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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레기를 주제로 서울숲 반상회가 열렸다.
 쓰레기를 주제로 서울숲 반상회가 열렸다.
ⓒ 원동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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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그컵과 텀블러, 도자기찻잔을 책상에 올리고 서울숲 반상회가 열렸다. 서울숲을 담당하는 서울숲컨서번시(서울숲운영조직)가 시민들과 함께 당면한 문제를 논하는 자리. 지난 3월 21일 열린 이 회의에는 지난해 서울숲 '제비논'을 경작했던 성수동 주민 등이 참여했다.

올해도 서울숲 습지생태원 부지내 '논'에서 토종벼 농사를 위한 협의차 방문해 있던 참이었다. 오늘의 주제는 '서울숲의 쓰레기(주로 일회용품)'. 서울숲에서 환경 청결 및 쓰레기를 담당하는 박상혁 매니저가 서울숲의 쓰레기 현황에 대해 말했다.

"쓰레기 종량제 봉투가 얼마나 나갔는지는 매일 체크하고 달마다도 체크한다. 5월이 제일 많다. 지난해의 경우, 우린 100리터짜리를 쓰는데 820장 나갔다. 재활용 봉투는 690여 장 나갔다. 가장 적은 1월은 체크를 못 했는데, 12월에도 종량제 봉투로 220장, 재활용 봉투 55장 나갔다. 종량제 봉투는 1년에 2천만 원, 재활용 봉투는 230만 원 예산이 책정돼 있다."

5월에 버려지는 쓰레기들은 치워도 치워도 끝이 나지 않는다. 밤중까지, 주말까지 이어지는 일이 예사다. 서울숲에서 저렇게나 많은 쓰레기가 발생하는 건, 꼭 외부방문자의 증가 때문만은 아니다. 열린 공원이다 보니, 주변의 아파트와 주택가에서도 주로 밤이나 새벽에 자전거에 싣고 와서 공원의 넓은 쓰레기 봉지에 버리고 떠난다.

"한 번은 화단을 파내고 거기 새로 식재를 하려는 작업 중이었다. 화단에서 김치 봉지가 나왔다. 꽁꽁 묶였는데 파묻은 거였다. 우리는 누가 거기 (한겨울에 김치를 보관하듯) 보관했다가 다시 오려는 줄 알았다. 쓰레기통에 혹은 쓰레기통 옆에 버리는 건 그래도 낫다. 어떤 이들은 꽁꽁 숨겨서 나무들 많은 곳 혹은 화단 구석에 버린다. 유아숲, 습지생태원처럼 한적한 곳이 피해지역이다."

도시생태의 메카 같은 곳 되어야
 
 서울숲은 서울의 대표적 생태공원이지만, 이용객들은 단순한 '유원지'로 생각한다. 서울숲 일회용품 쓰레기 문제 해소 문제는 도시서울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없을지를 가르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다.
 서울숲은 서울의 대표적 생태공원이지만, 이용객들은 단순한 "유원지"로 생각한다. 서울숲 일회용품 쓰레기 문제 해소 문제는 도시서울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없을지를 가르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다.
ⓒ 서울숲컨서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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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반상회에 참석한 '외부자들'은 나이가 적당히 든 이들이었다. (사)이랑(구 농산어촌홍보개발원)에서 온 서승현 대표나 이수련, 우현주님은 근본적인 지점을 강조했다.

"국립공원의 변화를 한번 보자. 예전에는 계곡에 가서 술 마시고, 머리 감고, 산에 텐트 치고 밥해 먹고 그랬다.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쓰레기도 여전히 보이긴 하지만 이젠 대놓고 그러진 못한다. 산은 우리의 자산이다, 국립공원을 생태의 장이다 그렇게 변했다. 서울숲 역시나 그런 곳이 되어야 한다. 윤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서울숲은 놀러 가는 공원이 아니라, 도시생태의 메카 같은 곳이 되어야 한다. 거기서부터 시작이다. 밀리면 안 된다."

소모임 '배아-도시를 경작하다' 파운더로, 서울숲 제비논의 토종벼 프로젝트를 제안한 성수주민과 고승우님은 미국의 사례를 들었다.

