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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후보 초청 텔레비전 토론회의 최대 논쟁거리는 '후보 단일화'와 '창원 경제'였다.

3월 24일 오전 창원KBS-TV로 생중계된 토론회에 더불어민주당 권민호, 자유한국당 강기윤, 바른미래당 이재환, 정의당 여영국, 민중당 손석형 후보가 참여했는데 '후보 단일화'에 많은 질문과 답변이 오고갔다. 경제·보육 문제 등에 대한 토론에 이어, 자질 검정에서 서로 열띤 공방이 벌어졌다.

이번 선거에서는 권민호·여영국 후보가 단일화를 한다. 두 후보는 24~25일 여론조사를 벌여, 25일 오후 6시 이전까지 단일 후보를 내기로 했다. 이는 투표용지 인쇄 이전까지 단일화해 한 명이 사퇴하기로 한 것이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를 비롯한 경남진보원탁회의는 여영국·손석형 후보를 대상으로 '진보단일화'를 시도했지만, 방식 등에 있어 이견을 보이면서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3년 전 20대 총선(2016년)에서는 고 노회찬 전 의원이 손 후보에 이어 허성무 현 창원시장과 단일화 해 당선했다.

'단일화'에 대한 포문은 손 후보가 열었다. 민주당과 단일화 하는 여 후보를 공격한 것이다. 손 후보는 "진보정치의 생명은 진실함이다. 여 후보는 진보정치를 버렸다"라며 "자유한국당을 심판할 적임자라 하지만, 2012년 총선 때 야권 후보단일화를 버리고 결국은 강기윤 후보가 당선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단일화 대상을 민주당으로 왜 방향을 틀었느냐. 진보정치 포기다"며 "진보원탁회의에서 진보단일화를 하겠다고 해놓고, 한나절 만에 손바닥 뒤집듯 엎고 민주당과 단일화 논의를 했다. 그렇게 민주당이 좋나. 진보정치가 언제부터 머리 굴리고 권력과 손잡고 했나. 잘했다 못했다고 화끈하게 답변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여 후보는 "손 후보도 알다시피 만나는 사람들마다 단일화를 하라고 한다. 이번 선거는 왜 단일화를 하느냐. 그것은 상대를 이기기 위해 단일화 하는 것이다. 손 후보는 (성산구민) 여론조사 방식을 거부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손 후보는 "(단일화) 협상은 신뢰다. 절박함이다. 하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가능한다. 진보통합을 하면 유권자가 신뢰하고 감동할 것이다. 표를 계산해서 권력에 가까이 가겠다고 하면 절대 안 된다"고 했다. 권민호 후보는 "진보원탁회의의 단일화가 잘 되기를 바랐다"고 했다.

강기윤 후보는 '단일화'를 비판했다. 그는 "여 후보는 반드시 단일화 하라는 목소리가 있다고 했는데 반대로 들리는 목소리도 있다"며 "(과거) 단일화가 구민들에게 어떤 실익이 있었나. 고차원방정식은 해답을 찾을 수 있는데 집권여당과 야당이 하는 단일화는 아무리 해도 해법을 찾아보려고 해도 없다"고 했다.

이어 "정강과 이념이 다른데 어떻게 단일화를 하느냐. 정의당이나 민주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주장한다. 그것은 군수정당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국회에 가서 대변하자는 뜻이다. 그런 이념을 갖고, 그런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는 정당이, 지금 단일화 하겠다는 것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다르다. 이율배반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강 후보가 손 후보한테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손 후보는 "진보단일화나 야권단일화는 있을 수 있어도, 집권정당과 손을 잡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진보정당의 진정성은 여당이 개혁하도록 하나라도 더 감시감독하는 것이다"며 "흔히 진보는 분열에 망하고 보수는 정체되고 부패해서 망한다고 한다. 단일화는 유권자가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권민호, 정의당 여영국, 바른미래당 이재환, 자유한국당 강기윤, 민중당 손석형 후보(왼쪽부터)는 3월 24일 오전 창원KBS에서 후보초청 토론회를 벌였다.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권민호, 정의당 여영국, 바른미래당 이재환, 자유한국당 강기윤, 민중당 손석형 후보(왼쪽부터)는 3월 24일 오전 창원KBS에서 후보초청 토론회를 벌였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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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궐선거 원인 제공한 정당이라면?

보궐선거 원인 제공과 관련한 토론도 벌어졌다. 이번 '창원성산' 보궐선거는 지난해 '드루킹 사건'이 터진 뒤 고 노회찬 전 의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치러지는 것이다.

권 후보는 여 후보를 향해 "보궐선거 원인제공한 정당에서는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고 했고, 그 비용 또한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며 "그동안 여 후보는 노회찬 의원을 벤치마킹해서 지지도를 끌어 올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권 후보는 "노회찬 정신은 불리하든 않든 다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이 정당하고 당당한 것이다. 보궐선거 원인 제공에 대해 명확하게 말하지 않고 선거에 나온 것은 예의가 아니다"고 했다.

여영국 후보는 "노회찬 의원을 말했는데 정말 가슴 아픈 일이다. 그렇게 갔을 때 많은 국민들이 가슴 아파했다. 추모행사 때 문희상 국회의장은 '가장 정의로운 정치인'이라 했고, 49재 추모행사 때 이금희 아나운서는 각 정당 대표와 국회의원들 앞에서 '노회찬 의원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말로 답변을 대신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근혜 탄핵 부정이냐? ... 공수처 설치 입장은?

