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4대강사업 조사·평가 기획위원회가 2월22일에 발표한 '금강과 영산강의 보 처리 방안'을 계기로 긴급 기획 '삽질의 종말'을 시작합니다. <오마이뉴스>는 4대강 사업을 소재로 한 최초 다큐멘터리 영화 <삽질>을 제작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에 개봉합니다. 오는 4월경에는 단행본 <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오마이북)이 출간될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회원으로 가입해서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편집자말]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
ⓒ 김종술

관련사진보기


여기 두 명의 학자가 있다. 환경단체들로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함께 4대강 부역자 스페셜급(S급)에 오른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와 지난 10여 년 동안 4대강사업을 줄기차게 반대해온 정민걸 공주대학교 환경교육과 교수이다.

박 교수는 이 전 대통령이 "국운융성-녹색뉴딜 프로젝트"라면서 한반도대운하를 공약으로 내걸 때부터 함께해왔고, 이 전 대통령 임기 때 환경과학연구원 원장을 지냈다. 정 교수는 한국생태학회 전 하천생태보전위원장이며 <진짜 보수의 4대강 이야기>의 저자이다.
 
 정민걸 공주대 교수
 정민걸 공주대 교수
ⓒ 김종술

관련사진보기


이 두 학자는 최근 4대강조사평가기획위원회의 '금강-영산강 보 처리방안'을 놓고 찬반 의견이 첨예한 공주 지역의 행사에 참석했다. 박 교수는 지난 8일 '공주보 철거 반대 투쟁위'가 주최한 열린 토론회, 정 교수는 지난 11일 '공주보진실대책위원회'가 주최한 시민 토론회에 나왔다. 정 교수는 박 교수가 강연에서 말한 내용을 반박하는 방식으로 발제했다.

<오마이뉴스>는 각각 다른 토론회에서 두 명의 학자들이 한 말을 발췌하고 추가 인터뷰 등을 통해 보 철거를 둘러싼 논쟁으로 재구성했다. 최근에도 금강 지역에서 가짜 뉴스와 정보들이 무분별하게 쏟아지면서 지역 주민들 간 불신의 원인을 제공하고, 정치적으로도 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 과연, 누가 학자적 양심과 영혼을 팔고 있는 것일까?

[보는 환경적인가?] 쓰레기 청소 vs. 퇴적물 부패
 
 지난 8일 ‘공주보 철거 반대 투쟁위’가 주최한 열린 토론회. 500여명의 농민과 주민들이 참석했다.
 지난 8일 ‘공주보 철거 반대 투쟁위’가 주최한 열린 토론회. 500여명의 농민과 주민들이 참석했다.
ⓒ 김종술

관련사진보기


박석순 교수는 "보의 환경적 기능은 수질 개선이고 쓰레기를 청소하는 것"이라며 4대강사업의 보가 4대강의 수질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민걸 교수는 "보는 지천에서 양수를 위해 작은 웅덩이를 만드는 시설인데 국지적인 부영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 하수처리장에 비유하면서 보의 환경성을 강조한 박 교수의 이야기부터 들어보자.

"1800년대 말에 강의 보를 만드니까 물이 맑아진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 원리는 하수처리장에서 볼 수 있습니다. 물을 고이게 해서 맑아지게 하는 원리입니다. 물이 차 있으니까 희석이 되고, 그 다음에 여러 가지 물질이 가라앉는 침강현상으로 맑은 물을 만들 수 있습니다. 바닥에 쓰레기가 쌓이게 하는 거죠." (박석순 교수)

"지금 팔당댐에 가면 8대의 배가 쓰레기를 걷어 올리고 있어요. 만약에 팔당댐에서 이런 식으로 쓰레기를 안 걷어 올리면 한강물은 아주 쓰레기 둥둥 떠다니고 아주 물이 더러워질 겁니다." (박석순 교수)

하지만 정 교수는 박 교수의 위 말에 대해 "모두 터무니없다"면서 "수질에서 문제가 되는 질소나 인은 모두 물에 녹아 있는 것으로 침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교수의 반론을 들어보자.

"물을 가두어 양을 늘린다고 희석된다는 것은 억지주장입니다. 오염물질이 없는 증류수를 넣지 않는 한 희석될 수 없어요. 보로 막힌 물에서는 낙엽이나 분비물 등 유기물이 바닥에 가라앉고 이게 부패하면서 용존산소를 소모해 바닥을 무산소에 가깝게 만들어 버립니다. 이 과정에서 질산염이나 인산염 이온이 용출되어 가둔 물의 질소와 인 농도도 높아지죠." (정민걸 교수)

정 교수는 "팔당댐에서 걷어 올리는 쓰레기는 이 댐이 없다면 한강 수중보나 하구에서 수거하면 될 뿐"이라면서 "수질에 문제가 되는 것은 배로 걷어 올릴 수 있는 떠 있는 쓰레기가 아니라, 물에 녹거나 바닥으로 가라앉는 유기물"이라고 말했다.

