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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2일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2일 트위터.
ⓒ @realDonaldTru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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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미국의 독자 제재를 강화 요구를 일축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비핵화 협상 중단' 가능성을 거론하는 북한에 '나를 믿으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동부시각으로 22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다음과 같이 썼다.

"재무부는 오늘 북한에 대한 기존 제재에 대규모 추가 제재를 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나는 오늘 그 같은 추가 제재들의 철회를 명령했다."

이날은 재무부가 '북한에 대한 대규모 추가 제재'를 발표한 게 없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철회를 명령했다는 대북 제재가 어떤 내용인지 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낸 입장문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좋아하고 이같은 제재들이 필요해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만 했을 뿐, 철회된 제재가 무엇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우선, 지난 21일 재무부가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도운 중국 화물운송회사 2곳을 제재대상에 추가했는데, 이를 철회한다는 명령일 가능성이 있다.

제재 대상 중 한 곳인 랴오닝단싱국제화운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타는 벤츠 리무진 승용차를 북한에 반입하는 데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등, 북한 최고위층을 위한 사치품 반입경로라는 혐의를 받아왔다. 이 회사에 대한 재무부 제재는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겨냥한 모양새가 됐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의 철회를 지시했을 수 있다.

제재 대상 추가를 발표하는 재무부 성명에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재무부는 제재를 강화하는 일을 지속할 것이며 북한과의 불법적인 무역을 은폐하기 위해 기만적인 전술을 쓰는 해운회사들은 그 자신을 엄청난 위험에 처하게 하고 있다는 점을 명확하고 분명하게 밝힌다"라고 대북 제재 강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철회 방침을 밝힌 것은 므누신 장관이 예고한 추가 제재일 가능성이 있다. 발표는 되지 않았지만 재무부로부터 추가 대북제재 방침을 보고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실행하지 말라고 지시했을 수 있다.

미국 내 대북 제재 강화 요구 일축, '나를 믿고 대화 지속' 메시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27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진행한 단독회담과 만찬 소식을 28일자 1~2면에 사진과 함께 상세히 보도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27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진행한 단독회담과 만찬 소식을 28일자 1~2면에 사진과 함께 상세히 보도했다.
ⓒ 연합뉴스=로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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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대통령이 철회한 대북 제재가 무엇이든, 분명한 것은 북한에 '추가 제재는 없다'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점이다.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뒤 미국 의회는 대북 제재를 강화하라는 목소리를 높여왔다. 존 볼턴 백악관 NSC 보좌관도 재무부의 대북 제재 강화 조치를 내놓자 "중요한 조치를 취했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강경파와 의회의 대북 제재 강화 요구를 일축하는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회담 결렬 직후 기자회견에서도 "이미 제재는 강력한 상황이고 제재를 추가하는 일에 대해선 언급하고 싶지 않다. 북한에 사는 많은 사람들도 살아야 한다"고 말했는데, 자신은 여전히 그 같은 입장을 지키고 있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확인시킨 것이다.

비핵화 협상 결렬 뒤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UN 회의장에서 적극적으로 발언하면서 외무성 활동을 통해 '제재의 부당함'을 호소해온 북한은 '비핵화 협상 중단' 가능성도 거론해왔다. 22일 오후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전격 철수하는 것으로 남측에도 불만을 표시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대북제재는 없다고 밝힌 것은 김정은 위원장에 '나를 믿고 비핵화 협상판을 깨지 말자'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샌더스 대변인이 '대통령은 김정은을 좋아한다'라고만 설명한 것도 이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태그:#트럼프, #대북제재, #철회,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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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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