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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가 3일 밤 11시 군사 작전하듯 전격 시작됐다. 미국 이동통신 1위 업체 버라이즌에 '세계 최초 상용화'라는 타이틀을 뺏기지 않기 위해 2시간 앞서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데이터 용량이 큰 콘텐츠들을 더 빠르게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열렸지만 문제는 늘어나게 될 소비자 부담이다. 이동통신사들의 5G 서비스에 맞춰 내놓은 요금제는 최저가 구간을 비교할 때 LTE(4세대 이동통신)보다 월 1만5000원에서 2만원가량 더 비싸고 월 7만원 이상, 최대 13만원에 이르는 고가요금제 위주라 통신비 부담이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

이통3사 약속이나 한 듯 최저요금은 5만5000원
 
SKT 횡포에 화난 소비자 “5G 시대, 국민 눈높이 맞게 요금 인하하라" 한국소비자연맹과 소비자시민모임, 민생경제연구소,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회원들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텔레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7만원 이상의 5G 요금제안을 인가 신청한 SK텔레콤을 규탄하며 통신요금 인하를 요구했다.

이날 이들은 “이동통신서비스는 민간기업이 자신들의 이익만을 최우선하는 다른 사업영역과는 달리 공공재적 서비스로서의 성격이 강하다”라며 “해외사업자와의 경쟁 없이 SK텔레콤, KT, LG 유플러스 재벌 이동통신 3사가 90%에 달하는 시장점유율을 통해 독과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 SKT 횡포에 화난 소비자 “5G 시대, 국민 눈높이 맞게 요금 인하하라" 한국소비자연맹과 소비자시민모임, 민생경제연구소,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회원들이 지난 3월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텔레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7만원 이상의 5G 요금제안을 인가 신청한 SK텔레콤을 규탄하며 통신요금 인하를 요구했다. 이날 이들은 “이동통신서비스는 민간기업이 자신들의 이익만을 최우선하는 다른 사업영역과는 달리 공공재적 서비스로서의 성격이 강하다”라며 “해외사업자와의 경쟁 없이 SK텔레콤, KT, LG 유플러스 재벌 이동통신 3사가 90%에 달하는 시장점유율을 통해 독과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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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내놓은 5G 서비스 요금제를 보면 공통점이 있다. 모두 약속이나 한 듯 가장 저렴한 최저요금이 5만5000원으로 설정돼 있다. 기본 제공되는 데이터양은 SK텔레콤과 KT가 8기가바이트(GB), LG유플러스가 9GB로 큰 차이가 없다.

이는 이통3사가 '5G 요금이 비싸다'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최저요금제를 마지못해 내놓는 과정에서 담합이라고 볼 수도 있는 이통사들의 고질적인 '따라 하기'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원래 이동통신사들은 5만원대 중저가 요금제를 출시할 계획이 없었다. 신규 요금제를 출시할 때 정부의 인가를 받아야 하는 SK텔레콤이 7만원 이상 고가 구간으로만 구성된 요금제를 내놓자 정부가 이용자의 선택권을 제한할 우려가 크다는 이유로 반려하면서 부랴부랴 5만대 요금제를 추가했다.

SK텔레콤이 5만5000원으로 최저요금을 결정하자 요금제를 정부에 신고만 하면 되는 KT와 LG유플러스는 그대로 따라갔다.

문제는 이렇게 구색 맞추기용으로 추가된 최저요금제가 소비자 입장에서는 전혀 쓸모가 없다는 점이다. 기본 제공되는 8~9GB의 데이터양으로는 제대로 된 5G 콘텐츠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콘텐츠를 볼 경우 1시간에 20~25GB의 데이터가 소모되고, 5G 프로야구 중계만 시청해도 1시간에 2~2.5GB가 필요하다. 최저요금제로는 사실상 이 같은 5G 콘텐츠를 즐길 수 없는 셈이다. 가입자가 기본 데이터양을 다 소모하면 초당 1메가비트(Mbps)로 속도를 낮춰 데이터를 계속 사용할 수 있게 한다지만 이 속도로는 5G 콘텐츠를 볼 수 없다.

5G 콘텐츠를 이용할 수 없는 5G 최저요금제

이 때문에 이통 3사의 5G 가격 구조는 결국 고가 요금제를 쓸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 소비자를 우롱하는 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팀장은 "이통사들이 내놓은 5G 요금제는 3~4만원대 저가요금제 이용자들은 아예 가입조차 할 수 없고, 단말기 할부금 포함 월 10만원 넘게 부담할 수 있는 이용자들에게만 허용되는 부익부빈익빈 요금제"라며 "5만5000원짜리 최저요금제는 이용자 입장에서는 있으나마나"라고 지적했다.

