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소생하는 봄을 시샘이라도 하듯 전국적으로 꽃샘추위가 찾아와 초겨울 같은 날씨를 보인다. 그래서 개화가 한창이던 벚꽃이 추위 덕분에 잠시 생육을 멈춘 듯하다. 갓 개화한 벚꽃들이 세찬 바람에도 연분홍 자태를 그대로 뽐내고 있어서다.
낮에는 밀려드는 벚꽃 관광 차량들과 인파로 경주 시가지는 물론 벚꽃이 몰려있는 경주 보문관광단지로의 벚꽃 구경은 선뜻 엄두를 내지 못한다. 설령 차량으로 이동한다고 해도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되어 벚꽃 구경은커녕 길가에서 지겨운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래서 아내와 함께 야간 벚꽃 구경 드라이브를 하기로 했다.
밤에 조명이 들어와 환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경주 벚꽃 명소를 찾아가 보았다. 먼저 경주의 밤을 책임지고 있는 경주 동궁원 앞 보문로(북군동) 벚꽃길이다. 보문관광단지 초입에 있는 동궁원은 도로 확장 전에 심어 놓은 고목들과 확장 후 심어둔 벚꽃들이 서로 높낮이를 자랑하며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특히 야간에 조명이 들어오면 은은한 불빛에 비친 벚꽃의 모습이, 겨울에 흰 눈이 내려 나뭇잎에 소복이 쌓여 있는 모습 같다. 주말이 아니고 평일 야간이라 차량들과 사람들이 별로 없다. 갓길에 차를 세우고 잠시 내려 구경하기는 안성맞춤인 장소이다.
동궁원 앞을 구경 후 다시 차량으로 경주 CC 앞에 다다르면, 조명이 들어와 하얀 불을 밝히고 있는 한 무리의 고목 벚꽃을 접하게 된다. 그러나 여기는 보문관광단지 야경을 구경 후 돌아 나올 때 잠시 차량을 세우고 멋진 모습을 보면 더 효율적이다. 보문관광단지 벚꽃 야경 명소는 서로 인접해 있어 차량으로 이동하면 훨씬 편리하다.
경주 CC를 지나 현대호텔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호반길로 나가면 형형색색의 조명이 찾아온 벚꽃 손님들을 반긴다. 현대호텔 앞은 조용하고 경관과 분위기가 좋아 많은 사람들이 밤낮 구분 없이 찾는 곳으로 유명하다. 특히 젊은 데이트족들과 가족단위 벚꽃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현대호텔 호반길을 지나 경주 하이코 건너편에 다다르면 조용하고 아늑한 벚꽃길을 또 만난다. 요란하게 알려진 곳이 아닌 경주의 숨어있는 또 하나의 벚꽃 비경 명소이다. 특히 야간에 조명이 들어오면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이곳에는 차량들도 없고 오직 벚꽃을 즐기려는 인파들만 있어 젊은 데이트족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 곳이다.
경주 벚꽃 야경 중 제일로 꼽히는 장소가 흥무로 벚꽃터널이다. 벚꽃 야경의 1번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차량과 인파들로 항상 북적이는 곳이다. 더구나 시내권에 있다 보니 접근성도 좋다. 저녁에 조명이 들어오면 솜사탕 같은 벚꽃터널을 산책 겸 드라이브 삼아 야경을 감상하면 좋은 장소이다.
올해는 따뜻한 봄 날씨로 인하여 경주 시가지와 보문관광단지 구분 없이 개화 시기가 별반 차이가 없다. 매년 1주일 정도 간격을 두고 피어났지만 예년부터는 구분이 없어졌다. 차량과 인파들로 북적이는 주말과 평일 낮 시간을 피해 야간에 벚꽃 명소를 찾아 드라이브를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데이트도 좋고 가족들과 함께하는 야간 벚꽃 드라이브도 좋다. 환상적인 조명으로 당신을 유혹하는 경주 벚꽃 드라이브를 통해 가족 간의 정이 더 다져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2019년 경주벚꽃 축제기간 : 4월 3일부터 7일까지(5일간)
제28회 경주벚꽃마라톤대회 : 2019년 4월 6일(토) 보덕동행정복지센터 옆 헬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