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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 대접견실에서 열린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 서명식에서 서명을 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 대접견실에서 열린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 서명식에서 서명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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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지난 5일 10차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아래 10차 협정)을 비준동의하였다. 10차 협정은 역대 최악의 굴욕적인 협정으로 평가되기에 비준동의안 부결을 바랐지만, 기대는 물거품이 되었다. 10차 협정은 주한미군의 목욕이나 세탁, 화장실 청소, 폐기물 처리 비용까지 우리 국민이 부담하게 하고 있다. 10차 협정 국회 통과로 이제 우리 국민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미군의 목욕‧세탁‧위생‧폐기물 처리비용을 대는 굴욕을 감수하게 되었다.

역대 최악의 굴욕적인 10차 협정

10차 협정 발효로 2019년도 방위비분담으로 전년보다 8.2%나 오른 1조 389억 원을 미국에게 지불해야 한다. 우리 국민은 온갖 명목의 주한미군 주둔경비를 매년 6조 원 넘게 부담해 왔는데 이제 그 부담이 더 가중되게 되었으며, 반면 미국 몫의 주한미군 주둔비용 부담(주한미군 봉급을 제외하면 1조 3000억 원, 2018년 기준)은 훨씬 줄게 되었다.

또 10차 협정은 한미연합훈련 등을 위해 잠시 한국을 들르는 해외주둔미군에게까지 방위비분담금의 지급을 허용하고 있다. 이는 주한미군의 주둔경비의 일부를 분담하는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의 틀을 허물어뜨리는 것이어서, 당장 방위비분담금 증액 요인이 될 뿐만 아니라 앞으로 우리 국민은 거의 무한대의 비용부담을 강요받게 되었다.

또 10차 협정(7조)은 한미가 합의하면 2019년 12월 31일 이후에도 연장될 수 있다. 그런데 그 경우 가장 핵심적인 부분인 방위비분담금의 증가율이나 유효기간은 연장되지 않고 한미 당국이 추후 협상을 통해서 정하게 되어 있다. 이는 국회비준 동의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위헌이지만, 국회가 비준동의하였기 때문에 한미 당국이 마치 국회로부터 백지수표를 받은 듯이 2020년(또는 그 이후까지)의 방위비분담금 총액을 결정할 수 있는 여지를 주게 되었다. 국회비준동의권을 침해하는 10차 협정을 비준동의한 국회의 태도는 행정부의 횡포와 불법을 견제해야 할 입법부로서의 헌법적 책무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어서 국민적 지탄을 피할 수 없다.

또 10차 협정은 방위비분담금의 증액 요인들, 즉 공공요금 및 위생‧세탁‧목욕‧폐기물처리 용역비 신설과 해외주둔미군으로까지의 방위비분담 지급대상 확대, 인건비 부담한도 철폐 등을 포함하고 있는 바, 앞으로 우리 국민 입장에서는 방위비분담금의 지속적 상승을 감수해야 할 처지다.  

국회의 졸속심사

국회가 4월 4일 공청회를 한나절 갖고 바로 이어 전체 외통위 회의에서 10차 협정안을 의결하고 다음날 본회의에서 표결처리한 것은 전형적인 졸속 심사다. 4월 4일 공청회에서는 방위비분담금의 8.2% 인상이 합당한 근거가 없고, 해외주둔미군으로까지 방위비분담금 지급대상을 확대한 것이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에 위배되며, 연장조항(협정 7조)이 위헌소지가 있다는 등의 문제가 제기되었다.

또 공청회가 있던 날 언론도 한미연합훈련을 위해 한국을 일시적으로 들르는 해외주둔미군에까지 방위비분담금 지급대상을 확대한 것은 한미소파 및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에 위배되고, 위생‧세탁‧목욕‧폐기물처리 용역비 항목 신설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굴욕적인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또 공공요금 신설은 방위비분담금의 지속적 상승 요인이며, 방위비분담금이 그간 정부 주장과 달리 사드운영유지비에 쓰일 수 있게 된다는 등 10차 협정의 중대한 문제점에 대해 보도하였다.