[강바닥 펄의 가치는?] 위대한 자연현상 vs. 시궁창이 위대하다?

4대강사업 이후 16개 보 상류에 펄이 쌓였다. 그 펄 속에 실지렁이와 붉은 깔따구 등 4급수 지표종들이 창궐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아주 위대한 자연현상"이라고 추켜세웠고, 정 교수는 "더러워졌다는 것을 쉽게 알게 해주는 위대한 자연현상"이라고 반박했다. 누구 말이 옳은 것일까?

우선 박 교수는 "바닥에 펄이 생겼다고 난리를 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아래와 같은 PPT 자료를 띄워놓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시궁창처럼 유기물이 오염된 곳에 번성하는 실지렁이가 오염물질 청소동물이라고 주장하는 박 교수의 슬라이드.
 시궁창처럼 유기물이 오염된 곳에 번성하는 실지렁이가 오염물질 청소동물이라고 주장하는 박 교수의 슬라이드.
ⓒ 박석순

관련사진보기

 
"바닥에 실지렁이라든지 붉은 깔따구가 생기는데 이건 청소동물입니다. 흙에 있는 지렁이는 썩은 낙엽 같은 것을 다 먹어치웁니다. 펄이 생기면 실지렁이가 있고, 이 실지렁이는 물고기의 먹이가 됩니다. 물고기가 굉장히 좋아하는 게 지렁이죠. 우리가 낚시를 할 때도 지렁이를 씁니다. (중략) 쓰레기를 청소하는 위대한 자연현상으로 볼 수 있죠." (박석순 교수)

하지만 다음은 이에 대한 정 교수의 반박이다.

"실지렁이와 붉은 깔따구는 하천바닥이 유기물로 과다하게 오염되어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도 살 수 있는 오염내성종입니다. 썩은 하천바닥에서 다른 생물은 없을 때 홀로 번성하는 세계적으로 인정된 오염지표종이죠. 오히려 금강바닥이 썩었고 인 등이 용출되어 수질을 악화하고 녹조가 번성하게 될 여건이 마련됐다는 것을 쉽게 알게 해주는 위대한 자연현상입니다. 실지렁이와 깔따구가 많은 시궁창을 우리는 깨끗하고 위대하다고 말하지는 않죠." (정민걸 교수)

정 교수는 박 교수가 말한 '자정현상'에 대해서도 "한마디로 말하면 궤변"이라고 일축했다. 정 교수는 "자정현상은 박 교수의 말처럼 실지렁이나 붉은 깔따구가 청소하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라, 오염물질이 유입되는 하천에서 상류의 깨끗한 물과 산소가 계속 흘러들어와 섞일 때 미생물 활동 등으로 오염물질 유입구에서 멀어질수록 물이 맑아지는 것을 말한다"고 밝혔다.

[보 세우기 이전과 이후의 수질] 좋아졌다 vs. 궤변 같은 논문
 
 4대강사업이 시작된 2009년을 사업 전의 기준으로 하여 보가 준공되고 물길이 막힌 시점인 20012년과 2013년만 사업 후로 비교하며 4대강사업(보 건설)으로 수질이 개선되었다고 하는 박 교수 논문을 보여주는 슬라이드.
 4대강사업이 시작된 2009년을 사업 전의 기준으로 하여 보가 준공되고 물길이 막힌 시점인 20012년과 2013년만 사업 후로 비교하며 4대강사업(보 건설)으로 수질이 개선되었다고 하는 박 교수 논문을 보여주는 슬라이드.
ⓒ 박석순

관련사진보기

 
위의 화면은 박 교수가 "4대강사업 이후 금강의 수질이 좋아졌다"는 근거를 제시한 자신의 논문이다. 최근 보수 언론과 경제지들도 이 논문을 언급하면서 4대강사업 이후의 수질이 좋아졌다는 내용의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박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도 "올 1월에 게재된 논문으로 석사과정 학생들과 쓴 것"이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금강과 다른 강을 비교했습니다. 금강은 보를 세웠고, 다른 곳은 세우지 않았습니다. 두 개를 비교하니 여기(보를 세우지 않은 곳)는 변화가 없어요. 그런데 금강은 획기적으로 변화했어요. 외국에서 심사를 했고 논문을 통과시켰습니다. 입증이 된 거죠. 이 논문이 나오고 난 뒤에 조선일보도 이런 식으로 나왔고, 뉴데일리, 또 문화일보 같은 데에서 아주 중요한 논문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박석순 교수)

