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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 만화경> 프로젝트는 오는 6월 8일부터 22일까지, 성수동 스페이스 오매에서 세상과 만날 것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도자 작가, 그래픽 작가 등 다양한 예술가들이 모여 평면적 회화였던 민화를 다양한 작업 방식으로 풀어보자는 취지로 기획됐습니다. 현재는 프로젝트 준비가 '현재진행형'이죠. 그 준비 중에는 홍보도 있습니다. 어떤 무엇이, 언제 어떻게 열리는지 알리는 과정을 계획하고 또 실행해야 하죠.

프로젝트의 전체 진행을 도모하고 있는 김이숙 디자인포럼 대표가 그래픽디자이너 채병록 작가를 지난 1일, 그의 작업실에서 만났습니다. 온라인상에서만 주로 홍보를 진행해온 '스페이스 오매'의 관습이 포스터 등 오프라인 중심의 작업을 주로 하는 채 작가와 만나 어떤 결과를 내올지 궁금했습니다.
 
김이숙 디자인포럼 대표(왼쪽)와 대화중인 채병록 작가.  <민화 만화경> 프로젝트 전시는 6월 경 이뤄진다. 그 이전에 ‘홍보’가 이뤄져야 한다.
▲ 김이숙 디자인포럼 대표(왼쪽)와 대화중인 채병록 작가.  <민화 만화경> 프로젝트 전시는 6월 경 이뤄진다. 그 이전에 ‘홍보’가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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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온라인에 남겨 왔다 vs. 손에 쥐는 맛을 드리고 싶다

채병록 역시 이번 <민화, 만화경> 프로젝트의 참여작가입니다. 다만 그가 주로 해온 일 중 하나가 '포스터'였기에, 이번 프로젝트의 '홍보포스터' 제작에 발을 담그게 된 것입니다.

채병록: 이번 전시는 민화 작가분들께서 주인공이신 거죠. 저 같은 사람은 장단을 맞추는 거고. 제 역할은 매체성을 갖고 돕고 참여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포스터, 리플릿, 초청장, 온라인상의 jpg, 그리고 현수막까지 할 일이 많죠. 각각의 크기는 어떻게 되고, 어떤 내용이 들어갈 것인지 결정이 되어야 전시 전에 준비가 되겠죠.

김이숙: 스페이스 오매의 홍보는 그동안 굉장이 온라인적이었어요. 포스터는 A3 크기 정도로만 만들어 왔고, 리플릿은 A4 용지 인쇄로 드렸어요. 초청장은 온라인으로, 그리고 현수막은 4미터×4미터로 만들어 벽에 걸어왔어요. 인스타에 맞게…. 저희도 정사각(square)이에요. 

채병록: 민화라는 게, (더구나 만화경 프로젝트) 굉장히 색이 중요한 거잖아요. 인쇄를 기반한 색과 모바일 등 환경에 맞는 색하고는 달리 만들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여쭈었어요. 개인적으론 엽서라도 하나 손에 드시면 좋겠다 싶기도 하고. 포스터같은 것은 남아서 그 공간과 작업들의 역사성을 보여줄 거거든요.

김이숙: 스페이스 오매 서수아 대표가 젊은 작가이기도 하잖아요. 그 부분까지 다 해왔죠. 젊은 분들과 훨씬 더 원활히 소통되는 매체가 온라인이에요. 인스타 같은 거… 온라인 세상에선 더 멀리 퍼지고, 어쩌면 아주 오래도록 남아있을 수 있겠죠.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모든 게 '~ing' 중이라, 계획은 변할 수도 있겠죠. 채병록 작가와 저도 잠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인터뷰 등이 있을 거라는 계획을 아예 듣지도 못한 터라고, 채 작가는 평상의 작업복 그대로 나왔습니다. 작업실 역시나 있는 평소대로 공개되는 거였죠. 채 작가가 말합니다.

"제가 하는 작업은 문제와 해결의 과정이죠. 디자인적으로 함께 풀어가는 가요. 시각적인 작업이 주인데, 도움이 필요하시면 전시 플랜도 함께 짜고, 상품도 만들고, 필요한 모든 걸 해요. 누구나 디자인을 하는 세상이어서 어떠한 차별성을 가져야하지? 하는 생각도 합니다."
 
