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MBC <뉴스데스크>에 출연한 고 장자연씨의 동료 배우 윤지오씨.

18일 MBC <뉴스데스크>에 출연한 고 장자연씨의 동료 배우 윤지오씨. ⓒ MBC

 
고 장자연씨 사건 관련 증인인 배우 윤지오씨와의 무리한 인터뷰 진행으로 비난을 받은 MBC <뉴스데스크> 제작진이 19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사과했다. 

18일 <뉴스데스크>는 고 장자연씨의 동료 배우이자 '장자연 문건'의 증언자인 배우 윤지오씨를 스튜디오로 초청해 생방송으로 인터뷰했다. 

이날 왕종명 앵커는 윤지오씨에게 진상조사단에게 언급한 '이름이 특이한 정치인'을 공개할 의향이 없는지 물었다. 윤씨가 신변위협과 명예훼손 피소를 우려하며 공개 거부 의사를 밝히자, 왕 앵커는 "윤지오씨가 용기를 내서 밝혀주시는 것이 장자연씨 죽음의 진실을 더 빨리 밝히는 방법일 수도 있다"며 거듭 요구했다.  

결국 윤씨는 "내가 발설할 경우 책임져 줄 수 있느냐", "이 안에서 말하는 건 몇 분이지만, 나는 앞으로도 살아가야 한다. 경찰·검찰에는 일관되게 말했으니 그분들이 밝히고 공표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하며 실명을 밝히지 않았다. 

해당 방송이 나간 뒤 MBC 의견 수렴 게시판인 'MBC에 바란다', MBC 뉴스 유튜브 채널 등에 왕종명 앵커의 인터뷰 태도를 비난하며 사과를 요구하는 글이 1500건 이상 게재됐다. 트위터 등 SNS에서 언급된 사례는 훨씬 많다. 
 
 윤지오씨 인터뷰 보도 이후 MBC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온 반응들.

윤지오씨 인터뷰 보도 이후 MBC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온 반응들. ⓒ MBC

 
누리꾼들은 왕종명 앵커의 질문이 고압적이고 무례했다고 지적했다. 신변의 위협을 토로한 증인에게, 가해자에게자 할 법한 압박 질문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법적 책임이 요구되는 민감한 발언을, 사전 협의 없이 현장 인터뷰로 끌어내려 한 시도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윤지오씨도 같은 날 자신의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실명은 언급 못 하니 질문을 삼가 달라고 말했고, 사전에 받은 질문은 하나였지만 인물에 대한 질문만 네 개를 받았다"면서 "솔직히 취조 받는 느낌이었다. 훌륭하고 좋은 앵커지만, 내 입장을 한 번만 생각해줬다면 질문의 형태는 달라졌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결국 MBC는 공식 입장을 내고 사과했다. MBC는 19일 오후 <뉴스데스크> 제작진 일동 명의의 사과문을 통해 "왕종명 앵커와 뉴스데스크 제작진은 이러한 시청자 여러분의 비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당사자인 윤지오씨에게 직접 사과했으며, 오늘 뉴스데스크를 통해 시청자 여러분께도 사과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지오씨도 다시 한 번 자신의 SNS를 통해 "뉴스 진행자로서 국민분들이 알고자 하는 질문을 위해 애써주셨을 테고 내 상황이나 정황을 제대로 모르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왕종명) 앵커가 문자와 전화로 직접 사과했다. 오랜기간 언론인으로 살아오신 분의 커리어에 본의 아니게 해를 끼쳐드린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윤씨는 "앞으로 모든 인터뷰가 목격자와 증언자의 입장을 헤아리며 진행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진상규명 촉구 회견 참석한 '장자연 사건' 목격자 윤지오 검찰 과거사위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및 '고 장자연씨 사건'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이 1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앞에서 한국여성의전화,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등 1,033개 시민단체 공동주최로 열렸다.  '장자연 사건' 목격자인 동료배우 윤지오씨가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 진상규명 촉구 회견 참석한 '장자연 사건' 목격자 윤지오 검찰 과거사위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및 '고 장자연씨 사건'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이 1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앞에서 한국여성의전화,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등 1,033개 시민단체 공동주최로 열렸다. '장자연 사건' 목격자인 동료배우 윤지오씨가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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