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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오후 대전 둔산동 한 커피숍에서 열린 한국장학재단 대전콜센터 노동자들의 기자간담회. 이들은 한국장학재단이 전국 9곳의 권역별 콜센터를 오는 5월 3곳으로 통폐합할 계획이어서 '해고 위기'에 놓였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이들의 요구에 따라 모자이크 처리했으며, 가장 왼쪽은 김윤기 정의당대전시당위원장, 가장 오른쪽은 남가현 정의당 대전시당 정책위원장이다.
 18일 오후 대전 둔산동 한 커피숍에서 열린 한국장학재단 대전콜센터 노동자들의 기자간담회. 이들은 한국장학재단이 전국 9곳의 권역별 콜센터를 오는 5월 3곳으로 통폐합할 계획이어서 "해고 위기"에 놓였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이들의 요구에 따라 모자이크 처리했으며, 가장 왼쪽은 김윤기 정의당대전시당위원장, 가장 오른쪽은 남가현 정의당 대전시당 정책위원장이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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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학자금 대출이나 국가장학사업 등을 통합하여 운영하고 있는 한국장학재단(이사장 이정우)의 콜센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집단 해고 위기에 몰렸다. 재단이 전국 9개로 운영하던 권역별 센터를 3개로 통폐합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18일 오후 대전 서구 한 커피숍에서 한국장학재단 대전콜센터 노동자들이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들에 따르면, 한국장학재단은 2017년 3월 서울 1곳에서만 운영되던 콜센터를 서울중앙, 경기, 강원, 대구, 부산, 전북, 대전, 광주 등 전국 8곳의 콜센터를 추가해 권역별로 분산, 운영했다.

학생들과의 대면업무의 편의성과 지방균형발전 차원의 지역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 한다는 명분이었다. 이로 인해 대전 콜센터에서도 20명 가량이 새롭게 채용되어 일해 왔다.

이들은 도급계약을 맺은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들이다. 이들의 소속은 한국장학재단이 아닌, '유니에스' 소속으로, 이들은 4개월, 6개월 등의 기간으로 계약하거나 연장계약을 하며 일해 왔다.

연봉이 2천만 원이 채 되지 않는 최저임금 수준의 열악한 근로조건 속에서 학생들의 상담이 몰리는 11월~3월까지 성수기때는 점심시간도 줄이고, 야간근로까지 하면서 일해왔다는 것.

그런데 이들은 최근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됐다. 재단 홈페이지에 콜센터 도급계약공고가 게시된 것이다. 그 내용을 확인해 보니, 콜센터를 8곳에서 서울, 대구, 광주 등 3곳으로 통폐합해 운영하는 내용이었다. 즉, 대전을 비롯한 5곳을 폐소한다는 것.

"정규직화 바라지도 않는다, 일만 계속 하게 해달라"

사전에 전혀 이러한 사실을 몰랐던 이들은 '해고 위기감'에 빠졌다. 재단 측에서는 '해고'가 아니고 '계약만료'이고, 새로운 도급계약을 맺는 업체를 통해 고용승계가 이루어 지도록 노력하겠다고 하지만, 대전이 생활근거지인 이들이 대구나 광주센터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아무개씨는 "처음 이 콜센터를 선택한 것은 다른 콜센터보다 처우는 좋지 않아도 교육부 산하기관이기 때문에 믿음이 있었다. 적어도 고용안정성은 보장될 것으로 기대했다"며 "설마 2년 만에 센터가 없어질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처음 업무에 투입될 때 겨우 5일 교육 받고 일을 해야 해서 너무 힘들고 혼란스러웠다"며 "그래서 정말 직원 모두가 열심히 노력했다. 업무 매뉴얼책이 지금 다 새까맣다. 그 만큼 열심히 공부했고, 포스트잇이 각 책상마다 수십·수백장 씩 붙어있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도움을 준다는 자부심으로 모든 어려움을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하겠다고 하셨는데, 사실 우리는 정규직화를 바라는 것도 아니다. 월급을 올려달라는 것도 아니다. 그저 계속 여기에서 일하게 해 달라는 것"이라며 "어떻게 공공기관이 정부정책을 거꾸로 거슬러 갈 수 있느냐"고 분개했다.

