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이 적지에서 2연승을 거두며 4번째 챔프전 우승에 가까이 다가갔다.

최태웅 감독이 이끄는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는 2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8-2019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 점보스와의 챔피언 결정 2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2(27-25,25-22,13-25,21-25,15-13)로 승리했다. 역대 14번의 챔피언 결정전에서 첫 2경기를 승리한 팀이 내리 3연패를 당하며 우승을 놓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현대캐피탈로서는 100%의 우승 확률에 다다른 셈이다.

현대캐피탈은 크리스티안 파다르가 21득점, 전광인이 11득점, 문성민이 5득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이승원 세터가 4개의 블로킹을 기록하는 깜짝 활약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반면에 대한항공은 토종 에이스 정지석이 26득점, 교체 선수 임동혁이 20득점으로 맹활약했지만 블로킹에서 10-16로 뒤지며 벼랑 끝으로 몰리게 됐다.

높이에서 대한항공 압도
 
 주전으로 첫 시즌을 치른 이승원 세터는 챔프전까지 오면서 '코트의 야전사령관'으로 성장하고 있다.

주전으로 첫 시즌을 치른 이승원 세터는 챔프전까지 오면서 '코트의 야전사령관'으로 성장하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

 
5세트 6-9. 리시브가 정확하고 공격이 강한 남자배구에서, 그것도 챔피언 결정전이라는 큰 무대에서 좀처럼 뒤집히기 힘든 스코어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의 최태웅 감독은 "기적은 일어난다"는 말로 선수들을 독려했고 현대캐피탈은 정말로 6-9의 스코어를 15-10으로 뒤집어 버렸다. 현대캐피탈이 적지에서 정규리그 우승팀 대한항공에게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71.4%의 확률을 잡는 순간이었다. 

반면에 대한항공은 3세트까지 두 세트를 먼저 따내고도, 5세트에서 9-6으로 앞서고도 뼈 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팀 내 최다득점(25점)을 기록한 가스파리니가 4세트부터 급격한 체력저하에 시달리며 공격 성공률이 38.6%에 그친 것이 치명적이었다. 대한항공이 2차전에서 반격의 실마리를 잡기 위해서는 1차전에서 60%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했던 정지석의 점유율을 조금 더 끌어 올릴 필요가 있다. 

대한항공은 1세트 초반 가스파리니의 공격과 블로킹, 김규민의 속공, 정지석의 연속 서브득점으로 기선을 잡는데 성공했다. 대한항공의 한선수 세터가 코트 위의 공격수를 고루 활용하며 노련하게 경기를 이끈 반면에 현대캐피탈의 이승원 세터는 1차전 같은 안정감이 나오지 않아 고전했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세트 후반 파다르와 전광인,신영석의 4연속 블로킹으로 역전에 성공했고 두 번의 듀스 끝에 27-25로 1세트를 따냈다.

1세트에서 무려 8개의 블로킹을 잡아냈던 현대캐피탈은 2세트에서도 최민호와 신영석의 블로킹으로 기세를 올렸다. 대한항공은 가스파리니 대신 임동혁을 투입하며 분위기를 바꿨고 한선수의 서브득점과 블로킹으로 대등한 경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해결사 역할을 하는 외국인 선수의 유무는 생각보다 컸다. 현대캐피탈은 세트 후반 최민호의 블로킹과 전광인의 서브득점으로 승기를 잡았고 최민호의 속공으로 2세트도 3점 차 승리를 거뒀다.

5세트 팽팽하던 흐름을 가져온 '막내' 허수봉의 맹활약
 
 대한항공의 임동혁에게 호되게 당한 현대캐피탈은 허수봉이 들어가면서 분위기를 되찾아 오는데 성공했다.

대한항공의 임동혁에게 호되게 당한 현대캐피탈은 허수봉이 들어가면서 분위기를 되찾아 오는데 성공했다. ⓒ 한국배구연맹

 
국내 선수들만으로 3세트를 출발한 대한항공은 세트 초반 '막내' 임동혁의 과감한 공격과 서브를 앞세워 경기 흐름을 가져 왔다. 최태웅 감독은 세트 초반부터 점수 차이가 크게 벌어지자 허수봉,박주형,홍민기,김재휘,이원중,차영석 등 벤치 멤버들을 대거 투입하며 일찌감치 '백기'를 들었다. 현대캐피탈과 달리 세트 후반까지 주전 선수들을 투입한 대한항공은 무려 12점 차이로 3세트를 가져오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4세트에서도 가스파리니 대신 임동혁을 먼저 내세운 대한항공은 곽승석의 공격과 김규민의 블로킹으로 초반 리드를 잡았다. 임동혁이 오른쪽에서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주자 한선수 세터는 공격수들을 다양하게 활용하며 차곡차곡 득점을 쌓아 나갔다. 현대캐피탈은 한선수 세터가 휴식을 취하는 틈을 타 세트 후반 1점 차까지 추격했지만 대한항공은 정지석의 퀵오픈과 한선수의 블로킹으로 1세트에 이어 경기를 마지막 세트로 끌고 갔다.

외국인 선수 없이 출발한 5세트에서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은 점수를 주고 받으며 치열한 경기를 이어갔다. 그리고 이 치열한 혈전에서 흐름을 현대캐피탈 쪽으로 이끈 주역은 파다르 대신 투입된 허수봉이었다. 허수봉은 5세트에서만 4득점을 올리며 현대캐피탈의 리드를 가져 왔고 현대캐피탈은 승부처에서 이승원의 블로킹으로 승기를 잡았다. 현대캐피탈은 세트 후반 1점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14-13에서 전광인의 퀵오픈으로 경기를 끝냈다.

대한항공은 패색이 짙던 3세트에서 가스파리니 대신 임동혁을 투입해 경기 분위기를 바꾸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에 임동혁이라는 '젊은 피'가 있다면 현대캐피탈 역시 허수봉이라는 '무서운 아이'가 있었다. 허수봉은 5세트 4득점을 포함해 중요한 순간에서 알토란 같은 6득점을 올리며 현대캐피탈의 연승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다만 각각 머리와 무릎에 부상이 있는 이승원 세터와 전광인의 컨디션 회복 여부는 3차전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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