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선수

김연경 선수 ⓒ 에자즈바쉬

 
김연경과 소속팀 에자즈바쉬가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 실패를 뒤로 하고, 올 시즌 두번째 우승컵 도전에 나섰다.

에자즈바쉬는 22일(아래 한국시간) 터키 이즈미르 아타튀르크 경기장에서 열린 '2018-2019 터키 컵' 대회 8강전에서 닐뤼페르를 세트 스코어 3-0으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준결승은 23일에 바로 이어진다. 준결승 대진도 에자즈바쉬-갈라타사라이, 바크프방크-페네르바체로 '빅4'가 모두 올라 왔다.

김연경은 닐뤼페르와 8강전에서 1, 2세트만 선발 출전했고 3세트는 준결승을 대비해 휴식을 취했다. 9득점과 공격성공률 50%를 기록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서브 리시브 점유율(31.2%)도 팀 내에서 가장 높았다.

특히 이날 경기는 주 공격수 보스코비치의 출전 여부와 몸 상태가 최대 관심사였다. 지난 19일 벌어진 2018-2019 유럽 챔피언스리그 8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부상 여파로 전력을 다하지 못하면서 4강 진출 실패의 결정적 요소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보스코비치는 이날 닐뤼페르전에서 김연경과 똑같이 1, 2세트는 선발 출전했고 3세트는 휴식을 취했다. 그러나 에자즈바쉬가 3세트에서 접전을 벌이자 막판에 다시 투입됐다.

보스코비치의 부상 상태는 '오리무중'이라는 표현이 딱 맞다. 얼굴 표정은 영락없이 아픈 선수다. 눈에 띄게 핼쑥해졌고, 몸놀림도 경쾌하지 못했다. 그러나 경기 뛰는 모습과 득점력을 보면, 큰 부상은 아닌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결국 정확히 어디가 어떻게 아픈 지에 대해서는 구단이 함구하고 있어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에자즈바쉬 사정을 수시로 체크하는 한 국내 인사는 20일 기자에게 "보스코비치가 14일 유럽 챔피언스리그 경기 이후 팀 훈련을 하지 못했다"며 "배가 아파서 복근 부위 검진을 했는데, 복근에는 이상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다른 쪽의 부상을 찾고 있다. 검사는 하고 있는데 아직 원인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연경·보스코비치... 한 명만 빠져도 '강팀' 이기기 어렵다

보스코비치의 부상과 모타 에자즈바쉬 감독의 안이한 전략은 유럽 챔피언스리그 실패와 관련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았다.

에자즈바쉬는 지난 14일 유럽 챔피언스리그 8강 PO 1차전에서 이탈리아 원정 경기였음에도 김연경(대한민국·192cm), 보스코비치(세르비아·193cm), 라슨(미국·188cm)으로 이어지는 세계 최강의 공격 삼각편대가 제대로 가동되면서 이모코 볼리에 3-0 완승을 거둔 바 있다.

때문에 19일 2차전은 모든 면에서 에자즈바쉬가 유리했다. 4강 PO 진출이 무난할 거라는 전망이 압도적이었다. 2차전이 홈 경기인 데다, 설사 패하더라도 2세트만 따내면 4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8강에 진출한 8개 팀 중 1차전에서 유일하게 3-0 완승을 거두었다. 그것도 상대가 이탈리아 리그 정규리그 1위 팀인 이모코였다. 에자즈바쉬가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건 당연했다.

그러나 2차전을 앞두고 보스코비치가 부상으로 훈련을 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보스코비치는 2차전에서 선발 출전을 하지 않고, 1~3세트까지 세트 후반에 교체 멤버로 들어갔다.

갑작스럽게 주 공격수가 빠지고 주전 라인이 변동되면서 조직력과 경기력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결국 에자즈바쉬는 1세트부터 이모코의 반격에 끌려다니다 1-3으로 패했다. 곧바로 이어진 '골든 세트'마저 10-15로 패하면서 4강 진출이 좌절되고 말았다.

