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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램이 승객의 승하차로 정지시엔, 자전거와 자동차 또한 정지해야 한다.
▲ 정차하는 트램과 자전거 트램이 승객의 승하차로 정지시엔, 자전거와 자동차 또한 정지해야 한다.
ⓒ 박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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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의 생활은 차가 없으면 녹록하지 않다. 물론 대중교통으로 트램(Tram), 버스 등이 있긴 하지만 시속 20~30km로 달리는 트램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버스 또한 도로 상황의 영향을 받기에 제시간에 도착하지 않기가 부지기수이다(30분마다 오는 버스의 경우, 한 대를 놓칠 시에는 1시간을 기다리게 된다). 땅덩이가 넓다고 해도, 사람이 모이는 곳은 정해져 있기에 교통체증이 높은 것은 이곳도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들과 똑같이 차를 몰고 거리를 나오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을 선택한 사람들이 있다. 다름 아닌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도로를 달리는 자전거
▲ 자전거 도로를 달리는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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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한국에도 있다. 그러나 필자의 눈에 좀 더 흥미롭게 보인 것은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보다, 사람들이 자전거를 적극적으로 탈 수 있도록 독려하는 사회 시스템이다. 
 
멜버른의 세인트 킬다 로드.
▲ 자전거 도로  멜버른의 세인트 킬다 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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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버른을 비롯한 호주의 도시들에는 자동차와 자전거가 함께 달린다. 자동차 도로 옆에 자전거 전용 도로가 있어 많은 사람들이 출퇴근길에 자전거를 이용하며 건강도 챙기고 석유 소비도 피해간다. 

퀸즐랜드주 도로교통국은 자전거 타기로 얻을 수 있는 이익에 대해 다음과 같이 알리고 있다. 

건강의 이익 : 전문가들에 의해 권유되는 운동은 하루 30분 이상이며, 출퇴근 및 통학에 이용되는 자전거 타기는 중간에 끊어 타더라도 바쁜 일상에 실용적이고 효율적인 운동이 된다. 

환경의 이익 : 자전거 타기는 최소한의 화석 연료만을 사용하며 무공해 교통수단으로써 자전거를 제작, 정비 및 처분해야 하는 필요성을 줄인다. 출퇴근에 10km의 자전거 타기를 한다고 가정할 때, 이는 매년 1500kg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효과를 낸다. 호주 6개 도시의 교통체증과 혼잡이 매년 약 1300만 톤의 온실 가스 배출량을 차지함에 따라 러시아워의 혼잡을 줄이고 배출량을 추가로 감소시키는 데 기여한다. 

 
곳곳에 자전거 주차를 위해 설치되어 있는 자전거 거치대
▲ 자전거 거치대 곳곳에 자전거 주차를 위해 설치되어 있는 자전거 거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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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이익 : 운송은 호주에서 가장 높은 가계 지출품목인 식품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가정용 차량은 킬로당 55센트씩 소비되는 것에 비해 자전거를 구입하고 유지하는 비용은 자동차를 사고 유지하는 비용의 1%이다. 매일 10km씩 자전거로 이동하면 운송비용 (연간 운영비와 감가상각비 포함)이 연간 1700달러 절감된다. 또한 일반적으로 자전거 주차는 무료이며 자동차 주차보다는 접근성이 좋다. 

사회적 이익 : 세계 인구의 단지 10%만이 자동차를 살 수 있지만 80%의 사람들이 자전거를 살 수 있으며 자동차 소유율이 낮은 그룹의 이동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자전거 타기는 더욱 많은 사람들이 상호작용하게 하고 지역사회에 좀 더 소속감을 가질 수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탈수록 안전한 도로 확보와 환경의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

운송의 이익 : 자전거는 자동차보다 노면의 손상이 적다. 교통체증으로 인한 예상비용은 연간 50억 달러로 자전거를 이용하고 차량을 줄일 경우 막대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성인의 경우, 보행자용 보도를 자전거로 달리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 자전거를 끌고 가는 젊은이들 성인의 경우, 보행자용 보도를 자전거로 달리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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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도로 옆에 자동차 주차가 되어있는 경우, 운전자가 잘 살피지 않으면 잦은 사고가 나기도 한다.
▲ 주차 자전거 도로 옆에 자동차 주차가 되어있는 경우, 운전자가 잘 살피지 않으면 잦은 사고가 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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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위해 자전거를 선택하든 개인적인 건강을 지키기 위함이든, 네트워킹이 갖춰져 있지 않다면 선택하기 어려운 일일 것이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으로서 한국에도 일부 갖춰져 있는 자전거 도로를 달리다 갑자기, 그 길에 주차한 차량 때문에 멈춰 서서 분통을 터트리던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사이클리스트를 자동차 도로로 내모는 몰지각한 행동은 자동차 주차뿐만이 아니다. 방향 지시등을 켜지 않은 채, 갑자기 들어오는 차량들이나 갑자기 끊어지는 자전거 도로도 그러하다. 
 
자동차와 자전거가 함께 도로를 공유한다.
▲ 도로 자동차와 자전거가 함께 도로를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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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곳도 자동차와 차량이 도로를 공유하며 생긴 문제들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좁은 도로에 자전거 도로도 있고, 자동차도 주차해야 하는 도로들은, 주 정차 되어있는 차 문이 열리면서 사이클리스트의 안전을 위협하기도 한다. 그 때문에 여전히 자동차와 자전거의 도로 공존을 위한 갑론을박이 오가기도 하지만 적어도 이곳은 힘겨운 한 발자국을 뗀 듯하다. 

도시를 중심으로 자전거 도로는 잘 갖춰져 있으며 그에 따른 매너도 보편화 되어있다. 무조건 사이클리스트를 배려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각자 갖춰야 할 규칙은 엄격하여 최소한의 의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사이클리스트들도 벌금을 물게 된다. 차량과 도로를 공유하기에 헬멧은 법적으로 지켜야 하는 규칙이며 12세 이하의 사이클리스트를 보호 감독하는 목적이 아니라면, 성인은 보행자를 위한 보도에서는 자전거를 탈 수 없다. 물론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한 도로에서의 신호와 규율은 자전거 또한 동일하게 지켜야함은 물론이다. 
 
자전거 도로를 달리는 자전거
▲ 자전거 도로  자전거 도로를 달리는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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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와 석탄이 주원인인 미세먼지가 대한민국을 잠식하고 있는 것이 너무 서글프다. 미미한 힘을 보태기 위해 행동으로 나서야 하는 때이다. 그러기 위해선 편리함을 떠나 적어도 조금 더 번거롭지만 그 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옵션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편안한 자동차를 버리고 자전거로 갈아탈 수 있게 자전거 도로가 갖춰져 있어야 하는 것은 기본이며 이제부턴 도로는 공유물이라는 매너가 자리 잡는다면 많은 이들이 '행동'으로 옮기기에 도움될 것이다. 

태그:#자전거 도로 , #미세먼지 줄이기, #자동차와 자전거의 도로 공유, #호주 , #세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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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를 담은 사진에세이 [same same but Different]의 저자 박설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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