이들의 주장대로 콜센터가 3곳으로 통폐합되면 대전, 강원, 전북, 부산, 경기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80여명의 직원들이 해고될 상황이다. 재단 측은 이들에게 도급회사에서 교통비를 지급하거나 거주지역 타 직장을 알선하는 대책을 마련하도록 요구하는 방안을 대책이라고 제시했지만 이는 '전혀 대책이 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약자를 위한 경제학' 쓴 이사장님, 제발 면담만이라도..."

이날 또 다른 상담원은 이정우(68) 이사장의 진짜 속내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경북대 명예교수로 노무현 대통령 정책특보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냈다. 그는 특히 <불평등 한국, 복지국가를 꿈꾸다>(2015), <약자를 위한 경제학>(2014), <불평등의 경제학>(2010) 등을 저술한 경제학자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에 목소리를 높여온 인물이다.

특히, 이 이사장은 지난 1월 14일 <영남일보>에 기고한 글에서 '국민은행 노조 파업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파업에 대한 국민의 시선은 고울 수가 없고, 당연히 콜센터에 항의 전화가 몰려들었다. 항의에 대해 사과한 것은 국민은행 노조원들이 아니고, 콜센터 직원들이었다. 국민은행 노조원들의 평균 연봉이 9천만 원인데, 외부 용역업체 소속 콜센터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2천만 원이 안 된다. 이런 부조리한 일이 어디 있나"라고 주장했다는 것.

이에 대해 한 콜센터 노동자는 "국민은행 콜센터 직원들에 대해서는 그렇게 애틋하면서 자기 기관 콜센터 직원들에게는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심지어 제발 이사장 면담이라도 하게 해달라고 해도 재단 측은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국장학재단은 현재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라는 정부정책에 따라 '정규직전환심의위원회'를 구성, 심사를 하고 있다. 정규직전환 대상자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2017년 7월부터 근무해 온 '상시근로자'가 그 대상이다.

그런데 대전센터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노동자가 그 대상에 포함된다. 즉, 센터가 지속된다면 정규직으로 전환될 대상임에도 센터의 폐소로 '해고'위기에 내 몰린 것이다.

이러한 부당함에 대해 이들이 재단에 항의했으나, 재단은 '계약만료'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고, 책임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한다. 관리감독기관이 교육부에 찾아갔지만 교육부도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재단 측에 ▲ 콜센터를 3곳으로 통폐합하는 이유를 정확히 밝힐 것 ▲ 통폐합 근거인 컨설팅 결과 공개 ▲ 통폐합 계획을 직원들에게 미리 통보하지 않은 이유를 밝힐 것 ▲ 이사장과의 면담 등을 요구하면서 타 지역 콜센터 직원들과의 연대를 통한 문제제기를 계속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날 이들과 함께 기자간담회에 나선 김윤기 정의당 대전시당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한다고 말하면서도 정규직 전환 대상자들을, 그것도 정규직이 아니라 비정규직으로라도 계속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하는 노동자들을 이렇게 말도 안 되게 '실직자'로 내몰고 있다"며 "심지어 공공기관이 자신들이 책임져야 할 부분을 대 놓고 도급사에 떠넘기겠다고 하는 '갑질'을 하고 있다. 참으로 기가막힌다. 노동자들과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통폐합은 철회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장학재단 "효율적 운영 위해 통합, 상담원 피해 최소화 노력"

이러한 주장에 대해 재단 측 관계자는 "기존의 권역별 콜센터 운영방식은 각 센터마다의 응대율, 응대품질이 제 각각이어서 서비스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어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학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통합운영을 결정하게 됐다"며 "이러한 계획은 지난 2월 확정됐고, 변함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담원들의 고용안정을 위해 재단은 신규도급계약 입찰 업체에 '고용안정화 방안'을 마련하도록 요구했고,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심사에 반영할 계획"이라며 "아직 입찰이 진행 중이어서 어떤 방식이 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상담원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최대한 지원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왜 미리 상담원들에게 통폐합을 통보하고 논의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재단은 도급업체에게 미리 이 상황을 이야기 했다"고 말하고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대상자들인데,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 분들이 정규직 전환 대상자에 해당하는 지 여부 등은 잘 모르겠다, 확인해 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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