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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하고 인사보복을 가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안태근 전 검사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하고 인사보복을 가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안태근 전 검사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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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현 검사(수원지검 성남지청 부부장검사)에게 인사불이익을 준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2심에서 무죄를 호소하며 울먹였다. 안 전 국장 측 변호인은 전날 김경수 경남지사가 보석으로 석방된 것을 거론하며 그의 보석 허가를 요청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항소1부(부장판사 이성복)는 18일 오후 안 전 국장의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안 전 국장은 약 20분 동안 마이크 앞에 서서 1심에 불복해 항소한 이유를 직접 설명했다.

"귀한 시간 할애해 준 재판부에 깊이 감사드린다"라고 운을 뗀 안 전 국장은 "2015년 8월 서 검사의 여주지청에서 통영지청으로의 전보는 은밀하게 이뤄진 것이 아니다"라며 "1심이 위반했다고 한 '경력검사 배치원칙' 역시 모든 검찰 구성원이 다 알도록 공개돼 있고 지금도 이프로스(검찰 내부망)에 나와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원래 서 검사가 전주지검으로 배치된 인사안은) 2015년 8월 17일 인사위원회 무렵은 물론이고 다음 날 오후 2시까지 작성되지도 않았고 (제게) 보고되지도 않았다"라며 "제가 서 검사의 전주지검 배치안을 보고받고 (통영지청으로 보내도록) 지시하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물론 보고받지도 못했고 인사담당 검사가 (법무부 검찰)과장도 보고한 적이 없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보석 여부 두고 검찰-변호인 공방

안 전 국장은 변론 말미 '무죄 추정의 원칙'과 '가족'을 거론하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재판부를 향해 그는 "의심스러울 땐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이런 말들이 제겐 해당하지 않았다"라며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러면서 "유죄 입증의 책임이 검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무죄 입증 책임이 제게 있다는 절박한 마음"이라며 "(서 검사 인사와 관련해) 보고받은 적도 없고 지시한 적도 없다는 걸 보여드리겠다, 항소심 재판부에 부담을 줘 죄송하다"라고 덧붙였다.

또 "저와 제 가족의 삶을 송두리째 흔드는 것에 맞서서 저와 제 가족을 지켜야 한다"라며 "무조건 제 주장을 믿어달라고 말씀드리지 않겠다, 환경과 선입견을 걷어내시고 의문이 생기면 하명하셔서 진실을 밝혀주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안 전 국장 측 변호인은 이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검찰인사에 대해 잘 모를 뿐만 아니라 수사보고서의 증거 채택과 관련해서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검찰은 "(서 검사가 문제를 제기한) 지난해 1월 이전만 해도 검찰인사는 금단의 영역이었다"라며 "인사의 적정성에 대해 검사들이 함부로 이야기할 수 없었고 (인사과정과 관련해) 일부가 공개되기도 하지만 일부는 비공개가 원칙이었다, 검찰의 부끄러운 현실이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과연 검찰인사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보기 시작한 게 이번 수사의 과정이었다"라며 "압수수색을 통해 자료를 확보해 검사의 자의적 해석이 아닌 그 자료를 보며 의문을 제기했고 그 의문이 해소되지 않아 피고인(안 전 국장)은 기소가 된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검찰인사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수사했다는 건 그 동안 밀행이었던 검찰인사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봤다고 해석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 "(수사보고서는) 1심 과정에서 적법한 과정을 통해 증거로 채택됐고 피고인과 변호인도 동의했다"라며 "(수사보고서) 내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수 있겠지만 새삼스레 수사보고서의 법적 증거에 대해 의문을 갖는 건 맞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증거와 법리에 대한 정확한 판단으로 1심 판결이 내려졌다"라며 "항소심에서도 충분한 심리를 통해 적절히 판단해주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날 재판에선 앞서 안 전 국장이 신청한 보석 신청에 대한 심문도 진행됐다. 안 전 국장 측 변호인은 "이 사건은 기소되기 이전부터 대대적 언론보도와 수사로 인해 피고인과 가족들이 노출된 상황이, 도망이 불가능하다"라며 "평생 검찰의 일원으로 헌신한 피고인이 누구보다 이 사건 진실이 명백하게 밝혀지는 것을 원한다, 피해자에게 해를 가할 것으로 볼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안 전 국장에게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고,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방어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한 변호인은 "어제 김경수 경남지사의 보석이 허가된 사실이 있다, 이 역시 같은 취지"라며 "이런 사정을 참고해 피고인으로 하여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도록 해달라"라고 요구했다.

검찰 측은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1심에서 불구속 재판을 받았는데 징역 2년에 법정구속을 선고받았다"라며 "1심에서의 실형 선고를 통해 1차적으로 무죄 추정의 원칙이 깨졌고, 도주 및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라고 반론했다.

5월 2일 다음 재판... 성추행 관련 증인 출석 예정
 
'#미투 1년' 간담회 참석한 서지현 검사 서지현 검사가 29일 오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서지현 검사 #미투 1년 지금까지의 변화 그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 좌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미투 1년" 간담회 참석한 서지현 검사 서지현 검사가 지난 1월 29일 오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서지현 검사 #미투 1년 지금까지의 변화 그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 좌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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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3일 안 전 국장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1심(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상주 부장판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관련기사 : '서지현 미투' 안태근 전 검찰국장, 법정구속) 안 전 국장은 2010년 10월 서 검사를 장례식장에서 성추행하고, 서 검사가 이를 문제 삼으려 하자 2014년 4월 정기 사무감사, 2015년 8월 정기인사에서 불이익을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은 서 검사가 이프로스(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이 지난해 1월 29일 언론에 보도되면서 알려졌다. 서 검사는 같은 날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관련 사실을 폭로하기도 했다. 이 인터뷰는 '미투 운동'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지금도 기억되고 있다.

이 사건이 불거진 후 꾸려진 검찰 '성추행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은 이미 공소시효가 지난 성추행 혐의(강제추행)는 적용하지 못하고, 인사보복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만 적용해 기소했다. 결심 공판에선 징역 2년을 구형했는데, 재판부는 이를 그대로 받아들였을 뿐만 아니라 법정구속 조치까지 내렸다.

1심에서 안 전 국장은 서 검사를 알지 못하며 정당하고 통상적인 인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장례식장 참석자 진술 및 서 검사와 일하던 검사들의 말 등에 비춰보면 강제추행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라며 "검찰국장의 인사권한을 남용해 서 검사를 통영지청에 배치하는 인사안을 작성하게 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당시 서 검사는 수원지검 여주지청에서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인사발령이 났는데, 재판부는 경력검사가 소규모청에서 또 다른 소규모청으로 전보한 사례는 드물다고 판단했다.

안 전 국장의 다음 재판은 다음 달 2일 열릴 예정이다. 이날 안 전 국장 성추행 혐의와 관련된 증인 2명이 출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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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