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축구가 월드컵을 두 달 앞두고 치른 평가전에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 대표팀(피파랭킹 14위)은 6일 용인 시민체육공원 주경기장에서 열린 아이슬란드(피파랭킹22위)와의 평가전에서 2-3으로 패했다. 한국은 전반 쏘르발즈도티르(PSV)에게 두 골을 허용하며 0-2로 뒤지다가 후반 여민지(수원도시공사)와 이금민(한국수력자원)의 골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후반 추가 시간 헌너도티르(레딩)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석패했다.

북유럽의 아이슬란드는 한국이 본선에서 만나게 될 유럽팀 프랑스와 노르웨이를 대비해 평가전 상대로 정한 팀이다. 한국은 슈팅 숫자 22-3, 유효슈팅 10-3으로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지만 아이슬란드에게 허용한 3개의 슈팅이 모두 골로 연결되면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한국으로서는 실점 상황에서 나온 패스미스와 집중력 저하가 패배로 연결되고 말았다.

'황금세대 총출동', 역대 최고 성적 노리는 윤덕여호

 
인터뷰하는 여자 축구대표팀 윤덕여 감독 호주 4개국 친선대회에 참가하는 여자축구대표팀 윤덕여 감독이 21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소집훈련에 앞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여자 축구대표팀 윤덕여 감독 ⓒ 연합뉴스

 

한국 여자축구는 지난 2003년 미국 대회와 2015년 캐나다 대회에서 이미 여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경험이 있다. 특히 2015년 캐나다 대회에서는 조별리그에서 1승1무1패의 성적으로 사상 첫 16강에 진출하기도 했다. 한국은 이번 프랑스 대회에서도 2회 연속 본선 무대를 밟았고 프랑스 월드컵에 대한 축구팬들의 관심은 4년 전보다 훨씬 높아졌다.

이번 대회에는 '여자축구의 아이콘' 지소연(첼시FC위민)을 포함해 전가을(화천KSPO), 이민아(아이낙 고베), 조소현(웨스트햄),여민지,이금민,장슬기(현대제철) 등 한국여자축구의 성장을 이끈 '황금세대'들이 총출동한다. 윤덕여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서 내심 지난 대회에서 기록했던 16강을 넘어 8강 이상의 성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대회 한국의 조편성은 결코 만만치 않다. 피파랭킹 3위 프랑스는 개회국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2011년 4위를 넘는 역대 최고의 성적을 노리고 있고 2회 대회 우승팀 노르웨이(피파랭킹 13위)는 역대 모든 대회(8회)를 개근하고 있는 전통의 강호다. 나이지리아(피파랭킹39위) 역시 작년 아프리카 여자축구 챔피언십 우승팀이자 1999년 미국 대회에서 8강에 올랐던 무시할 수 없는 복병이다.

따라서 한국으로서는 월드컵을 두 달 앞둔 시점에서 '가상 노르웨이'라 할 수 있는 북유럽의 아이슬란드를 상대로 자신감을 키울 필요가 있다. 사실 경기 내용만 보면 한국은 아이슬란드를 충분히 압도했다. 실제로 아이슬란드는 경기 초반부터 한국의 파상공세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축구는 내용이 아닌 골로 승패를 가리는 스포츠이고 승리는 단3개의 슈팅을 모두 골로 연결시킨 아이슬란드의 차지였다.

경기 압도하고도 잔실수와 집중력 부재로 아쉬운 패배

공식대회가 아닌 평가전인 만큼 승패에 크게 연연할 필요는 없지만 실점 장면에서 나온 패스미스와 집중력 부재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국은 전반27분 선제 실점 과정에서 신담영(수원도시공사)의 부정확한 횡패스가 이민아에게 연결되는 과정에서 아이슬란드에게 공을 빼앗기며 단숨에 1:1 기회를 내주고 말았다. 공을 빼앗긴 후 뒷공간을 파고드는 쏘르발즈도티르의 움직임을 놓친 수비 조직력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한국은 추가실점 장면에서도 집중력 저하를 노출했다. 한국은 김정미 골키퍼의 골킥 과정에서 이영주(현대제철)가 아이슬란드 선수와의 헤더 경합에서 완전히 밀렸고 나머지 선수들도 공격진영으로 넘어가느라 쏘르발즈도티르의 공간 침투를 전혀 막지 못했다. 공을 소유하고 있더라도 상대의 역습에 대비하는 수비전형을 갖추고 있었다면 두 번 연속으로 골키퍼와의 1:1 단독기회를 내주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물론 아쉬운 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한국은 후반 7분 이금민과 지소연,여민지가 환상적인 콤비플레이를 선보이며 만회 득점을 만들었다. 측면을 돌파하던 이금민의 낮은 크로스가 지소연에게 연결됐고 지소연은 영리하게 공을 흘려 보내며 더 좋은 위치에서 자유롭게 서 있던 여민지에게 슛기회를 만들어줬다. 후반 교체 투입돼 만회골을 어시스트한 이금민은 후반26분 동점골까지 넣으며 1골1도움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을 버티지 못하고 아쉬운 패배를 당했지만 이날 용인 시민체육공원 주경기장에는 무려1만5839명의 많은 관중이 모였다. 이는 역대 여자축구 A매치 최다 관중 기록이다. 2015년11월 호주전 이후 3년5개월 만에 국내에서 열린 여자축구 A매치 경기에 축구팬들은 뜨거운 열기로 화답했다. 한국과 아이슬란드는 오는 9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으로 장소를 옮겨 2차전을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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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 평가전 아이슬란드 윤덕여호 이금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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