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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채용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서울 강서을, 사진 왼쪽)과 황교안 한국당 대표.
 KT 채용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서울 강서을, 사진 왼쪽)과 황교안 한국당 대표.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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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애는 당당하게 실력으로 들어갔고, 아무 문제 없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서울 강서구을, 전 원내대표, 3선)의 딸에서 시작된 KT 채용비리 의혹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의혹의 대상으로 새롭게 지목된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18일 경남 통영·고성 재보궐 선거 지원 현장에서 관련 질문에 불쾌해 하며 이 같이 말했다.

<한겨레>는 18일자 지면에 KT 인사 부문에서 10년 이상 일한 익명의 전직 임원과의 인터뷰를 실으면서 2009년 공채 당시 공채인원 300명 중 35명의 청탁이 있었다는 증언을 보도했다. 또한 서울남부지검은 김성태 한국당 전 원내대표 딸 이외에도 6명의 유력 인사 자제들이 특혜 채용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KT새노조가 이날 성명을 통해 '특혜 채용'의 혜택을 받은 이들로 황교안·정갑윤 의원의 이름을 거론하자, 황교안 대표는 "수사를 아무 데다가 막 하는 게 아니다, 그게 권한남용"이라면서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이어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황교안 대표는 "비리 없다, 됐나"라며 답변을 마무리했다.

KT새노조, 황교안 대표·정갑윤 의원 아들들 지목

KT새노조는 이날 긴급성명을 내고 해당 보도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정황을 제시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법무부장관이던 시절, 그의 아들은 KT 법무실에서 근무했다, 정갑윤 의원 아들은 KT 대협실 소속으로 국회 담당이었다"라는 것이다.

KT새노조는 "이쯤 되면 이것은 정상적 기업이 아니라 그야말로 권력과 유착된 정경유착복합체라고 할 수밖에 없다"라면서 "최고 경영진의 정치적 보호막 수단으로 전락한 KT의 채용비리의 결과, 경영진은 본질적으로 힘써야 할 통신경영에 소홀했고 그 결과가 아현 화재로 인한 통신대란"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낙하산 KT경영진의 정치적 줄대기와 그 수단으로 전락한 채용비리 그리고 그 결과로서의 통신경영 소홀과 통신대란은 결코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이번 기회에 KT채용비리를 매개로 한 KT경영진의 귄력유착을 발본색원해야 함을 강조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 검찰은 김성태 딸 특혜채용을 넘어 KT 채용비리 전반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라 ▲ 국회는 4월 4일로 예정된 청문회를 확정하고 청문대상을 채용비리를 포함한 KT 경영 전반으로 확대하라 ▲ KT 이사회는 채용비리 자체조사를 즉각 실시하라 등 세 가지를 요구했다.

정의당 "자유한국당은 기생체, KT는 비리의 숙주"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KT 채용비리가 자유한국당 전체로 번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최 대변인은 "김성태 의원의 가족기업이라고 생각했던 KT가 사실은 한국당의 일자리 텃밭이었다"라면서 "이 문제는 의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당이 기생체로, KT는 비리의 숙주로 살아온 끔찍한 정경유착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꼬집었다. 그는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라고도 덧붙였다.

최석 대변인은 이어 "작년 겨울 KT 아현지사에서 발생한 화재는 결국 이러한 부실기업의 단면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며 "수년간 쌓인 비리에 국민의 통신시설까지 휘청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썩을 대로 썩어버린 기업의 배후에서 한국당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그 의혹의 뿌리가 어디까지 뻗어 있는지 제대로 규명해야 한다"라면서 "곧 있을 KT 청문회에서는 화재사고뿐 아니라, 채용비리와 불법정치자금 등 KT의 총체적 부실을 반드시 다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한국당 "끊이지 않는 음해 생산... 부당한 영향력 행사 없어"

한국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18일 논평을 통해 "황교안 한국당 대표에 대한 끊이지 않는 음해 생산이 계속되고 있다"라면서 "떨어지는 지지율과 민심이반을 '카더라 낭설'로 어찌해 보려는 것인지, 이제는 아들의 정당한 KT 근무까지 부당하게 문제 삼고 나섰다"라고 주장했다.

전 대변인은 "황교안 대표는 2011년 8월 공직에서 퇴임했다, 아들이 KT에 입사한 것은 그 이후인 2012년 1월이다, 사내 법무팀으로 이동한 것은 2013년 1월"이라면서 "황교안 대표가 법무부장관으로 취임한 것은 2013년 3월이다, 아들의 KT 입사와 보직배정은 모두 황 대표가 사인으로 있을 때로 공직을 통한 어떠한 부당한 영향력 행사도 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더욱이 당시 황 대표의 아들은 KT를 포함 5개 대기업의 채용에 합격했고, 이 중 KT를 선택해 입사한 것"이라며 "법무부장관,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이미 명명백백 사실이 밝혀진 사안이다, 이것이 팩트다"라고 강조했다.

정갑윤 의원 역시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차남은 2004년 KT에서 진행된 '5급 신입사원 공채'에 지원해 일련의 채용과정을 통해 입사해 현재 15년째 근무 중"이라면서 "2004년 당시는 노무현 정부가 집권한 상황에서 입사과정과 관련해 그 어느 누구에게도 채용부탁을 하거나 압력을 행사할 수도 없었고, 그런 행사를 하지도 않았다"라고 해명했다.

태그:#KT, #자유한국당, #정의당, #황교안,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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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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