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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15일 오후 8시 30분]

40일 만에 다시 만난 콜텍 해고 노동자와 회사측이 마라톤 협상을 벌였으나 끝내 교섭이 결렬됐다. 15일 노사는 오전 11시~오후 5시까지 약 7시간에 걸쳐 정회와 협상을 반복하며, 교섭을 이어갔다. 하지만 오후 7시 예정된 협상 테이블에 회사측이 나오지 않으면서 이날 9차 교섭은 마무리됐다. 

이날 교섭에는 노조측에선 이인근 콜텍 지회장과 이승렬 금속노조 부위원장 등 3명이 참석했으며, 사측에선 박영호 대표와 이희용 상무 등 3명이 나왔다. 

이승렬 민주노총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정리해고 사과, 정년이 되기 전 명예복직, 해고기간 보상 등 노조측이 요구한 세가지 중에서, 오늘은 복직 문제에 대해 중점적으로 교섭을 했다"라며 "하지만 회사 측이 노조의 요구사항에 대해 법률적인 판단 후 재협상 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라고 설명했다. 

노조측에 따르면, 10차 협상은 16일 오전 10시, 9차 교섭과 마찬가지로 한국도시가스 서울지역본부 회의실에서 열린다. 

이인근 지회장은 "노조는 어떻게든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으나 회사측은 그러지 않았다"라며 "교섭이 너무 어렵다. 1mm 정도 진전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1신: 15일 오후 8시 23분]
 
복직을 요구하며, 35일째(15일 기준)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임재춘 (57)콜텍 조합원
 복직을 요구하며, 35일째(15일 기준)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임재춘 (57)콜텍 조합원
ⓒ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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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일째(15일 기준) 곡기를 끊은 그는 눈을 못 떴다. 이름을 불러도 움직이지 않았다. 자리를 털고 일어나서도 제대로 앉지 못했다. 몸을 가누려고 두 팔을 움직이자 뼈만 남은 앙상한 손이 파르르 떨렸다. 부당한 해고에 맞서 거리에 나선 지 13년째, 임재춘(57) 콜텍 조합원은 이렇게 콜텍 본사 인근에서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었다.

15일 오전 11시 콜텍 노사가 서울 강서구에 있는 한국가스공사 서울지역본부에서 교섭을 재개했다. 8차 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교섭이 잠정 중단된 지 40여일 만이다(관련기사: 이번에는 끝나나...콜텍 노사 40일 만에 교섭 재개).

이날 오후 2시, 민주노총 금속노조 콜텍 지회 임재춘 조합원을 만났다. 서울 강서구에 있는 단식 농성장에서다. 현장에는 콜텍 해고 노동자들의 농성장만 있지 않았다. 이들의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동조 단식 텐트가 단식 농성장 주변에 네다섯개 늘어서 있었다. 인터뷰를 시작하자 임재춘 조합원이 힘겹게 입을 뗐다.

- 40여 일 만에 교섭이 재개됐다.
"오늘 합의가 이뤄지길 바란다. 10분이라도 빨리 (단식 농성을) 끝내고 싶다. 시간도 오래됐고 가족들도 걱정하고 있다. 합의만 된다면 지금이라도 (단식 농성을) 그만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13년째 (콜텍 해고노동자들이) 투쟁을 하고 있는데 박영호 사장이 교섭에 나온 것은 오늘(15일)까지 딱 두 번뿐이다. 우리(노조측)의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는다면 목숨을 걸고 단식 농성을 이어갈 것이다."

- 건강 상태는 어떤가?
"마지못해 버티고 있다. 무엇보다 어지러워 힘들다. 몸무게가 58kg에서 47kg으로 줄었다. 사람을 만나 이야기할 기운도 없어 지금은 면회를 안 하고 있다. 의사말로는 혈압이 많이 떨어지고 영양 상태도 좋지 않아서 빨리 단식을 중단해야 한다고 한다."

- 단식 농성이 길어지면서 가족들의 걱정도 클 것 같다.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아 얼마 전까지 (단식 농성을 하는지) 몰랐다. 최근에 알게됐는데 걱정을 많이 한다. 나이가 있다 보니 건강이 악화되는 걸 우려한다. (가족들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부당한 해고에 가만히 있으면 우리 사회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 콜텍 박영호 사장이 교섭에 나왔다.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이제 그만 노조가 제시한 세가지 요구사항(정리해고 사과, 정년이 되기 전 명예복직, 해고기간 보상)을 받아들였으면 한다. 콜텍의 명성은 박영호 사장 혼자서 만든 게 아니다. 수많은 노동자가 열심히 일해서 (지난 2007년) 국내 1위, 세계 3위 판매 기록을 달성한 것이다. 이 점을 꼭 기억했으면 한다."

-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는 건 아닌가?
"(2007년) 콜텍이 정리 해고할 당시 흑자를 내고 있었다. (2009년) 서울고등법원도 회사의 경영사정을 종합 검토해 볼 때 정리해고 당시 경영상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2014년) 양승태 대법원이 판결을 뒤집었다. '미래 대비 정리해고가 정당하다'라는 터무니없는 이유를 갖다 붙였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특별조사단의) 조사 결과 양승태 사법농단이 불러온 판결이었다. (2007년) 출근하기 위해 회사에 갔다가 안내문을 보고 해고된 걸 알았다. 이게 정당한 해고인가"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도 정부가 나서야 한다. 콜텍은 우리나라 공장을 폐쇄하고 인도네시아와 중국으로 옮겼다. 다시 우리나라에 공장을 세우게 한다면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 것이다. 기타를 만드는 모든 과정이 수작업이어서 상당히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타를 만드는 기술과 명성도 되찾을 수 있다. 이젠 단식 농성을 끝내고 공장으로 돌아가고 싶다. 하루라도 빨리 따뜻한 밥 한 끼를 가족들과 먹고 싶은 게 꿈이다."

태그:#콜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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