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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청와대에서 열린 시민사회단체 간담회에서 엄창환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청년실업 등의 발언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경실련, 참여연대,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소비자연맹 등 진보, 보수, 중립성향 단체와 정부 관계자를 포함한 100여명이 참석했다.
 1일 청와대에서 열린 시민사회단체 간담회에서 엄창환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청년실업 등의 발언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경실련, 참여연대,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소비자연맹 등 진보, 보수, 중립성향 단체와 정부 관계자를 포함한 100여명이 참석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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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시민사회단체 초청 간담회에서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의 엄창환 대표가 눈물을 보였다. '대통령 앞에서 울어버린 청년의 눈물'이 언론에 보도된 후 주위에서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의 엄창환 대표는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정치권이나 행정은 묵묵부답이고 이런 현실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청년들이 떠올라 흐른 눈물이라고 밝혔다.

그의 눈에서 어쩔 수 없이 흘러나와버린 이 눈물은 보는 이의 마음을 울렸다. 자신의 절절함을 넘어서 고생하는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의 눈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청년을 질타하는 이병태 전 카이스트 경영대학장의 글이 기사화되기 시작하였다. 그는 2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대통령 앞에서 울 것이 아니라 질타를 해서 그가 국민의 종임을 알리는 패기가 있어야 청년이다', '함부로 눈물을 흘리는 약한 심정으로 청년을 대표하나?'라고 적었다. '그런 감성적 태도로는 고단한 인생에 성공할 수 없다며 Boys, be ambitious!(소년들이여 야망을 가져라!)'라는 '친절한' 조언까지 잊지 않았다.
 
이병태 전 카이스트 경영대학장은 지난 2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대통령 앞에서 울 것이 아니라 질타를 해서 그가 국민의 종임을 알리는 패기가 있어야 청년이다', '함부로 눈물을 흘리는 약한 심정으로 청년을 대표하나?'라고 적었다
 이병태 전 카이스트 경영대학장은 지난 2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대통령 앞에서 울 것이 아니라 질타를 해서 그가 국민의 종임을 알리는 패기가 있어야 청년이다", "함부로 눈물을 흘리는 약한 심정으로 청년을 대표하나?"라고 적었다
ⓒ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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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이해는 된다. 그런 의견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함부로' 말했고 나는 잠이 확 깼다. 그리고 알 수 없는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이와 관련하여 몇 가지 생각을 적어보고자 한다.

눈물은 '함부로' 흘릴 수가 없는 것이다.

남의 눈물에 대해 함부로 흘렸다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 그 눈물의 무게를 1g라도 아는가? 어째서 그 눈물이 터져나왔는지 알고 있는지 묻고 싶다. 한 청년의 눈물을 너무나도 쉽게 약한 심정으로 치부해버린 거 아닌가. 타인에 대한 그 어떤 공감도, 인간적 배려도 발견하기 어려웠다. '내가 다 부끄럽다'고 하던가? 나는 알 수 없는 부끄러움이 올라와 당혹스러웠다.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 의 한 구절이 생각났다.

너에게 묻는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엄창환 대표는 누구보다 강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다

그는 척박한 현실 속에서도 문제해결을 위해 꿋꿋하게 앞장섰던 청년당사자이다. 현실과 괴리된 청년정책의 현실을 바꿔보기 위해 관의 문을 두드리고, 법적 근거를 만들기 위해 1만 청년의 서명을 모아 국회의 문을 두드리고, 답답한 행정의 논리와 정치적 현실을 마주하면서도, 강한 심정으로 세상을 바꾸려는 바윗돌 같은 사람이다. 대표라는 무게를 어깨에 기꺼이 짊어진 사람이다. 당신이 약한 심정이라며 질타한 그는 마음까지 따뜻한 사람이다.

엄 대표의 눈물을 '함부로' 재단한 이병태 전 학장은 기성세대로서 많은 것을 누렸으며, 사회를 이렇게 만든 것에 대해 책임을 말해야 할 위치라고 생각한다. 그가 엄 대표에 대해 언급한 내용은, 많은 청년들을 상당히 불편하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청년문제에 대한 정부와 사회의 책임을 묻는다

유럽의 'Youth Guarantee'(청년보장 프로그램)는 심각한 청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의 보장 정책이다.

청년문제는 사회구조적인 측면이 매우 크고 각국의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정부 뿐만 아니라 그 나라의 사회 구성원들 역시 청년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 사회적 노력을 기울인다. 특히 가장 책임이 크다고 할 수 있는 기성세대들은 자신의 책임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

이병태 전 학장은 '청년의 삶을 정부가 책임져달라는 자세 자체가 틀렸다'고 말한다. 엄 대표는 청년의 삶을 '모조리' 정부에게 책임지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런 뉘앙스로 들었다면 이는 사실 관계를 정확하게 확인하지 않은 것이며, 이병태 전 학장이 부주의했던 것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아니면 의도된 오독인가.

국가의 존재 이유는 '공공성'에 있다고 생각한다. 청년문제에 대해 정부와 정치권에 책임을 묻는 것은 시민의 기본적 권리일터다. 이병태 전 학장은 이를 부정하는가. 

'Ggondaes, shame on you!' 꼰대들이여, 스스로를 부끄러워하라

꼰대는 나이나 행동, 가치관에 기초해 권위 의식을 내세우며 본인보다 어린 사람을 계도, 훈계, 강요하려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이병태 전 학장은 여기에 몇 가지를 더했다고 생각한다. 타인의 눈물을 함부로 재단하는 배려 부족, 공감 부족. 사실 관계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타인을 재단하는 무성의함.

그는 '감성적인 태도로는 고단한 인생에서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성공은 도대체 무엇인가? 우리 사회가 말하는 성공은 도대체 무엇인가?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우인철씨는 우리미래 공동 대변인입니다.


태그:#청년, #청와대, #카이스트, #미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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