박 교수 연구팀 논문의 골자는 강연회에서 언급한 것과는 다소 다른데, 크게 세 가지다. ① 4대강 사업이 진행되기 전인 2009년 금강 하류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은 3.50PPM에서 4대강 사업 이후인 2013년에는 2.17PPM으로 38% 개선됐다. ②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은 8.00PPM에서 5.86PPM으로 26.8%, 총인(TP)은 0.153PPM에서 0.064PPM으로 58.2% 개선됐다. ③ 녹조를 나타내는 클로로필a(Chl-a) 농도는 55.81㎎/㎥에서 29.23㎎/㎥로 47.6% 개선됐다.

하지만 정 교수는 시민토론회에서 우선 박 교수 연구팀이 분석에 사용한 시기 문제부터 지적했다.

"박 교수 논문은 2009년을 사업 전 기준삼아 2012년과 2013년만을 사업 후라고 비교하면서 수질이 개선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이전과 이후의 자료를 보여주지 않은 이유는 뭘까요? 총인농도가 상당히 높지만 녹조가 발생하지 않은 2002-2007년을 사업 전 자료로 이용하면 총인농도보다 물의 정체가 녹조발생에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2014년부터는 수질이 계속 악화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니 사업 후 자료로 비교하지 않았겠지요." (정민걸 교수)

결국 정 교수는 "의도된 목적을 위해 시기별 자료를 취사선택한 궤변 같은 논문"이라고 일축하면서 아래와 같은 자료를 제시했다.
 
 2005년부터 2018년까지 14년간 환경부 수질측정망 자료에 의한 공주보 직상류 수질변화를 보여주는 정 교수 슬라이드.
 2005년부터 2018년까지 14년간 환경부 수질측정망 자료에 의한 공주보 직상류 수질변화를 보여주는 정 교수 슬라이드.
ⓒ 정민걸

관련사진보기

 
"녹조 발생에 중요한 총인농도와 녹조 발생과 상관관계가 있는 클로로필a 농도를 따져봅시다. 환경부 수질측정망 자료에 따르면 2007년까지 총인농도가 상당히 높게 유지되고 있지만, 조류발생이 심하지 않습니다. 2008년부터는 총인농도가 떨어지고 있어요. 4대강사업 이전이기에 보의 영향으로 볼 수 없죠. 원인은 당시 수질 개선을 위해 축산폐수 등 하・폐수 유입에 대한 강한 규제가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008년과 2009년에는 클로로필a 농도가 높아졌습니다. 이는 2008년과 2009년 연이은 가뭄 때문에 둔치 부분의 웅덩이 등에서 녹조가 발생하면서 유출된 조류 때문에 클로로필a 농도가 높아진 것입니다. 4대강공사 기간에는 총인농도는 계속 떨어졌고 조류 발생도 심하지 않습니다. 하・폐수 처리를 지속적으로 강화했고(총인농도 감소), 아직 물길이 막히지 않았고 공사로 탁도가 높아 조류가 성장하지 못해(낮은 클로로필a 농도) 그런 것으로 해석됩니다." (정민걸 교수)


정 교수는 "4대강사업이 준공되고 1~2년 지난 2014년부터 총인농도가 꾸준히 올라가고 클로로필a 농도는 녹조 발생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이는 보로 막힌 물에서 유기물이 퇴적되어 용해성 인산염 이온이 용출되기 때문에 하・폐수를 고도 처리까지 했지만 총인이 꾸준히 올라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총인농도가 2005~2007년보다 현저히 낮은 농도임에도 불구하고 2014년부터 녹조가 발생하는 것은 보 때문에 물이 흐르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보 해체 또는 수문을 다시 열면?] '개천성' 회복 vs. 하천 생태계 기본도 모른다

4대강사업 이후 변화된 생태계에 대한 해석도 두 교수는 엇갈렸다. 박 교수는 4대강사업 이전에 금강과 영산강에서 발견됐던 암수 한 몸 기형물고기 사례를 제시하면서 "큰 강에는 물이 많아야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는데, 반대로 물을 빼야지 건강하다고 말하는 것은 정신이 나가도 한참 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보로 흘러 들어오는 물이 어떤 물이에요. 대전시에 하수처리장이 있어요. 그 위에 충주가 있어요. 충주 그 위에 각종 하수처리장에서 내려오는 물을 이런 식(세종보 수문개방)으로 지금 열어놓으면 물고기가 엄청나게 피해를 봐요. 물고기뿐만 아니고 개구리 등 모든 생물들이 엄청 피해를 봐요. 그래서 물을 채워가지고 빨리 섞어줘야 돼요. (중략)

