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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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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항구, 한라산이 보이는 풍광 좋은 제주시 사라봉 공원을 향해 언덕을 오르다 보면 하얀 등대가 마치 여행자를 안내하듯 나타난다. 제주도 최초의 유인 등대인 산지등대(제주시 건입동)로 1916년 10월 처음 불을 밝힌 오래된 등대다. 주변 경치를 바라보며 등대 아래 서있다 보면 제주항에서 들려오는 저음의 뱃고동이 북소리처럼 들려온다.

산지등대는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 일반 시민들에게 개방을 해서 좋다. 등대 옥상에 올라 제주항과 청잣빛 바다를 바라보다보면 마치 옛 문학작품이나 노랫말에 나오는 등대지기가 된 듯 아련한 기분이 든다. 밤이 오면 추자도, 청산도, 보길도, 거문도까지 불을 밝히며 항해나 바다의 수로 안내를 돕는단다. '당신은 내 삶의 등대' 같은 표현이 나올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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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오래된 옛 등대 옆에 현대식 등대와 등대지기 서너 명이 묵는 관사가 있다. 하얀 등대와 같은 색의 아담한 관사가 왠지 낭만적으로 보였다. 내 기분을 알았는지 나이 지긋한 등대지기 아저씨는, '육지 사람들은 한번 와보고 나서 이런 데서 근무하니 좋겠다고 말하는데 여기에 일주일만 있어보면 그런 말 안 나온다'라며 웃음을 지었다.

더불어 이제 등대지기란 말은 쓰지 않는단다. 공식명칭은 '항로표지관리원'으로 무선설비와 항로표지 기사 자격증 등을 딴 후, 국가고시를 봐야 하는 전문직이다. 등대는 밤에도 불을 켜놓고 산등성이 위에 홀로 서 있어선지 낭만적이면서도 외로운 존재다. 하지만 산지등대는 사라봉이 품고 있어서 그런지 덜 외로워 보였고 오히려 푸근했다.


태그:#모이, #제주여행, #산지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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