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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세 노인이 운전하던 차량 폭주, 8명의 사상자 발생

일본 도쿄 이케부쿠로에서 노인 운전 사고로 일어난 비극... 초고령화 사회가 낳은 부작용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87세 노인이 일으킨 인명사고를 보도하는 아사히 신문 인터넷판 ⓒ 아사히신문
  
일본에서 87세 노인이 운전하는 승용차가 정지신호를 무시하고 돌진, 신호를 받아 정차해있던 차량과 인도를 건너던 다수의 보행자를 들이받는 사고가 일어났다고 복수의 일본 소식통이 보도했다. 이 사고로 인하여, 서른 한살 어머니와 세 살 난 딸이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19일 오후 12시 15분경, 도쿄 이케부쿠로에서 이이즈카 고죠(87세) 씨가 운전하던 승용차가 일으킨 사고였다. 이 사고를 일으킨 뒤, 사건 경위를 묻는 경찰에게 이이즈카 씨는 "액셀이 (눌린 채로) 돌아오지 않았다" 고 말했다고 <아사히 신문>은 전했다.

<아사히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사고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는 승용차를 운전한 이이즈카 씨 부부를 포함해 총 8명으로, 사망한 모녀 이외의 피해자 가운데 최소 3명 이상이 골절 이상의 중상을 입었으나 생명에 지장은 없었다. 일본 경찰은 사고를 일으킨 이이즈카 씨를 과실 운전 치사상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이이즈카 씨에게 지병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운전면허는 2017년에 갱신한 상태였다고 <아사히 신문>은 보도했다.

 
도쿄 이케부쿠로에서 일어난 사고를 도식화한 아사히신문 인터넷판 ⓒ 아사히신문
 
승용차 블랙박스에는 이이즈카 씨가 운전한 승용차가 일으킨 사고의 전말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사고 직전, 이이즈카 씨의 승용차는 좌측 가드 파이프에 접촉하는 사고를 일으킨 직후, 오히려 속도를 높이며 약 70미터 전방의 교차점에 진입하여 자전거로 횡단보도를 건너던 70대 남성을 들이받았다. 그러고 나서도 속도를 줄이지 않은 승용차는 전방 교차로를 자전거로 건너던 모녀를 연달아 들이받은 뒤, 좌회전으로 들어오던 쓰레기 수거 차량에 또다시 충돌했다. 이 충격으로 쓰레기 수거 차량을 넘어뜨린 이이즈카 씨의 승용차는 신호를 기다리며 정차해있던 맞은편 트럭을 들이받고 나서야 가까스로 멈추는 광경이 블랙박스에 기록되어 있었다고 <아사히 신문>은 보도했다. 또한, 블랙박스에는 최초의 접촉사고를 일으킨 직후에, "위험해, 괜찮은거야?"라고 묻는 아내의 목소리와 "아... 어찌된거지?"라고 대답하는 노부부의 대화도 녹취되어있었다고 한다. 

또한, <아사히 신문>은 사고를 일으킨 노인과 같은 맨션에 거주하는 주민을 인터뷰했는데, 주민에 말에 따르면 최근 이이즈카 씨는 맨션 주차장에서 예전처럼 차를 제대로 주차시키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다리가 불편해져 지팡이를 짚고 외출하는 모습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이이즈카 씨는 은퇴하기 전에는 일본 공공기관에서 공업기술원장으로 재임하였고, 농기계를 생산하는 대형업체의 부사장도 역임하였다고 <아사히 신문>은 보도했다.

초고령사회, 도로를 위협하는 노인운전사고

일본에서 고령의 운전자가 인명사고를 일으킨 것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지난 2018년 1월에도 90대의 노인이 운전하는 차량이 횡단보도를 넘어 인도로 돌진하여 5명의 사상자를 일으켰다. 이미 고령 운전자가 관련된 사고는 일본의 도로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문제로 인식되어 왔다. 때문에 일본 정부는 1998년에 이미 고령 운전자 면허증 자진 반납제도를 도입해, 고령 운전자의 면허를 수거해 왔다. 하지만 75세 이상의 면허 소지자는 고령화 속도에 힘입어 500만명을 넘어섰다.  

남의 일도 아니다. 한국에서도 지난 2월 12일, 90대 노인이 운전하던 SUV 차량이 지나가던 30대 여성을 덮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고로 여성은 숨졌다. 사고를 일으킨 노인은 고령 운전자 적성검사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안전대책이 충분한 것인지 의문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일본 정부도 고령자에 대해 자동 브레이크 차량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등 대책에 절치부심하고 있지만, 고령자 관련 교통사고는 최근 10년 동안 두 배로 늘어나 일본 정부 관계자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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