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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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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에서 이스탄불은 이역만리 이방인에게도 낯설지가 않습니다. 여기가 우리나라 서울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 위도상 한반도와 비슷하여 기온도 거의 같고, 출퇴근 시간이면 도로가 꽉 막히는 것,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는 야생화도 여기서 그대로 봅니다.

길거리 풍경도 어쩜 그리 비슷한지요. 수레에서 군밤이나 옥수수 등을 파는 모습도 똑같습니다.

그런데 터키 노점상은 밤을 굽고, 옥수수를 찌고 굽는 정성이 좀 유별나 보입니다.

어떤 젊은이가 군밤을 구워내는 게 보통 솜씨가 아닙니다. 밤의 품종이 좋은 건지, 굽는 데 노하우가 있는 건지! 공장에서 찍어낸 것처럼 예쁘고 노릇노릇 맛나게 구워냅니다. 우리나라 TV 프로 '생활의 달인'에 출연해도 될 성싶습니다. 보기 좋게 가지런히 진열한 정성이 대단합니다. 장인의 솜씨가 느껴집니다.

노랗게 익은 군밤은 금세 튀어나올 것만큼 오동통합니다.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럽습니다.

군밤 200g 한 봉지를 샀습니다. 군밤장수는 양을 정확히 저울에 달아 건네줍니다. 한두 개 덤을 줄 것을 기대했는데 어림없습니다.

군밤이 쉽게 잘 까집니다. 손에 숯검정도 거의 묻지 않습니다. 입안에서 따끈하고, 맛도 구수합니다.

어떤 수레에서는 군밤과 옥수수를 함께 팔기도 합니다. 옥수수는 구운 것도 있고, 찐 것도 있습니다. 어떤 게 맛있을까? 아내가 찐 옥수수를 샀는데, 소금을 술술 뿌려줍니다.

옥수를 베어 문 아내 표정이 마뜩잖아 보입니다.

"터키 음식은 좀 짜다고 생각했는데, 찐 옥수수도 짜네! 소금 뿌리지 말라고 할 걸!"

아내의 손이 자꾸 군밤 봉지로 향합니다.


태그:#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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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마니산 밑동네 작은 농부로 살고 있습니다. 소박한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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