에게 장사도의 아름다움을 직접 편지나 엽서를 써서 우체통에 넣을 수 있도록 해 두었다. 장사도 해상공원에서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추억의 장소인 것 같다.

여기에서 조금 더 걸으면 맨발 정원과 교회가 보이고 선착장으로 가는 길이 보이는데 바로 내려가지 말아야 한다. 반대편에 장사도 연리지를 구경하고 가야 한다. 동백나무와 생달나무 뿌리가 얽혀서 한 나무처럼 자라는 연리지가 야외갤러리에 사이좋게 서 있기 때문이다.

연리지가 <별에서 온 그대> 드라마 촬영을 했던 장소라 그런지, 요즘은 연리지 앞에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포로포즈 하는 장소로도 소문나 있다.

연리지 구경을 마치고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바로 옆에 커피 한잔하며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분위기 있는 카페도 있다. 장사도는 2시간이면 모두 구경할 수 있다. 짧은 시간 같아도 구경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섬을 한 바퀴 돌고 나오면 입도할 때와 다른 출구 선착장이 보인다. 여기에서 처음에 승선한 배를 그대로 타고 나오면 된다.

장사도는 음주 가무가 금지되고 음식물 반입이 절대 금지된다. 입도할 때는 승선한 배 안에 소지한 가방을 모두 내려놓고, 음료수 한 병 넣을 수 있는 소형 가방만 들고 내려야 한다. 이유는 워낙 많은 탐방객들이 찾다 보니 천혜의 섬 장사도를 깨끗하게 보존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태그:#장사도해상공원, #장사도 동백터널길, #장사도연리지, #누워있는 여인 조각상, #"별에서 온 그대"촬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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