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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일부터 경기도 내 31개 시·군 전역에서 경기지역화폐가 발행된다. 성남시장 재임 시절 경제와 복지를 연계한 지역화폐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성공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를 경기도 전역으로 확산한 것이다. 경기지역화폐의 의미와 현황, 성공적 도입을 위한 방안 등에 대해 세 차례에 나눠 싣는다.[편집자말]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월 8일 예산정책협의회에 앞서 경기도청에 마련된 경기지역화폐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월 8일 예산정책협의회에 앞서 경기도청에 마련된 경기지역화폐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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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의 경우는 카드 기계가 없는 상점이 많으니까, 그런 점이 좀 그렇지만, 일단 기대는 되죠. 정책 자금이 지역(시·군) 안에서만 흐른다는 거잖아요? 효과는 좀 있을 것 같은데, 해봐야 알겠지요."

구리전통시장에서 의류점을 하는 조종덕(60)씨는 경기지역화폐가 대형마트, 백화점 등을 제외한 '우리동네 상점'에서만 쓸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상인회장인 조씨는 "시장 상인들을 (지역화폐 가맹점으로 등록하도록) 설득하기 위해서 상인회에서도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구리시장에서 음식점을 하는 김중권(62)씨도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한다고 하니, 기대를 해봐야 하지 않겠냐"고 거들었다.

4월 1일부터 경기도 내 31개 시·군 전역에서 발행되는 경기지역화폐에 대한 전통시장, 골목상권 등 소상공인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경기지역화폐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가 광역지자체 최초로 31개 시군에서 발급하는 일종의 대안화폐다. 청년배당, 산후조리비 등 복지정책과 연계돼 복지와 지역경제가 선순환하는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경기도는 2022년까지 1조5905억 원을 발행할 계획이며, 우선 도내 거주 만 24세 청년 17만 명에게 지급될 청년배당 1천752억 원과 공공산후조리비 423억 원(8만 4천 명)을 포함, 총 4962억 원을 올해 발행할 예정이다.

전국 확대 꿈꾸는 경기지역화폐... 이해찬 "당에서도 협조"

경기도가 경기지역화폐를 31개 시·군 전역으로 확대해서 발행하는 것은 앞서 성남시장 시절 성남지역화폐로 성공을 거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강한 의지에 따른 것이다. 이재명 지사는 특히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경제 모세혈관에 해당하는 지역이 살아나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지역화폐 정책을 전국으로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4월 1일 경기지역화폐 경기도 전역 발행을 앞두고 지난 3월 29일 열린 경기지역화폐 합동 설명회장 앞에 홍보 포스터가 놓여있다.
 4월 1일 경기지역화폐 경기도 전역 발행을 앞두고 지난 3월 29일 열린 경기지역화폐 합동 설명회장 앞에 홍보 포스터가 놓여있다.
ⓒ 최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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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사는 지난 3월 8일 더불어민주당과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우리 경제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소수가 많은 것을 가지고 창고에 쌓아 두다 보니 사회 전체적으로 자원과 기회들이 활용되지 못하는 것으로 이 자원이 공평하게 배분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해찬 당대표는 "경기도 지역화폐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당에서도 협조하겠다"고 힘을 실었다. 설훈 최고위원도 "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에 지역화폐를 발행해서 성공했는데, 경기도에서도 과연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 기다려진다"면서 "경기도 지역화폐가 성공해서 서민 경제가 확 풀어지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경기지역화폐란 31개 시·군에서 발행하고 지역 내에서 사용하는 대안화폐를 말한다. 대형마트, 백화점, 유흥업소 등을 제외한 우리동네 상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경기지역화폐는 일반발행과 정책발행 두 가지 종류로 발행된다. 일반발행은 도민 누구나 최대 6% 할인 혜택을 받아 구매하여 사용할 수 있고, 정책발행은 청년배당이나 산후조리비와 같은 복지수당을 지역화폐로 받는 형태를 말한다.

현금영수증을 발행, 소득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시·군에 따라 종이상품권, 카드 및 모바일 등 형태가 다양하며 각 시군에서 지정한 은행 등 금융기관과 모바일 앱 등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동네슈퍼, 미용실, 커피숍, 음식점 등 화폐를 발행한 시·군 내에서 가맹점으로 등록된 상점이라면 어디든 사용할 수 있다. 즉 안양시가 발행한 지역화폐는 안양 가맹점에서만, 파주시 지역화폐는 파주 가맹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경기도에 따르면, 지역화폐는 지역 내 소비를 늘려 골목상권과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도입됐다. 가맹비 부담이 없고 새로운 소비자들이 생겨나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되며 가맹점 홍보를 통해 가게 홍보 효과도 얻을 수 있다.
 
4월 1일부터 경기도 내 31개 시·군 전역에서 발행되는 경기지역화폐
 4월 1일부터 경기도 내 31개 시·군 전역에서 발행되는 경기지역화폐
ⓒ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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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는 "경기지역화폐가 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우리 지역 상인의 소득을 늘릴 수 있다"며 "우리 지역 안에서 자금이 돌고 돌아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이 살아나면, 지역을 생각하는 소비가 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지역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경기지역화폐, 소득주도 성장 이끄는 촉매제 될까?

경기지역화폐가 위기에 처한 도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살림으로써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소득주도 성장과 포괄적 성장을 이끄는 촉매제가 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이재명 지사는 "우리 경제의 어려움은 자본, 기술, 배움, 인구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가장 큰 원인은 자원과 기회가 한곳에 쌓여 잠자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 경제도 지방과 골목, 서민과 영세자영업자가 함께 공평하게 기회를 누리는 사회로 바뀌어야 한다. 그것이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담보하는 정책으로 현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 성장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어 "지역화폐는 특정 소수가 아닌 다수가 함께 사는 공동체 경제, 합리적 경제구조를 만드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도 "경기도의 지역화폐 정책은 문재인 정부의 포용적 성장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며 "경기도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전국으로 확산하고, 새로운 복지형 성장 정책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경기도민 10명 중 6명 "지역화폐 도입 찬성"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 중심으로 경기지역화폐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가운데, 경기도민들도 지역화폐 도입에 대해 10명 중 6명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가 지난해 9월 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도정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에 따르면, '경기지역화폐' 도입에 대해 도민 59%가 찬성했다. 특히 응답자의 78%는 '아동수당' 등 복지수당을 받을 때 추가혜택이 있다면 '현금' 대신 '지역화폐'를 선택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와 관련 '지역화폐' 선택자의 69%는 추가혜택 수준에 대해 10%까지가 적절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지역화폐를 사용하겠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68%가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 '지역경제활성화 및 소상공인에게 도움'(51%)와 '할인 혜택 된 가격으로 구매'(40%)는 점을 높게 꼽았다. 반면 '지역화폐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도민들은(31%) '다른 시․군에서 사용 불가(28%)'는 점과 '지역화폐 가맹점 부족(19%), '백화점‧대형마트 등에서의 사용제한'(16%) 등을 지적했다.

'지역화폐'의 성공적 운용을 위해 가장 신경 써야 할 점으로 '가맹점 확대'(31%), '지역화폐 사용자에 혜택 강화'(20%), '부정사용 등 유통관리'(18%) 등을 꼽았다. 또 응답자의 71%는 편의점 등 프랜차이즈 가맹점도 소상공인으로 포함해 지역화폐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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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재명경기도지사, #경기지역화폐, #소득주도성장, #청년배당, #전통시장골목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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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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