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개봉된 영화 <박열> 주연 최희서 배우

일본에서 개봉된 영화 <박열> 주연 최희서 배우 ⓒ 최희서 배우 페이스북

 
지난 2월 16일 일본에서 개봉한 영화 <박열>(일본판 제목 <가네코 후미코와 박열>)이 일본 예술상영관을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장기 상영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연배우 최희서는 15일 SNS를 통해 일본 내 반응을 전했다.
 
최희서는 "14일 하루동안 도쿄-나고야-교토-오사카로 이동하며 무대 인사를 마쳤다"면서 "도쿄 상영관인 이미지포럼의 경우 평일 오전에 매진이었고, 40석이 전부인 나고야 시네마테크에서는 82명의 관객들이 찾아 절반 이상이 2시간 동안 서서 볼만큼 열기가 뜨거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가끔은 영화가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고 믿고 싶다. 작은 움직임이 큰 움직임으로 개봉 초 20개관에서 현재 40개관을 확보하기에 이르렀다"며 "영화 <박열> 은 종영일자 미정으로 일본 단관영화관 및 예술영화관에서 대 흥행중이고, 이번 주로 일본 관객 1만명 돌파했다"고 덧붙였다.
 
"지금의 흥행이 의미 있어"
 
 <박열> 상영 후 일본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최희서 배우

<박열> 상영 후 일본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최희서 배우 ⓒ 최희서 배우 페이스북

 
일본 매체의 보도와 SNS 등에 올라온 관객들의 글에 따르면 최희서 배우는 관객과의 대화에서 "(한일 관계가) 어려운 시기에 개봉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이 영화는 결코 반일 영화가 아닌 권력에 맞서는 가네코 후미코와 박열의 공동 투쟁을 그린 영화로, 국경을 초월한 러브 스토리와 투쟁"을 강조했다.
 
최 배우는 말을 잇던 중 잠시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일부 관객은 이를 동영상으로 SNS에 올리기도 했다. 최희서 배우는 관객들의 응원과 성원의 목소리가 이어지자 "들으면서 더 울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는데, "일본에서 일본어로 이야기하는 난생 처음 무대 인사고, 감독 없이 혼자 오는 것도 처음"이라며 "영화를 보지 않은 관객들에게 추천을 부탁한다"는 말로 눈물의 인사를 끝냈다.
 
나고야 시네마테크에서 영화와 최희서 배우의 무대 인사를 본 한 관객은 "관객들이 울거나 웃거나 박수를 쳤다"면서 "정직한 감정을 풀어낸 매력이 있는 영화임을 재확인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관객은 "감옥과 재판이라는 불편한 상황에서 가네코 후미코의 박열을 향한 벅찬 사랑을 표현한 표정이 매우 인상적이다"며 "최희서 배우가 '이 표정 연기는 대본에는 없었던 것이었는데, 이제훈 씨와 상의해 연기한 것'임을 밝혀주었다"고 전했다.
 
일본이 갖고 있는 병의 원인을 보여줘
 
 <박열> 상영 후 일본 관객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최희서 배우

<박열> 상영 후 일본 관객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최희서 배우 ⓒ 최희서 배우 페이스북

 
<박열>이 천황제를 비판하는 내용이 있어 개봉 초반 일본 극우단체들이 상영관 앞에서 욱일기를 들고 상영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으나, 영화을 직접 관람한 일본 관객들의 평가는 대체로 호의적이다. SNS에는 이들의 솔직한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너무 많이 울어 극장에서 나왔을 때 배가 고팠다"던 관객은 "영화를 볼 수 있어 감사했고 결혼의 의미를 처음 깨달았다"고 밝혔다.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지만, 일본인으로서 마음의 고통을 갖게 된 것들이 있었는데, 그것에 대해 많이 몰랐다가 알게 돼 좋았다"는 반응을 올린 관객도 있었다.
 
"일본이라는 나라의 '병의 근원'을 멋지게 보여주는 드문 영화"라는 "찬사와 함께 화내는 사람도 있을 것이지만 영화에서 그린 일본이 만들어 낸 병의 원인과 증상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는 자성적 반응도 눈길을 끈다.
 
일본어를 현지인 수준으로 구사하는 최희서 배우의 호감도 영화 흥행에 작용하는 모습이다. "일본인 캐릭터를 연기한 한국인 배우들의 일본어 연기 레벨이 상당히 높다"며 "한국영화에 확연히 한 획을 긋는 작품으로 가네코 후미코역의 최희서는 완전히 일본 배우인 줄 알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최희서의 무대 인사가 좋았다고 밝힌 관객은 "일본어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모습에 반했다"면서 "관객과 함께 사진을 찍어주는 팬 서비스도 좋았다"고 덧붙였다.
 
영화를 본 관객들에게 <박열>은 대체로 반일영화라는 인식보다는 "양국 역사관의 차이를 정리될 수 있는 작품"으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박열 최희서 가네코 후미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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