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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양 차동리 차동고개. 이곳에서 무려 5년 동안 쓰레기더미에 묻혀있던 백골 시신이 발견됐다.
 신양 차동리 차동고개. 이곳에서 무려 5년 동안 쓰레기더미에 묻혀있던 백골 시신이 발견됐다.
ⓒ <무한정보> 김동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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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쓰레기더미에 묻혀 미제가 될 수 있었던 한 남성의 억울한 죽음이 세상에 드러났다. 

충남 예산경찰서가 백골 시신에 남아있던 단서를 끈질기게 추적해 5년 전에 벌어진 살인사건의 전모를 밝혀낸 것이다. 형사들의 강한 집념과 뛰어난 수사력이 '완전범죄는 없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시키는 성과를 거뒀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예산경찰서는 2일 남매 관계인 A(39)씨와 B(37)씨를 구속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남동생 B씨와 공모해 전 남편 C(43, 사망당시 38세)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5년 동안 유기한 혐의(살해 및 시체유기)다. 

C씨의 시신은 충남 예산군 신양면 차동리 차동고개 도로변 산비탈 쓰레기더미 속에서 백골 상태로 방치돼 있었다. 여기는 몇 년 전 그 옆으로 터널이 뚫리고 새 도로가 생기면서 인적이 거의 끊겨, 누군가 몰래 갖다 버린 쓰레기들만 수북이 쌓여있던 곳이다. 

지난 3월 8일 오전 9시 40분께 환경정화를 위해 쓰레기를 치우던 마을 주민들이 천막 같은 것을 들추자, 뼈만 남은 시신이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타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현장에서 유골을 수습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했다. 또 병원치료 흔적과 실종·가출자 분석 등을 근거로 충남은 물론 충북과 대전·경기 병·의원 등 수백 곳을 직접 수소문해 피해자 신원을 파악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면식범에 의한 범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둬 혼인 관계와 과거 행적, 생활근거지 등을 자세히 조사하는 등 범인을 검거하기 위한 수사에 집중했다. 그 결과 유력한 용의자로 판단한 전 아내를 조사해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고 3월 29일 구속했다. 

범행 시기는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4년 10월 중순께 A씨와 B씨는 수면제와 농약으로 C씨를 살해하려다 의도대로 되지 않자, 당시 자신들이 살고 있던 아산지역의 한 저수지 부근 논으로 끌고 가 둔기로 때려 숨지게 했다. 그리고는 차량을 이용해 연고가 있던 차동고개로 시신을 옮겨 비탈면 쓰레기더미에 버렸다. 

A씨는 조사과정에서 'C씨가 이혼한 뒤에도 재결합을 요구하며 자주 찾아와 폭행하고 행패를 부려 살해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와 C씨는 2007년 결혼해 2009년 이혼했다. 경찰은 남매의 구체적인 공모관계와 추가로 공범이 있는지 등을 보강 수사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안판남 형사1팀장은 "백골밖에 남지 않아 자살로 결론 나거나 미제사건이 될 수도 있었지만, 뼈에서 단서를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타살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력을 모은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한을 조금이나마 풀어주고 원혼이라도 달랠 수 있도록 형사들이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매달려 범인을 찾아냈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태그:#백골시신, #완전범죄, #백골타살, #백골범죄 해결,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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