언론과 공청회에서 제기된 문제들은 하나 같이 우리 주권과 국가 자존심, 국익이 걸린 것으로써 철저한 비준동의 심사를 통해서 규명해야 할 문제들이었다. 만약 국회가 이들 문제들을 우리의 주권과 국익, 한반도 평화의 관점에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심사하였다면 10차 협정비준동의안을 의결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졸속심사로 10차 협정비준동의안심사를 의례적인 절차로 전락시키고 스스로 거수기를 자임한 국회는 비판 받아 마땅하다. 

국회는 10차 협정의 비준동의안을 의결하면서 부대의견(6가지)을 달았는데, 이는 주권과 국익을 지켜야 할  막중한 책임을 스스로 포기한 데 대한 면피용이다. 부대의견은 아무런 법적 구속력이 없는 단지 하나의 '의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국회가 그간 방위비분담 특별협정과 관련하여 숱하게 '부대의견'을 채택하였지만 한미 당국이 이를 지킨 적이 없다. 국회가 2007년 7차 방위비분담 특별협정 비준동의안을 통과시키면서 "방위비분담금의 미군기지이전비로의 전용이 불합리하므로 개선방안을 강구"하라는 부대의견을 달았지만, 그 이후로도 계속 방위비분담금이 평택미군기지 건설비로 전용되었으며 그 결과 한국은 평택미군기지이전비용 16조 원의 90% 이상을 부담하게 되었다.    

앞뒤가 맞지 않는 '부대의견'
 
국회 방위비분담금 비준동의 거부 촉구 기자회견 `불평등한한미SOFA개정 국민연대' 등 시민단체 대표들이 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국회 방위비분담금 비준동의 거부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국회 방위비분담금 비준동의 거부 촉구 기자회견 `불평등한한미SOFA개정 국민연대" 등 시민단체 대표들이 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국회 방위비분담금 비준동의 거부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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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 부대의견은 그 자체로도 앞뒤가 맞지 않으며 국회의 무책임성이 드러나 있다. 부대의견 1항은 "정부는 주한미군의 주둔경비 분담이라는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의 기본 취지를 견지하여, 차기 협상에서 작전지원 등 추가항목이 신설되지 않도록 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런데 '작전지원'(미 전략자산전개, 한미연합훈련, 주한미군 순환배치)이 하나의 독립된 항목으로 신설되지는 않았지만 '주한미군의 일시적 주둔 지원'이 10차 협정의 부속문서인 '이행약정'에 규정됨으로써 사실상 작전지원 항목 신설에 대한 미국의 요구가 수용되었다. 따라서 부대의견처럼 주한미군 주둔경비의 일부를 부담하는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의 취지를 견지하려면 '주한미군의 일시적 주둔 지원'을 규정한 이행약정을 폐지하지 않으면 안 되며 이를 위해서도 국회는 10차 협정의 비준동의안을 의결하지 말았어야 했다.

작전지원에 대한 미국의 부당한 요구가 수용된 10차 협정을 국회가 비준동의해줌으로써 국회 스스로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의 기본 취지를 부정한 마당에 다음(11차) 협정 체결 협상 때는 '주한미군의 주둔경비 분담이라는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의 기본 취지를 견지'하라고 정부에 요구하는 것이 가당키나한가.

더욱이 10차 협정에는 연장조항(7조)이 있어 한미가 합의하면 10차 협정문이 그대로 2020년에도(또는 그 이후까지도) 연장될 수 있게 되어있다. 즉 10차 협정에 따르면 해외주둔미군에까지 방위비분담 지급대상을 넓힌 부분이 자동적으로 연장되는 것이다. 이 점에서 주한미군의 주둔경비 분담이라는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의 취지를 부인하는 10차 협정이 연장될 수 있게 승인해주고서 앞으로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의 취지를 견지하라고 주문하는 부대의견 1항은 국회의 무책임한 태도의 극치라 할 수 있다. 

또 부대의견 5항은 "방위비분담금이 주한미군 주둔과 무관한 해외미군 용도로 사용되지 않도록 하고...(한국) 역외자산 정비 관행을 개선, 궁극적으로 철폐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한국 영역 밖의 주일미군 또는 괌 주둔 미군 항공기나 지상장비 정비비용의 방위비분담금 지원은 '군수분야 방위비용 분담에 관한 한국 국방부와 주한미군 사령부 간의 시행합의서'(별지1 3항)에 따른 것이다.