숙명여대 입구 근처에 있는 채병록 작가의 작업실에서.  채 작가는 주로 타이포그래피 위주의 작업을 해왔다.
▲ 숙명여대 입구 근처에 있는 채병록 작가의 작업실에서.  채 작가는 주로 타이포그래피 위주의 작업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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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해결하는 작업으로서의 디자인

채 작가는 자신이 하는 일을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으로 정의했습니다. 디자인을 그렇게 접근하는 방식이, 마음에 맞았습니다. 최근에 저는 '서울숲의 쓰레기' 문제에 대해 서울숲 컨서번시 분들과 '반상회'를 진행했습니다. (관련기사 보기) 그 문제는 표면적으로 서울숲의 쓰레기, 주로 1회용품 쓰레기에 대한 것이었지만, 근본적으로는 우리 문명의 생활양식에 원인이 있었습니다. 디자인은 그 문제를 홍보하는 일에서부터, 쓰레기를 아예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일까지 걸쳐 있는 일이었죠. 어쨌든, 채 작가의 이력도 들었습니다.

"졸업 후 대형 유통회사 일을 했어요. 강남의 대형매장을 디스플레이하는 일 같은 거. 피쉬와 미트를 세련되고 신선하게 보이도록 하는 작업. 블랙마켓을 시도했죠. 그 이전엔 빨강, 초록이 대세였죠. 밖에서 작업하는 친구들에게 부러움과 질투가 있었어요. 디자인계 사람들도 98년 외환위기 이후에 많은 사람들이 외국으로 공부하러 떠났었어요. 그들이 돌아와 서구서 배운 '글로벌한' 것들을 펼치고 있는데, 제가 보기엔 좀 허한 느낌이었어요. 저도 조금 늦었지만 떠났죠."

그는 2009년 일본으로 갔습니다. 다마미술대로 가서 사토 고이치 선생에게 배웠죠. 스승과 일본의 전통 같은 것들도 그에게 스몄을 겁니다. 2014년여 쯤 그는 돌아옵니다. 한국은 그 동안에도 별로 변한 것은 없었습니다.

"제 작업 스타일은 원색과 형태를 중시하는 거였죠. 당시 디자인계는 서구화된 매체성이 대세였다고나 할까? 바우하우스 기반의 미니멀리즘이 대세였죠. 저는 다른 시도를 하고 싶었고, 캐주얼한 한국에서 찾았죠. 한국식이라는 게 왜 조선시대에서만 찾아지겠어요? 더 멀리 있는 것도 있고, 근대와 현대도 한국이잖아요. 한국적인 걸, 스스로 찾아보려고 노력했죠. 옥춘당이나 색동 시리즈, 문자도 같은 것들이 그런 시도인 거죠."

채 작가에게 의뢰하는 이들이 처음엔 드물었습니다. "이게 먹힐지 봐야겠다." 그는 직접 길거리 마켓에 나가 젊은이들과 만났죠. 그들이 작품을 사주었습니다. 해외의 공모전과 잡지 등에도 부지런히 작품을 보냈습니다. 수상이 이뤄지고, 호평이 이어졌죠. "왜 세상이 내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을까?"하고 물었던 그에게 선배 하나가 말했다죠. "너가 안 유명해서 그래!" 지금 채 작가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다양한 문화단체 및 기업 등과 협업해 오고 있습니다. 거기엔 그의 목소리와 색이 담겨있죠.

"한국성을 지닌 그래픽디자인을 개척해 오신 김상락, 백금남, 박금준 같은 작가님들께도 많은 영향을 받았어요. 하지만 새롭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해나가야죠. '와!' 해주는 것보다 '어라?' 하시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채 작가가 영월민화박물관에서 구입했다는 일본 코단샤(講談社)의 <李朝の民畵>를 보여주고 있 그는 “개성에는 사회성이라는 버팀목이, 유행에는 전통이, 표현에는 형태가, 디자이너에게는 클라이언트라는 1층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의 작업 역시 민화의 전통에 발 딛고 있다.
▲ 채 작가가 영월민화박물관에서 구입했다는 일본 코단샤(講談社)의 <李朝の民畵>를 보여주고 있 그는 “개성에는 사회성이라는 버팀목이, 유행에는 전통이, 표현에는 형태가, 디자이너에게는 클라이언트라는 1층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의 작업 역시 민화의 전통에 발 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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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읽고 글 쓰고, 그림 그리고 사진 찍고, 흙길을 걷는다. 글자 없는 책을 읽고, 모양 없는 형상을 보는 꿈을 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