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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태죄 위헌여부 선고를 위해 11일 오후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유남석 소장과 재판관들이 입장하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유남석 소장과 재판관들이 입장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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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 헌법불합치가 나온 11일 헌법재판소는 교육과 관련한 결정도 했습니다. △ 자사고와 일반고의 '고입 동시 실시'는 합헌으로 △ '이중지원 금지'는 위헌으로 판단했습니다. 자사고 입시는 후기로 확정되었고, 자사고 지원 학생은 평준화 일반고 배정에 참여하는 길이 열렸습니다.

물론 현실의 변화는 없습니다. 지난해 가처분과 같은 까닭입니다. 교육당국은 고등학교 입시를 이미 바꿔놨습니다.

[관련기사] 자사고 지원 학생 '보험 혜택', 명백한 반칙

이중지원 금지는 고입의 대원칙

헌재는 '자사고와 일반고의 이중지원 금지'에 대해 "고등학교 진학 기회에 있어서의 평등의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자사고 지원했다고 일반고 기회가 없거나, 자사고 떨어지면 먼 거리 학교나 미달 학교에 가는 것 등이 문제라고 봤습니다. "이러한 불이익을 주는 것이 적절한 조치인지 의문"이라고 했습니다.

헌재 결정은 존중합니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습니다. 왜 불이익인지 갸우뚱합니다. 이중지원 금지는 고입의 대원칙이기 때문입니다.

고입은 전기와 후기로 나뉩니다. 전기에는 과학고, 예고, 체고, 마이스터고, 특성화고가 있습니다. 일반고, 자사고, 외고, 국제고는 후기입니다. 이중지원 금지란 1교만 지원하라는 것입니다. 전기는 1교 지원입니다. 전기 합격생은 후기 지원 못 합니다. 후기 내에서도 자사고 지원자는 외고 안됩니다.

일반고도 마찬가지입니다. 비평준화는 1교 지원입니다. 비평준화 지원한 학생은 평준화 지원 못합니다. 평준화도 1교입니다. 여러 학교 지원으로 여기곤 하는데, 배정 절차로 인한 착시입니다.

평준화는 우선 '평준화 후기고'나 '교육감 선발교' 등의 이름으로 뽑습니다. 한 묶음으로 지원하고 한 묶음으로 선발합니다. 서울은 내년 1월 9일, 경기도는 1월 8일에 합격자가 발표됩니다. 평준화 일반고에 뽑혔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선발한 다음, 배정에 들어갑니다. 1순위, 2순위 등 여러 학교를 써서 낸 것 중에서 추첨합니다. 서울은 내년 1월 29일, 경기도는 1월 30일에 나옵니다.

원서에 여러 학교를 쓰는데, 그건 편의를 고려한 것입니다. 제대로 한다면, 지원할 때 원서 내고, 배정할 때 서류 내야 합니다. 하지만 번거롭습니다. 학생과 학부모의 편의를 위해 한 번에 받는 것입니다.
고입 서울의 2020학년도 고입 일정. 이중지원 금지로 자사고 지원자는 외고에 응시할 수 없다. 하지만 헌재 결정으로 일반고 배정의 길이 열렸다.
▲ 고입 서울의 2020학년도 고입 일정. 이중지원 금지로 자사고 지원자는 외고에 응시할 수 없다. 하지만 헌재 결정으로 일반고 배정의 길이 열렸다.
ⓒ 송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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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지원 금지는 오래된 원칙으로, 고등학교 진학 기회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위한 것입니다. 전기 합격생이 후기에 지원하면 누군가는 기회를 빼앗깁니다. 비평준화 일반고에 지원해놓고 평준화에도 원서를 넣으면, 당사자는 보험이 생겼겠지만 다른 누군가는 피해를 입습니다.

자사고 지원하면 자동적으로 평준화 일반고 합격?

자사고 지원 학생은 외고 지원 불가입니다. 일반고도 그래야 합니다. 이중지원 금지에 따라 자사고 지원자는 일반고 지원 불가여야 합니다.

하지만 헌재 결정으로 일반고 배정에 참여하는 길이 열렸습니다. 보험이 생겼습니다. 평준화 지역의 학생이 자사고 지원하면, 자동적으로 '평준화 일반고 합격'이 되는 모양새입니다.

입시는 공정하고 평등해야 합니다. 그런데 자사고는 평준화 일반고라는 또 하나의 기회가 생겼습니다. 불평등합니다. 자사고와 외고는 이중지원 금지인데, 자사고와 일반고는 그렇지 않습니다. 앞뒤가 안 맞습니다.

비평준화 일반고는 떨어지면 추가 모집인데, 자사고는 떨어져도 평준화 일반고입니다. 공정하지 않습니다. 일반고만 지원한 학생은 배정 절차에서 1순위, 2순위, 3순위 해서 쭉 썼지만, 자사고 불합격생 때문에 원하지 않는 후순위 학교로 배정될 확률이 커졌습니다. 기회가 줄어듭니다.

이중지원 금지의 원칙에도 불구하고 자사고는 일반고라는 안전장치가 생겼습니다. 하지만 일반고는 보험이 아닙니다. 헌재 결정을 존중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송경원은 정의당 정책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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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교육기관에서 잠깐잠깐 일했고 지금은 정의당 정책위원회에 있다. 꼰대 되지 않으려 애쓴다는데, 글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