이 시행합의서 별지1 제3항은 한국에 상시 주둔하는 주한미군의 주둔 경비 일부에 대해서만 한국에게 부담의 법적 의무를 지우고 있는 한미소파 제5조 및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의 명백한 위반이다. 따라서 한국 영역 밖 자산 정비관행은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 당장 중단되어야 하고 그동안 집행된 금액(2014∼2018년간 954억 원)은 전액 우리 국고로 회수되어야 한다. 그러나 국회 부대의견은 역외 미국자산 정비를 불법으로 명확히 규정하지 못하고 있고 중지를 말하면서도 그 시점을 명확히 하지 않고 있어 미국 봐주기다. 

부대의견 4항은 '미집행 현금(2018년 6월 현재 2884억 원)의 조속한 소진'과 '미지급 현물지원분(9864억 원)의 합리적 해소' 방안의 국회 보고를 규정하고 있다. 미집행 현금은 2002∼2008년까지 군사건설비에서 불법 축적한 현금 중 쓰고 남은 돈과 매년 설계감리비 조로 받은 현금 중 쓰고남은 돈으로 이뤄져 있다. 미집행 현금 2884억 원은 '조속히 소진할 돈'이 아니라 국고로 회수되어야 할 돈이며 군사건설비를 삭감할 요인이다.

미지급 현물지원분 9864억 원 또한 수년간에 걸쳐 누적된 군사건설 항목 미지급 현물지원분 9302억 원과 군수비용 항목 미지급 현물지원분 562억 원을 합친 것이다. 이 군사건설 미지급 현물지원분 9302억 원은 2018년도 군사건설비 4442억 원의 두 배가 넘는 것이다. 또 2018년 현재 군사건설 항목의 미집행 현금이 2884억 원이므로 2018년도 시점의 군사건설비의 규모는 총 1조6628억원인 셈이다. 이는 군사건설비가 얼마나 과도한 수준에서 결정되어 있고 또 그로 인해 우리 재정이 얼마나 낭비되고 있는가를 알려준다.

이에 미지급 현물지원분을 '합리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밀려있는(아직 주한미군에 인도되지 않은) 현물지원사업들이 주한미군에 인도될 때까지 매해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 배정액을 대폭 삭감하고 그리고 방위비분담금 총액 규모도 자연스럽게 대폭 줄여야 한다. 그러나 국회 부대의견 4항은 '조속히 소진하겠다'거나 '해소하겠다'는 미국 측 입장을 그대로 반복함으로써 방위비분담금 규모를 삭감해 과도한 국가재정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우리 국민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불법성·굴욕성 바로잡기 위한 노력 포기하면 안돼

부대의견에 적시된 내용을 보면, 국회가 10차 협정이 주한미군의 주둔경비 분담이라는 취지에 위배되고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것이 미군유지에 따르는 모든 경비를 미측이 부담하기로 한 한미소파 제5조에 위배"(부대의견 1항에서 인용)된다는 사실, 또 방위비분담금이 국가재정법을 위배하여 집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부대의견이 법적 구속력 없다는 사실 또한 국회 스스로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가 10차 협정을 비준동의한 까닭은 행정부에 대한 견제기관으로서의 헌법적 위상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며 더욱 근본적으로는 우리 주권이 침해되고 설사 불법 요소가 있다고 하더라도 한미동맹에 관한 한 어쩔 수 없다는 패배주의적이거나 사대주의적인 사고가 대다수 의원들 머리 속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평화적 관계로 전환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이 남북 및 북미 정상 간에 합의되고 있는 마당이기에 한미동맹에 대한 맹목성은 시대착오라 할 수 있으며 호혜평등한 한미관계 수립 또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의 관점에서 반드시 극복해야 할 문제다.    

국회의 비준동의안 의결로 10차 협정이 발효되었다. 하지만 10차 협정의 불법성과 굴욕성 즉, 위생‧목욕‧세탁‧폐기물처리 용역비용 및 공공요금 신설의 굴욕성, 해외주둔미군으로까지 방위비분담 지급대상 확대의 불법성, 연장조항의 위헌성, 한국 영역 밖의 미국소유 자산 정비의 불법성, 사드운영유지비 한국 부담의 불법성 등의 문제점은 그대로 남아있다. 이런 불법부당성을 바로 잡고 우리 주권과 국익을 지키기 위한 시민의 감시와 항의, 법적 대응 등의 활동이 필요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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