김연경과 보스코비치는 에자즈바쉬의 핵심 선수다. 김연경은 세계 최고의 완성형 공격수다. 공격에서도 1~2 옵션 역할을 하지만, 서브 시리브와 디그 등 수비에서도 절대적인 부분을 담당한다. 보스코비치는 세계 최고의 파워 공격수다. 포지션이 라이트이기 때문에 리시브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어려운 볼 처리 능력이 탁월하고 높은 득점력을 발휘한다.

둘 중 한 명만 빠져도 팀 전력에 큰 타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약팀을 상대할 때는 휴식을 줘도 별 문제가 없지만, 중요한 대회에서 세계적인 강팀을 상대할 때는 두 선수가 반드시 코트에 함께 있어야 한다. 

왜 그랬을까... 아쉬운 '보스코비치 투입 시점'

모타 감독의 선수 기용도 비판이 쏟아졌다. 보스코비치의 몸 상태가 많이 안 좋으면 끝까지 투입하지 않았어야 한다. 그러나 출전시킬 생각이 있었다면, 초반부터 선발 투입해 2세트를 먼저 따고 4강 PO를 확정 짓는 방향으로 갔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1~2세트 경기 흐름으로 볼 때, 보스코비치가 초반부터 출전했다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모타 감독은 이미 점수 차가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보스코비치를 교체 멤버로 투입했다. 몸 상태가 안 좋은 선수에게 더 큰 부담을 안겨준 셈이다. 결국 경기도 패하고, 선수 보호도 실패했다.

에자즈바쉬가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조기 탈락한 반면, 터키 리그 라이벌 팀인 바크프방크와 페네르바체는 4강에 진출했다.

그러면서 올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 PO는 바크프방크-노바라, 페네르바체-이모코가 맞대결하게 됐다. 터키 리그 2팀, 이탈리아 리그 2팀이 4강에 진출하면서 양대 리그가 유럽 여자배구 최고봉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한 셈이다.

에자즈바쉬 팬들에겐 아쉬움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터리 리그 정규리그 1위 팀이 갑작스런 주 공격수 부상으로 4강 진출이 좌절됐기 때문이다.

더 중요해진 '터키 리그 왕좌'... 터키 컵서 분위기 반전 필요

에자즈바쉬가 올 시즌을 성공적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우승을 해야 하는 2개 대회가 있다. 2018~2019 유럽 챔피언스리그와 터키 리그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다. 두 대회가 중요성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건, 터키 리그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다. 그래야 진정한 터키 리그 우승 팀으로 인정받는다.

에자즈바쉬는 그동안 초호화 군단을 구축했음에도 2011~2012시즌 터키 리그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이후 지난 시즌까지 6년 동안 우승을 하지 못했다. 올 시즌은 김연경을 영입하면서 7년 만에 터키 리그 왕좌 등극을 노리고 있다. 유럽 챔피언스리그 실패로 우승 부담감이 더욱 커졌다.

터키 리그 포스트시즌 중간에 열리는 대회가 바로 '터키 컵'이다. 우승컵이 걸려 있기 때문에 모든 팀이 중요하게 여기고 전력을 다한다. 

에자즈바쉬는 지난해 11월 '터키 챔피언스컵' 대회에서 바크프방크를 꺾고, 올 시즌 첫 우승을 달성했다. 터키 컵에서 우승할 경우 2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리게 된다. 에자즈바쉬가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고, 터키 리그 포스트시즌 우승 가능성을 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에자즈바쉬-갈라타사라이의 터키 컵 준결승은 23일 오후 8시에 열린다. 승리할 경우 24일 오후 11시에 바크프방크-페네르바체 승자와 우승컵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국내 스포츠 전문 채널인 SPOTV는 에자즈바쉬의 터키 컵 전 경기를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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