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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특별위원회’는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상' 강제 철거와 관련해 오거돈 부산시장의 면담을 요구하며 4월 15일 오전에 이어 오후에도 시청 로비에서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특별위원회’는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상" 강제 철거와 관련해 오거돈 부산시장의 면담을 요구하며 4월 15일 오전에 이어 오후에도 시청 로비에서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 부산민중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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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는 당사자도 아니고 권한도 없으며 기여한 바도 없다. 동구청과 합의까지 했는데 왜 부산시가 기습적으로 강제 철거를 했는지 모르겠다."

부산시의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상' 강제 철거에 대한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강제징용노동자상건립특별위원회(아래 건립특위) 김병준 집행위원장의 반응이다.  부산시는 지난 12일 오후 6시경 부산동구 정발 장군 동상 옆 인도에 있던 노동자상을 강제철거해, 남구 일제강제동원역사관으로 옮겨 놓았다.

부산시의 강제 철거에 대해 부산 사회진영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노동자상 위치를 두고 협상을 벌여온 주체가 부산시가 아닌 부산동구청이었을 뿐만 아니라 철거 단행 6시간 전에 공론화를 제안한 점 등에 비춰봤을 때 '납득불가'라는 것이다. 

강제징용 노동자상은 민주노총 부산본부를 비롯한 노동자·시민들이 성금을 모아 만들어졌다. 건립특위는 노동자상을 부산 동구에 있는 일본총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옆에 세울 계획이었다.

건립특위는 2018년 5월 1일 노동자상을 '평화의 소녀상' 옆에 세우기로 하고 옮기려고 했지만 경찰에 가로막혔다. 이후 부산 동구청이 노동자상을 가져갔다가 돌려주었고, 건립특위는 올해 3월 1일 다시 건립을 시도했지만 또 막혔다.

결국 건립특위는 노동자상을 정발 장군 동상 옆 인도에 세워놓고 이후 부산동구청과 협상을 벌여왔다. 그리고 지난 11일 정발 장군 동상 옆 쌈지공원에 노동자상을 세우기로 합의했다.

오거돈 시장 "충분한 소통이 없었던 것은 유감"
 
 오거돈 부산시장이 28일 오후 부산시청에서 부산롯데타워 건립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오거돈 부산시장.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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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갑작스레 부산시가 12일 낮에 건립특위에 '공론화'를 제안하는 공문을 보내왔다.

부산시는 "11일 귀 위원회와 동구청 간에 노동자상을 현재의 위치에서 이동하여 쌈지공원 지역 내에 설치하겠다는 합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확인되었다"며 "선의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조형물 설치 등에 관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양측의 합의는 불법으로 규정될 수 밖에 없고, 이에 따는 시는 적정한 행정적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 예상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산시는 "위원회의 선의의 취지가 가장 잘 달성될 수 있기 위해 노동자상의 위치에 대한 시민의 여론을 수렴하는 공론화 절차를 제안한다"며 "부산역 또는 일제강제동원역사관 등 제3의 장소 중 선택하는 것을 의제로 하고, 세부적 과정에 대해 논의하자"고 했다.

이후 6시간 후인 오후 6시경 부산시는 공무원을 동원해 행정대집행에 나서 노동자상을 강제 철거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15일 입장문을 내고 "부산시가 노동자상을 행정대집행한 것에 대해 건립특위와 관계자들께 유감을 뜻을 전한다"며 "역사적 아픔을 기억하고 진실을 규명하겠다는 위원회 활동을 단순히 법적·행정적 잣대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행정대집행 때 발생할지 모르는 충돌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기를 전격적으로 정할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충분한 소통이 없었던 것은 유감"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시민 의사를 확인하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노동자상 설치 위치를 정하는 방안을 다시 제안한다"면서 "5월 1일 노동절 이전까지 위치를 결정하도록 하고, 건립특위에서 공론화 기구 구성을 맡을 기관이나 단체를 지정하면 공론화 방식이나 내용은 모두 공론화 추진기구에 일임하겠다"고 설명했다.

건립특위 김병준 위원장 "시장 사과와 책임자 처벌"

건립특위는 이날 아침부터 오거돈 시장의 면담을 요구하며 오호 6시 현재도 부산시청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입장문을 발표한 오 시장은 건립특위의 면담요청에는 응하지 않고 있다. 

김병준 집행위원장은 "부산시가 공론화를 위한 대화를 하자고 해놓는 갑자기 노동자상을 강탈해 갔다"며 "즉시 반환을 요구하고, 시장의 사과와 함께 책임자 처벌을 요구한다"고 했다. 그는 "시장은 일방적으로 입장문을 발표할 게 아니라 면담을 통해서 표명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동구청과 노동자상 건립에 대해 합의를 했다. 1차 협상 때 부산시도 같이 있었지만, 지난 11일 합의 때 부산시는 불참했다"며 "그러다가 동구청과 합의가 있고 난 뒤에 부산시가 공론화를 제안하는 공문을 보냈고 기습 철거했다"고 밝혔다.

그는 "조형물 설치에 대해서는 동구청 권한이지 부산시가 관여할 바가 아니다"며 "부산시는 당사자도 아니다. 부산시는 가만히 있으면 될 것을 끼어 들어 비상식적으로 나왔다"고 했다.

오거돈 시장이 이날 입장문에서 "5월 1일 이전까지 공론화 제안"에 대해, 김 위원장은 "아무 필요 없는 말이다. 노동자상부터 돌려주어야 한다"며 "우리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시청 농성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 "지나치게 성급한 결정"

부산광역시의회도 부산시를 비판하고 나섰다. 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노동자상의 강제이동에 대해 "지나치게 성급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장은 "부산시의 무리한 행정대집행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노동자상의 원만한 건립을 위해 부산시와 동구청, 건립특위가 그동안 대화와 협의를 진행해 온 것은 지난 소녀상 건립과정에 비추어보면 사회적 진전을 이룬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 의장은 "하지만 협의과정에서 부산시가 보여준 소극적인 태도는 아쉽다"며 "세 주체간 협의가 진행 중이었던 만큼, 비록 결정이 조금 더디더라도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노력이 지속됐어야 한다"고 했다.

박인영 의장은 "노동자상의 원만한 건립을 위한 사회적 합의는 즉시 재개돼야 한다"며 "부산시의회는 부산시민들의 대의기관으로서 어떤 진통이 있더라도 성실하고 끈기 있게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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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