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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는 22일 '세계 물의 날 기념식 및 정부포상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지난 20여 년 간 물 환경 보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일요일인 24일 강릉으로 내려가는 박창근 교수를 청량리역에서 만났다.
 
영산강 퇴적토를 들어 보이는 박창근 교수 가톨릭관동대 박창근 교수는 자타공인 '현장파' 전문가다. 4대강사업 이후 낙동강만 100회 이상 조사했고, 한강, 금강, 영산강 현장도 수십 회 진행했다.
▲ 영산강 퇴적토를 들어 보이는 박창근 교수 가톨릭관동대 박창근 교수는 자타공인 "현장파" 전문가다. 4대강사업 이후 낙동강만 100회 이상 조사했고, 한강, 금강, 영산강 현장도 수십 회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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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근 교수는 '현장파'다. 이론만 파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있는 현장에 직접 뛰어든다. 그가 우리나라 물 정책의 문제점을 본격적으로 인식하게 된 건 2002년 태풍 '루사' 때였다. 박 교수는 "추석 동안 집에도 안 가고 피해 현장을 조사했다. 1년 동안 복구 과정을 조사하면서 하천 정비에 있어 상당히 문제가 많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이어 "홍수가 일어나면 제방만 자꾸 높이는데 그건 지속할 수 없는 방식"이라며 "하천에 더 많은 공간을 내주는 것이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라 설명했다. 구조물 중심의 치수 정책은 한계가 명확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박 교수는 2006년 수자원 장기종합계획 수정작업에 참여했다. 속초 청초호 유입 지점의 하천 폭을 넓히는 과정에도 관여했다. 그는 보수 정권이든 진보 정권이든 문제는 문제라고 이야기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 

'박창근 주의보'... 4대강 현장 접근을 막아라

박창근 교수는 자타공인 4대강 저항의 상징적 인물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과 국정원은 4대강 비판 전문가를 사찰했다. 여러 경로를 통해 압박과 회유를 했음에도 그는 시대의 상식과 학문적 양심을 지켰다. 같은 학교 실험실 선배인 심명필 전 4대강추진본부장에 맞서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게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그는 "현장을 많이 다닌 것 같다. 낙동강만 해도 100번 이상 다녔다"고 답했다. 그와 다닐 땐 각오를 단단히 해야 했다. 한강, 금강, 영산강을 수없이 다녔다. 아침부터 시작된 현장 조사는 저녁까지 이어졌고 새벽이 되어서야 잠자리에 드는 경우도 많았다. 

2011년 초, 박 교수는 새벽에 보트를 띄워 함안보 직하류의 수심을 측량했다. 설계상 수심이 6m 정도 나와야 하는 지점에서 26m가 나오자 그는 측정기에 오류가 있는 줄 알았다고 했다. 낙동강 하구에서 측정기를 다시 사용해 보고서야 함안보 수심 측량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이른바 'MB 싱크홀'이라 불리는 함안보 세굴 현상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순간이었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공사 관계자에게 박 교수는 요주의 인물이었다. 현장을 왔다 가기만 하면 감추고 싶은 문제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건설사 관계자들은 박 교수의 접근을 막기 위해 보 공사 현장으로 이어진 도로를 차단했다. 보트를 띄울 수 없게 차량을 보트 앞에 세워두고 사라지기도 했다.
 
가톨릭관동대 박창근 교수 4대강 저항의 대표적 상징인물인 박창근 교수는 "자연성 회복은 물길 회복이 핵심"이라 말한다. 물을 흐르게 할 때 우리 사회가 얻을 수 있는 편익이 더 크다는 말이다.
▲ 가톨릭관동대 박창근 교수 4대강 저항의 대표적 상징인물인 박창근 교수는 "자연성 회복은 물길 회복이 핵심"이라 말한다. 물을 흐르게 할 때 우리 사회가 얻을 수 있는 편익이 더 크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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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에는 김부겸 민주통합당 최고위원(현 행안부 장관)과 동행해 달성보 수심을 측정하고 있는데, 공사 관계자가 탄 큰 보트가 들이박아 전복당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깜짝 놀랐다. 달성보 수심이 15m 정도 되는데, 배가 뒤집혔으면 어쩔 뻔했냐"며 당시 상황을 떠 올렸다.

박 교수는 한반도 대운하부터 우리 사회가 4대강 사업 후유증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을 때마다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참석했다. 현장에서 벌어진 상황에 어떤 전문가보다 자세히 설명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당시 4대강 사업에 적극적으로 찬동했던 새누리당의 한 국회의원은 '곡학아세(세상에 아부하여 출세하려는 태도나 행동) 하지 마라'며 역으로 화를 냈다고 한다.

지금 보로 만들어진 강은 강이 아니다

박창근 교수는 "4대강 사업 이후 섬진강을 가보니까 너무나 아름다운 강이었다"고 말했다. 섬진강도 이러저러한 이유로 상처가 많지만, 4대강 사업 대상에서 빠져 중하류 구간은 흐르는 강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2013년 방송된 <SBS 스페셜> 4대강의 반격에는 합천보 인근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낙동강을 그려보라는 교사의 말에 커다란 자부터 꺼내 드는 장면이 나왔다. 이를 본 박 교수는 "학생들에게 콘크리트 구조물이 들어선 낙동강은 곡선이 아닌 직선의 연속이었다"며 "자라나는 세대가 지금의 강 모습을 진짜 강 모습으로 착각할까 봐 두렵다"라고 했다. 

"나도 그랬지만 예전에는 강에서 목욕하고 고기를 잡았다. 강변 모래톱에서 뛰어놀기도 했다. 그러나 4대강 사업 이후 수심이 6m로 깊어져 접근 자체가 안 된다"고 했다. 그는 강과 미래세대의 관계 단절은 우리 선조들이 강을 어떻게 인식해 왔는지에 대한 역사와 문화의 단절로 이어진다는 점을 안타까워했다. 

박 교수는 "지금 보로 만들어진 강은 강이 아니"라며 "자연성 회복의 핵심은 물길 회복"이라 강조했다. 이어 "낙동강은 1300만 명의 식수원인데, 4대강 사업 이후 상수원을 위협하는 녹조현상은 언제든 계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로 막혀 있는 강을 다시 흐르게 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상수원 정책이자 자연성 회복의 시작이라는 말이다. 그러면서 "자연성 회복을 무조건 정치적 잣대로 보면 안 된다. 정치적 잣대로 보면 무슨 논리를 못 만들겠냐"고 덧붙였다. 박창근 교수는 우리 강이 직선이 아닌 곡선의 물길을 되찾을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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