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빅리그 복귀전에서 삼진쇼를 펼치고도 시즌 첫 패를 당했다.
LA 다저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이 21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밀러 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5.2이닝 6피안타(2피홈런) 1볼넷 9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 최다 탈삼진을 기록하며 호투했지만 작년 내셔널리그 MVP 수상자 크리스티안 옐리치에게 연타석 홈런을 허용하며 시즌 첫 패를 기록했다(2승 1패 평균자책점 3.10)
한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강정호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4회 선두타자로 나와 데릭 홀랜드에게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경기는 피츠버그의 강우 콜드게임 승리로 끝났고 강정호의 시즌 성적은 타율 .154 3홈런7타점으로 상승했다. 템피베이 레이스의 최지만은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 4회 좌중간 3루타를 때리고 득점까지 추가했지만 종아리 통증으로 6회 수비에서 교체됐다(타율 .286).
지난해 내셔널리그 MVP 옐리치에게 맞은 통한의 솔로홈런
올 시즌 초반 다저스의 도깨비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시즌 개막 후 10경기에서 8승 2패로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다저스는 류현진이 부상 당한 9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을 시작으로 6연패의 늪에 빠졌다. 하지만 팀 분위기를 빠르게 끌어올린 다저스는 다시 6연승의 상승세를 타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자리를 탈환했다. 류현진이 부상으로 빠진 기간 동안 지옥과 천국을 한 차례씩 오간 셈이다.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빅리그 데뷔 100번째 등판을 일찍 마친 류현진은 밀워키를 상대로 빅리그 데뷔 100번째 선발 등판 경기를 치렀다. 다저스는 7연승에 도전하는 21일 밀워키전에서 맥스 먼시와 키케 에르난데스를 제외한 주전 대부분이 선발 출전했다. 다만 러셀 마틴의 부상으로 베터리 호흡은 빅리그 경험이 19경기에 불과한 로키 게일과 맞췄다. 밀워키는 좌투수에게 약한 야스마니 그랜달과 트래비스 쇼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다저스는 1회 공격에서 선두타자 작 피더슨이 안타로 출루했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선취점을 뽑지 못했다. 사타구니 부상 이후 12일 만에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로렌조 케인과 옐리치, 라이언 브론으로 이어지는 밀워키의 상위타선을 상대로 삼진 하나를 곁들이며 삼자범퇴로 막았다. 변화구 위주의 투구를 하며 구속은 썩 높게 나오지 않았지만 부상 전과 다름 없는 안정된 투구를 선보였다.
2회 투구에서 선두타자 헤수스 아귈라를 공 하나로 땅볼 처리한 류현진은 1사 후 마이크 무스타커스에게 첫 안타를 허용했다. 배트 중심에 맞지 않은 타구였지만 중견수 A.J. 폴락 앞에 절묘하게 떨어지며 행운의 안타로 연결됐다. 헤르난 페레즈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은 류현진은 매니 피냐에게 다시 안타를 맞았지만 2사 1, 2루에서 올랜도 아르시아를 2루수 앞 직선타로 처리하며 첫 실점 위기를 넘겼다.
3회 투수 체이스 앤더슨을 삼진으로 잡아낸 류현진은 타순이 한 바퀴 돈 이후부터 시속 145km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류현진은 2회까지 시속 145km를 상회하는 속구가 2개 밖에 없었다). 류현진은 케인에게 두 타석 연속 삼진을 잡아냈지만 2사 후 옐리치를 상대로 체인지업을 던지다가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고 후속타자 브론을 3구 삼진으로 처리했다.
옐리치 넘지 못했지만 건강 회복 확인한 인상적인 투구
3회 불의의 한 방을 맞았고 초반 타선 지원도 부족했지만 류현진은 마운드 위에서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류현진은 4회 공 11개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며 안정감을 되찾았다. 5회 초 공격에서 타석에 섰다가 곧바로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선두 타자 피냐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아르시아와 대타 벤 가멜, 케인을 3연속 삼진으로 처리하며 최대 위기를 넘겼다. 류현진은 5회까지 탈삼진 8개를 기록하며 위력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하지만 류현진은 6회 선두 타자 옐리치를 맞아 초구로 커브를 던지다가 우측담장을 넘어가는 연타석 홈런을 허용했다. 류현진은 피홈런 후 아귈라에게 볼넷, 페레즈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2사 1, 2루에서 이닝을 끝내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루상에 류현진의 책임 주자 2명이 있었지만 류현진을 구원한 딜런 플로로가 피냐를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면서 류현진의 실점이 더 늘어나진 않았다.
다저스는 시즌 첫 선발 등판에 나선 앤더슨을 비롯해 좌완 알렉스 크라우디오, 주니오르 게라,맷 앨버스로 이어진 밀워키 마운드를 좀처럼 공략하지 못했다. 다저스는 7회말 2사2루에서 연타석 홈런을 친 옐리치를 고의사구로 내보냈지만 케일럽 퍼거슨이 브론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하며 경기 흐름을 밀워키에게 완전히 빼앗겼다. 결국 다저스는 류현진 복귀전에서 밀워키에게 0-5로 패하며 연승 행진이 '6'에서 마감됐다.
선발 투수로서 6이닝을 책임지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온 것은 분명 만족하기 힘든 결과였다. 특히 빅리그 통산 100번째 선발등판 경기임을 고려하면 더욱 큰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부상으로 열흘 넘게 팀을 이탈했다가 복귀한 첫 경기에서 5.2이닝 동안 삼진 9개를 잡아내는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옐리치에게 연타석 홈런을 허용한 것에 '옥에 티'였지만 옐리치는 최근 5경기에서 무려 6개의 홈런을 때려낸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다.
무엇보다 부상 복귀 후 첫 등판 경기에서 90개 이상의 공을 던지며 건강 회복을 확인한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 부담스러운 상대와의 원정 경기였음에도 솔로 홈런 2방을 제외하면 단 하나의 적시타도 허용하지 않았다는 점 역시 매우 고무적이다. 류현진이 정상적으로 로테이션에 합류한다면 오는 27일 피츠버그와의 홈경기 등판이 유력하다. '코리안 몬스터'와 '킹캉'의 코리안 빅리거 맞대결이 기대되는 경기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