"상점서 커피를 줄 때, 텀블러에 QR코드를 달아서 이걸 일회용 컵 대신으로 쓴다. 텀블러는 굳이 매장에 다시 가지 않아도 숲 내에서 회수될 수 있다. 만약 약속된 장소를 벗어나고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으면 자동 과금이 된다. 도시락 같은 걸 크라프트지에 준다. 내부는 설탕 코팅이 돼 있어서 자연에서 썩는다. 그런 조직도 있다."

서울숲 반상회에 참석한 서울숲컨서번시 매니저들은 대부분 젊었다. 새해가 되면서 업무가 바뀌었거나 새로 입사한 새내기 직원들도 여럿이었다. 직원들은 은행나무 숲길, 곤충식물원으로 넘어가는 언덕에서 보는 석양을 사랑했다. 이런 곳에서 일할 수 있다니 얼마나 다행인가 하고 자주 이야기했다.

"토마토를 먹다 버리면 거기서 싹이 나고 열매가 다시 열린다"는 녹색손도 있었다. 쓰레기 문제를 관성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열심히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문화는 컨서버시라서 가능한 것 같았다. '집을 오는 손님' 같을 외부방문객들에게 그들은 어떤 말을,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한다, 이렇게 일방적으로 강조하는 대신 우린 이렇게 하고 있다고 말하고, '힙하지?' 우린 이런 실천을 해, '세련됐지?' 이러저러했거든? '따라 하고 싶지?' 이런 넛지 방식으로 하고 싶다."

"직접 일하시는 분들을 사진으로 현수막에 넣고 거기에 말풍선을 달아서 의견을 건네보자."

"서울숲에서 많은 교육프로그램이 있다. 유치원 초등생부터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서울숲에서 발생하고 있는지 함께 가서 보고 싶다. 일단 서울숲 하치장부터…"

      
'생태숲' 서울숲의 길은 여전히 어렵다
 
 서울숲의 환경정화 및 쓰레기를 담당하는 박상혁(왼편 세번째) 매니저. 재활용봉투를 생분해비닐로 바꾸려 했으나 예산의 장벽에 막혔다.
 서울숲의 환경정화 및 쓰레기를 담당하는 박상혁(왼편 세번째) 매니저. 재활용봉투를 생분해비닐로 바꾸려 했으나 예산의 장벽에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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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 매니저는 올해 비닐 재활용 봉투를 생분해 재질로 바꾸고 싶었다. 하지만 가격이 230만 원에서 650만 원으로 뛰었다. 현재의 2~3배. 결국 교체는 무산됐다.

행락철이면 서울숲엔 배달음식도 넘쳐난다. 대개는 일회용 스티로폼에 담겨와 남은 음식물들과 함께 쓰레기통에 담긴다. 이용객들은 쉽게 일회용 비닐 매트도 사 온다. 2천 원이면 살 수 있어서 한 번 앉고는 역시나 버리고 간다.

서울숲 내 편의점 역시 바깥 편의점들과 똑같이 운영된다. '친환경적으로 건강한 먹거리와 휴식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바꾸고 싶지만 소관이 다르다. 어떤 매점이 들어올 것인가를 가르는 기준은 임대료다.

서울숲에선 지난해 '도시락존'을 마련했다. 일회용 식기에 상점서 사 오거나 배달된 음식 대신 도시락을 싸 오자는 취지다. 쓰레기봉투 안에 풀과 꽃을 키우기도 했다. 이곳은 생태숲임을 알렸다.

행사와 축제의 쓰레기 처리 규칙도 다시 정비해서 단단히 고지하고 협조를 구할 생각이다. 슬쩍 찔러 행동을 바꾸려 하지만 습성은 잘 고쳐지지 않는다. 공원 이용자의 편의도, 주변상점가의 이익도 아예 모른 척하기 어렵기 때문에, 생태숲 서울숲의 길은 여전히 어렵다.

미세먼지 폭탄을 맞은 2019년의 봄. 이미 영화 <월.E>나 <인터스텔라>의 지구가 되어버린 현실 속에서, 서울숲의 5월엔 과연 노래 부를 수 있을까? '5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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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읽고 글 쓰고, 그림 그리고 사진 찍고, 흙길을 걷는다. 글자 없는 책을 읽고, 모양 없는 형상을 보는 꿈을 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