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최강 5선발'. 지난 시즌 문승원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수식어다. 2018시즌 문승원은 켈리, 김광현, 산체스, 박종훈에 이어 5선발 투수로 팀의 선발 로테이션을 책임졌다. 

한시즌 내내 자리를 비우지 않고 로테이션을 지킨 문승원은 31경기(27선발)에 등판해 150.2이닝동안 평균자책점 4.60을 기록하며 8승(9패)을 수확했다. 규정이닝을 소화한 국내 투수 중 그보다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선수는 이용찬, 양현종, 박종훈 단 3명뿐이었다.
 
 시즌 초반 놀라운 투구를 보여주고 있는 SK 문승원

시즌 초반 놀라운 투구를 보여주고 있는 SK 문승원 ⓒ SK 와이번스

 
팀 사정상 5번째 로테이션에 들어가 있고 다소 승운이 따르지 않아 저평가 되었을뿐 선발진이 약한 타구단을 기준으로 하면 국내 선발 에이스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만큼 준수한 성적이었다. 리그 최강 5선발인 문승원은 SK 선발진의 강력함을 상징하는 징표로 여겨졌다.

올시즌을 앞두고 문승원은 "더 이상 5선발이라 불리고 싶지 않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에이스 김광현이나 국가대표에 승선했던 박종훈처럼 한 경기를 온전히 책임지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현재 성적에 안주하지 않고 더 높은 곳을 조준한다는 의지였다.

시즌 초반이지만 문승원은 각오에 걸맞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2경기를 소화한 문승원은 14이닝 동안 단 1실점만 내주는 뛰어난 호투를 펼쳤다. 시즌 첫 등판에서 첫 타자 이형종을 상대로 피홈런을 허용한 것이 흠이었을 뿐 이후 단 한 명의 주자에게도 홈을 밟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2019시즌 ERA 순위(4/7일 규정이닝 기준, 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2019시즌 ERA 순위(4/7일 규정이닝 기준, 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물론 시즌 초반이고 단 2경기를 소화했기에 표본의 의미가 적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투구 내용을 꼼꼼히 살펴 보면 단순히 운이 따른 것이 아니라 지난해에 비해 개선된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원래도 구위가 좋았지만 이따금씩 허용하는 홈런포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던 문승원은 조금 더 예리해진 코너웍으로 피장타를 억제하고 있다. 구석구석 찌르는 제구력이 살아나자 볼넷은 줄어들고 삼진은 더 늘어나 시원시원한 투구 내용을 보인다. 

실제로 문승원의 경기 내용을 보면 빠른 투구템포로 상대 타자를 돌려세우며 수비 시간을 최대한 짧게 줄이는 것을 알 수 있다. 본인의 투구에 한층 더 자신감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5번째 로테이션에 나오는 문승원이 오히려 선발진을 이끌어 나가는 모습을 보이자 나머지 선발투수도 질세라 힘을 내고 있다. 0점대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면서 2위에 올라있는 문승원에 이어 산체스가 1.69를 기록하며 5위, 박종훈이 그 뒤를 이어 1.72를 기록하며 6위에 올라있다. 다익손과 김광현 역시 규정이닝을 소화하며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선발 로테이션이 원활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SK는 시즌 초반 다소 답답한 공격력을 보이면서도 단독 선두에 올라있다. 현재 SK는 주포 한동민이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지며 팀타율 최하위를 기록하는 등(팀타율 0.228) 공격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막강한 선발진의 힘을 바탕으로 시즌 초반 선두 자리에 등극한 셈이다.

주목할만한 점은 SK는 앞으로 더 힘을 낼 수 있는 저력을 가지고 있다는 부분이다. 앞서 언급했듯 지금 평균자책점 10위 안에 들어있는 문승원, 산체스, 박종훈 이외에도 김광현과 다익손의 활약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불안했던 외국인 투수 다익손은 최근 경기에서 7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한국 무대 적응에 대한 청신호를 밝혔다.

타선 역시 침묵이 길어질 것으론 보이진 않는다. 시즌 초반 부진에 시달리고 있지만 최정과 로맥의 주포들이 손맛을 보고 부상으로 빠져있는 한동민이 합류한다면 지난해 가을 야구를 지배했던 타선이 완전체로 가동될 수 있다. 현재 선발진에 타선까지 다시 힘을 찾는다면 SK의 선두 독주 체제가 만들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5선발이 아닌 에이스급 위력을 보이고 있는 SK 문승원

5선발이 아닌 에이스급 위력을 보이고 있는 SK 문승원 ⓒ SK 와이번스

 
보통 5선발이라고 하면 5이닝 정도만 책임져 달라는 최소한의 기대치를 갖는 게 일반적이다. 확실한 선발 투수가 부족한 대다수 팀들은 5선발 자리에 어느 한 명을 고정하기 보다는 컨디션에 따라 여러 투수를 돌려가며 점검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SK는 5번째 로테이션 자리에 에이스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문승원이 한 경기를 오롯이 책임지고 있다. 시즌 초반 리그 정상급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문승원이 향후 '5번째 에이스'로 도약해 SK의 선두 질주를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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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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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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