최근 정치 현안도 토론 대상이 됐다. 권민호 후보는 강기윤 후보한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권 후보는 "2017년 3월 헌법재판소는 박 전 대통령을 법률에 의해 탄핵했다. 그런데도 탄핵 부정하는 세력이 많다. 그런 면에서 입법 활동을 했던 강 후보는 탄핵 결정을 어떻게 보느냐"고 물었다.

강 후보는 "법은 만인고하를 막론하고 평등해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을 석방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어디서 나오는지는 잘 모르지만, (지난 전당대회 때) 잘 들어보지 못했다. 일부 그런 이야기가 있는 것 같다. 박 전 대통령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탄핵은 국회에서 (가결)했고, 헌재에서 파면한, 그런 법 절차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 부분을 존중하고, 억울함이 있으면 법의 시스템에 의해 제기하고 다시 판단을 받는 게 (맞다고 본다)"라고 했다.

이에 권 후보는 "강 후보는 탄핵 부정은 아니네요"고 묻자 강 후보는 "그렇다"고 말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이른바 '성접대 의혹'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여 후보는 "김학의 전 차관으로 나라가 들썩거린다. 이 분이 출국하려다가 금지 당했다. 2013년 별장 성접대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며 "당시 법무부 장관이 당대표 황교안이다. 당시 청와대 등에 의한 부실 수사 의혹이 제기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것을 막기 위해서 공직자수사비리처(공수처)를 설치하자고 하는데, 자유한국당이 반대한다. 강기윤 후보가 19대 국회 때 같은 당 이재오 전 의원이 발의하고 김성태 의원 등이 동의해 '공수처'를 설치해야 한다는 법률안이 발의되었다. 그때는 옳았고 지금은 그것이 야당 탄압이라고 보느냐"고 했다.

이에 강 후보는 "옥상옥이다. 검찰에서 수사권이 있고 특별히 필요하면 특별검사를 통해 밝힐 수 있다. 공수처를 만들면 적폐청산하면서 보복성이 강한 것으로 간다는 우려가 있다. 기본에 충실하게 하고 특별히 되지 않을 때는 특별검사를 하면 된다"고 했다.

이런 답변에 여 후보는 "고위공직자의 성범죄와 취업비리 등이 터지는데, 이게 검찰로 가면 제대로 수사가 안 되고, 청와대가 개입해서 부실수사가 되니까,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공수처를 설치해서 공직자 비리를 엄단하자는 취지인데 반대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창원경제를 누가 망쳤나... 후보의 전과는?

이재환 후보는 다른 후보들이 과거 선거에서 냈던 공보물을 들어 보였다. 그러면서 그는 "여기 나와 있는 공약이 지켜졌다면 창원경제가 엉망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것에 대해 미안해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이 후보는 강 후보에 대해 "(2012년 총선) 공보물을 보니까 창원경제를 살리겠다고 했더라. 그런데 강 후보가 의원으로 있었던 2013~2014년 2년 연속 창원은 –9% 성장이 창원경제가 어려워진 직접 원인이라고 본다"며 "강 후보가 의원일 때부터 창원경제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창원경제를 망친 원인은 옛 새누리당이었다. 앞서 새누리당 집권 시절 무능과 부패였고, 창원경제 침체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이에 강 후보는 "새누리당 시절에 그런 음양이 있었다"면서 "지금은 역대 최고 실업률이다"고 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당시 현역 의원으로서 책임감을 묻는 것이다. 미안하다, 잘못했다는 한 마디라도 해야 한다. 사과를 해야지 남 탓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후보들의 전과도 거론 되었다. 이재환 후보는 "저를 제외한 여기 나온 다른 후보들은 모두 전과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권민호 후보에 대해 "음주운전이 있는데 사과할 용의가 있느냐"고, 강기윤 후보에 대해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되어 있는데 그것이 음주운전이냐"고 물었다.

권 후보는 "음주운전을 해서는 안 된다. 2003년에 그런 일이 있었고, 앞으로 절대 안한다. 사과한다"고, 강 후보는 "1998년 그런 일이 있었다. 두 번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 음주운전 교통사고였다"고 했다. 이재환 후보는 "없어야 할 전과가 있는 것은 자질 부족이다"고 했다.

강기윤 후보는 여영국 후보한테 "전과가 7개다. 6개는 노동운동으로 생긴 것으로 안다. 1개는 폭력으로 되어 있는데 군복무 중일 때냐"고 물었다. 이에 여 후보는 "병력특례였다. 폭력은 노동쟁의 과정에서 생긴 것이다"고 답변했다.

토론회 마지막에 후보들은 각오를 피력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권민호 후보는 "세상에 해보지 않고 잘하는 것은 아무도 없다. 저는 경남도의원, 시장을 했다.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여영국 후보는 "나쁜 정치를 막기 위해 민주당과 단일화를 한다. 노회찬 의원은 말 한 마디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노회찬의 꿈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이재환 후보는 "진보가 보수가 밥 먹여 주나. 누구를 위한 정치인가. 창원경제를 망친 정치를 확 뒤집겠다"고, 강기윤 후보는 "단일화에 두 번 속지 말자", 손석형 후보는 "노동 없는 단일화로 서민의 삶을 바꿀 수 없다. 저는 노동을 위해 오직 한 길을 걸어왔다"고 했다.

사회를 맡아 진행한 노병무 아나운서는 "참여하지 않는 민주주의는 의미가 없다"며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토론회 종료 후 대한애국당 진순정, 무소속 김종서 후보의 각각 연설이 방송되었다.

통영고성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자유한국당 정점식 후보의 텔레비전 토론회는 오는 3월 27일 오후 8시 55분 MBC경남을 통해 열리고, 대한애국당 박청정 후보는 연설한다.

태그:#창원성산,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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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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