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메이비 부부의 알콩달콩한 육아 이야기가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다. 겉모습 만으로 판단할 수 없지만 우리는 매사에 참 쉽게도 판단하고 결론을 내리곤 한다. 두 사람이 결혼하여 가정을 이룬다고 했을 때 내심 걱정도 했다. 가장 쓸데없는게 연예인 걱정이라는데 그걸 안하고는 또 심심해서 막상 뭔 재미로 사는가 싶다.

배우 현빈의 광팬인 나는 드라마 <시크릿 가든>을 무려 세 번이나 정주행했던 사람이다. 오직 현빈을 보기 위해서였지만 덕분에 드라마 속 모든 배우들과 매우 친밀하다.  거기서 처음 본 배우 윤상현의 이미지는 드라마의 그것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듬직하고 믿음직스럽기 보다는 가볍고 발랄한 정도, 보이는 것을 중요시하면서 속깊은 배려보다 몇 마디 농담으로 분위기를 들뜨게 만드는 사람이라는 첫인상은 오랫동안 바뀌지 않았다.

드라마일 뿐일텐데 실제 어떤 사람일지는 전혀 알지 못할 것인데 그냥 그런 사람이겠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아했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는 나와 크게 상관이 없었다. 그런 그가 어느 음악가와 결혼한다 했고 미안하지만 내가 모르던 사람이었으므로 역시나 대수롭지 않아했다.

부부가 세 아이들과 함께 티비에 나타났다. 적잖이 놀랐다. 헐렁한 티셔츠에 질끈 묶은 머리로 육아에 전념하는 메이비의 현실 육아 모습에 처음 놀랐고, 내가 잘 돕잖아 라며 으스대지 않고 처음부터 한결같이 함께 육아 중인 남편의 모습에 또 놀랐다. 그들은 한 때 흔한 연예계 커플이었는지 몰라도 지금은 다른다. 하나둘도 아닌 무려 셋이나 되는 아이들을 온 힘을 모다 키워내고 있는 믿음직스럽고 전투력 가득한 육아동지들이었다.

육아의 터널을 지나온 사람이면 누구나 이들 부부의 모습에 공감하고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으리라. 우리는 현실 부모의 모습으로 열심을 다해 아이들을 키워내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에 위로를 받고 공감하게 된다. 바람끼 다분해보이던 남편의 가정적인 모습과 세상 새초롬해보이던 신부의 전투적인 육아까지, 모두 우리의 지나온 모습이고 지금의 모습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미래의 모습일 것이다.

오랜만에 옷을 선물받고 기뻐하는 아내의 모습에 더 기뻐하는 남편의 모습. 그걸 지켜보며 더 흐뭇하게 웃는 나. 이제 막 육아의 길고 험한 터널을 빠져 나온 선배의 여유만만한 한 마디가 혹시 필요한가.

"다 지나갑니다. 기운 내시고."

좀처럼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몇 년간의 폭풍육아가 일단락되고 한숨을 돌린다. 서로에게 최고의 파트너로 그 터널을 함께 지나온 남편과는 누구와도 공유할 수 없는 말로 표현못할 끈끈함이 생겼고 우린 이제 말하지 않아도 숨소리만으로도 기분과 컨디션을 눈치챈다. 육아가 지나갔고 머리카락이 많이 빠졌고 든든한 동지 한 명과 엄마의 키를 따라잡기 직전인 10대 소년들을 얻었다. 윤상현, 메이비 부부의 생활을 관찰하며, 육아의 터널에서 빠져나왔음이 감사했고 저들처럼 내게도 든든한 동지 한 명이 버티고 있음이 진심으로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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