이동통신사들은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최대한 배려한 요금제를 내놨다는 입장이다. 특히 데이터 단위당 요금은 LTE보다 더 싸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SK텔레콤의 경우 LTE 무제한 요금제가 월 10만원이었지만 5G에서는 프로모션 할인을 적용하면 월 8만9000원으로 1만1000원 내려갔다. KT도 LTE 무제한 요금제가 월 8만9000원인데 5G 무제한은 8만원에서 시작해 9000원 더 싸다.

한 이동통신업체 관계자는 "5G 최저요금제에서 제공하는 데이터양이 LTE 최저요금제와 비교해 더 많다"라며 "소비자들은 자신의 이용 패턴에 맞는 요금제를 선택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통사들이 내놓은 고가 위주의 요금제는 소비자들의 눈높이에도 맞지 않는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5G 서비스 최저요금이 5만원 미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달 29일 실시한 여론조사(19세 이상 500명 대상,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4.4%포인트)에서 5G 서비스의 적정 최저요금으로 5만원 미만을 꼽은 응답자가 76.5%로 나타났다. 국민들 4명 중 3명은 5만원 미만이 적당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5G에서 더 심해진 데이터 차별
 
SKT 횡포에 화난 소비자 “5G 시대, 국민 눈높이 맞게 요금 인하하라" 한국소비자연맹과 소비자시민모임, 민생경제연구소,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회원들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텔레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7만원 이상의 5G 요금제안을 인가 신청한 SK텔레콤을 규탄하며 통신요금 인하를 요구했다.

이날 이들은 “이동통신서비스는 민간기업이 자신들의 이익만을 최우선하는 다른 사업영역과는 달리 공공재적 서비스로서의 성격이 강하다”라며 “해외사업자와의 경쟁 없이 SK텔레콤, KT, LG 유플러스 재벌 이동통신 3사가 90%에 달하는 시장점유율을 통해 독과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 SKT 횡포에 화난 소비자 “5G 시대, 국민 눈높이 맞게 요금 인하하라" 한국소비자연맹과 소비자시민모임, 민생경제연구소,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회원들이 지난 3월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텔레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7만원 이상의 5G 요금제안을 인가 신청한 SK텔레콤을 규탄하며 통신요금 인하를 요구했다. 이날 이들은 “이동통신서비스는 민간기업이 자신들의 이익만을 최우선하는 다른 사업영역과는 달리 공공재적 서비스로서의 성격이 강하다”라며 “해외사업자와의 경쟁 없이 SK텔레콤, KT, LG 유플러스 재벌 이동통신 3사가 90%에 달하는 시장점유율을 통해 독과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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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가입자당 평균 매출액(ARPU)을 높이기 위한 이동통신사들의 고가 요금제 가입 유도는 5G 서비스에서도 변하지 않고 있다.

현재 이통 3사의 5만원대 요금제와 7만원대 요금제의 데이터양의 차이는 140GB가 넘는다. 데이터 100MB당 요금으로 따지면 5만원대 요금 가입자는 687.5원을, 7만원대 요금 가입자는 50원(SK텔레콤 기준)을 부담한다. 저가요금제 가입자가 10배 이상 더 비싼 단위당 요금을 부담한다. 결국 이런 데이터 요금 차별을 통해 소비자들이 비싼 요금제에 가입하도록 유인하고 있는 것이다.

이통사들의 이런 데이터 차별 정책은 LTE(롱텀에볼루션) 서비스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5G에서는 더 심해졌다. 김주호 팀장은 "5G 요금제를 보면 요금 2만원 차이에 데이터양은 140GB까지 차이가 난다"라며 "5G 서비스에서 이용자간 차별이 더 커졌다"라고 말했다.

이통사들은 지금까지 고가요금제에 차별적 장려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을 비싼 요금제로 유도하다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지만 변하지 않고 있다.

결국 5G 시대엔 스마트폰도 LTE폰보다 15~25만원 정도 더 비싸 단말기 할부금까지 고려하면 소비자들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월 10만원을 훌쩍 넘어갈 수밖에 없게 됐다.

5G 서비스는 아직 불완전, 비싼 비용 들일 필요 있을까

때문에 5G 서비스 가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5G 통신망이 촘촘하게 깔리려면 1~2년 정도 더 시간이 필요하고 5G 스마트폰으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도 지금은 많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아직 불완전한 서비스를 굳이 비싼 비용을 물어가며 이용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특히 데이터 이용량이 많지 않은 소비자는 LTE를 계속 이용하다가 5G 요금이 하락하고 5G 스마트폰의 가격도 내려간 후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LTE 서비스가 처음 시작됐을 때도 비슷한 경로를 밟았다.

소비자주권시민의회 통신위원장을 맡고 있는 황동현 한성대 교수는 "이통사들의 5G 요금제를 보면 최저요금제는 생색내기이고 소비자들이 고가요금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돼 있다"라며 "통신망과 콘텐츠가 더 갖춰지고 요금이 저렴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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