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LG 트윈스는 올시즌 타순 변화를 도모한다. LG의 중심 타선, 주로 3번 타순을 지키던 최고참 박용택이 2019시즌 6번 타순에 배치된다. 그는 이미 시범경기에서 꾸준히 6번 타자로 출전하고 있다. 

지난해 박용택은 타율 0.303 15홈런 76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828을 기록했다. 10년 연속 3할 타율은 물론 159안타로 7년 연속 150안타 이상도 달성했다. 양준혁(전 삼성)이 보유했던 통산 최다 2,318안타도 6월 23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 전에서 넘어섰다. 기록만 놓고 보면 박용택이라는 이름값에 걸맞는 활약을 펼친 한 해였다.
  하지만 박용택은 정규 시즌 막판인 9월말 좌익수 수비에 나서다 허리 통증을 호소해 보름 가까이 결장했다. 치열한 5위 싸움을 벌이던 LG는 박용택의 이탈로 인해 더욱 타선이 헐거워질 수밖에 없었다. 박용택이 더 이상 외야 수비에 나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도 현실이 되고 말았다. 

지난해 박용택의 득점권 타율은 0.285로 자신의 시즌 타율(0.303)에 미치지 못했다. 한 시즌 동안의 득점권 타율만 놓고 타자의 전반적인 클러치 능력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최소한 지난 시즌 박용택이 득점 기회에서 예년에 비해 부진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박용택은 21개의 병살타로 팀 동료 유강남과 함께 병살타 리그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렸다. KBO리그에서 지난해 20개 이상 병살타를 기록한 타자는 박용택과 유강남, 둘 뿐이었다. 2005년 43개의 도루로 도루왕 타이틀을 차지한 바 있는 박용택이지만 더 이상 주력이 예전 같지는 않다. 

▲ LG 박용택 최근 7시즌 주요 기록
   
일각에서는 그가 최다 병살타의 불명예에 이름을 올린 것은 주력뿐만 아니라 타격 메커니즘에서 약점을 노출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2012년을 기점으로 6년 동안 매해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을 2.4 이상 기록했던 박용택의 2018년 WAR은 1.1에 그쳤던 이유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2020시즌 뒤 은퇴를 선언한 박용택의 6번 배치는 류중일 감독이 삼성 라이온즈 사령탑 시절 은퇴를 앞둔 이승엽을 6번 타순에 배치한 의도와 흡사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베테랑 타자를 6번 타순에 배치해 부담을 줄이는 대신 중심 타선을 젊은 선수들에 맡겨 팀의 미래를 바라보는 용병술이다. 

하지만 은퇴 시즌이었던 2017년까지 이승엽은 거포의 명성을 잃지 않고 24홈런을 터뜨렸으며 장타율은 무려 0.517을 기록했었다. 시즌 20홈런 이상을 달성한 바 없는 박용택은 이승엽과는 결이 다른 타자라 할 수 있다. 박용택은 장타보다는 타격의 정확성을 추구할 때 보다 좋은 결과를 내는 유형이다. 
   
류중일 감독의 박용택 6번 배치가 결실을 맺기 위한 또 다른 조건이 있다. 외국인 타자 조셉의 연착륙이다. 그가 4번 타자를 맡아 해결사 노릇을 하며 타선의 중심을 잡아야만 박용택이 다시 중심 타선으로 '소환'되지 않을 수 있다. LG 역대 외국인 타자의 '흑역사'를 조셉이 끊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다. 

2002년 프로에 데뷔한 박용택은 LG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산증인이다. 그의 유일한 목표는 은퇴 전에 현역 선수로서 우승 반지를 거머쥐는 것이다. '6번 타자' 박용택이 오랜 우승 꿈을 올해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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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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