(환경부가 수문 개방 이후) 영산강 승천보에 맹꽁이가 나오고, 공주보에는 무슨 표범장지뱀이 나왔다고 하면서 생태계가 살아났다고 하는데, 완전 잘못된 생각입니다. 지천에 사는 생물이 따로 있고 본류에 사는 생물이 따로 있어요. 맹꽁이는 (지천을 가리키며) 이런 데서 살아야 돼요. 물을 빼니까 지천에 있는 것들이 본류로 내려온거에요. 이래놓고 이 사람들(4대강조사평가기획위원회)이 자연성 회복이라고 하는데, 이건 '개천성 회복'입니다." (박석순 교수)


하지만 정 교수는 박 교수의 주장에 대해 "하천생태계에 대해 기본적인 사실도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말했다.

"4대강사업 이전부터 하수처리장 방류 기준을 강화했기 때문에 2013년 4대강 대형보로 물이 완전히 막히기 전까지는 총인 등 오염물질 농도가 낮아졌어요. 4대강사업을 하면서 기준을 더욱 강화했고 4대강을 보로 완전히 막은 2013년부터 처리비용도 늘였지만 농도는 높아지고 있습니다. 4대강사업으로 물길을 막아 갇힌 물에 오염물질이 농축되고 있기에 기형물고기 등이 더 잘 생기는 상태가 된 겁니다." (정민걸 교수)

정 교수는 큰 강에 물이 많아야 한다는 박 교수의 말에 대해 "유럽의 운하를 보고 그런 말을 하는 것 같은데, 운하는 자연 생태계가 아니라 배를 띄우기 위한 수로"라 말했다. 또한 맹꽁이나 표범장지뱀이 '지천 생물'이라는 박 교수의 주장에 대해 "지천이든 본류든 강가에 발달한 둔치나 습지에 맹꽁이가 서식하고, 모래톱의 풀이 자라는 사구에 표범장지뱀이 산다"고 말했다.

[녹조라떼] 녹조가 고맙다 vs. 강 부패의 주범
 
 조류를 배양하여 다양한 목적의 연구를 하고 있고, 적은 양의 바이오-연료가 생산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박 교수의 슬라이드.
 조류를 배양하여 다양한 목적의 연구를 하고 있고, 적은 양의 바이오-연료가 생산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박 교수의 슬라이드.
ⓒ 박석순

관련사진보기

 
4대강사업 이후 '녹조라떼'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강의 상태는 심각해졌다. 하지만 박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녹조가 왜 고마운지를 말씀 드리겠다"면서 녹조의 효용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들판에 가면 풀이 자라야만 벌레도 먹고 새도 먹습니다. 이게 육상 생태계의 기본 원리예요. 강과 호수는 식물성 플랑크톤이 자라야 합니다. 조류입니다. 그래야만 물고기가 먹고 물벌레도 먹는 거죠. (중략) 그런데 조류와 녹조를 혼용을 해서 말하고 언론이 그걸 잘못 받아써서 오해를 하게 만들어놨어요." (박석순 교수)

박 교수는 "영국, 호주, 중국, 일본, 미국 등 지금 세계 곳곳에서 녹조가 나오는 데 외국에서는 이걸 아주 유용하게 쓸 수 있도록 이용한다"면서 '녹조 비료' ' 녹조 플라스틱' '녹조 에너지로 가는 차' 등의 사례를 열거했다.

"녹조 플라스틱은 왜 일반 플라스틱보다 좋으냐? 녹조로 만든 플라스틱은 생물이어서 분해가 잘 됩니다. 이 녹조 플라스틱을 굉장히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전 세계적으로 녹조 제품을 만들려고 연구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지금 뭐합니까? 외국에서는 플라스틱을 환경적으로 대체해서 효과를 얻고 있는데, 우리는 계속 녹조 욕만 하고 있어요. 이래서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겠습니까?" (박석순 교수)

박 교수의 이 말이 끝나자 청중석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박 교수는 이어 "온실에서 녹조를 키우고 많은 녹조를 생산해서 바이오 플라스틱 에너지, 화장품 등을 연구하기도 한다"면서 "우리에게는 앞으로 굉장히 중요한 가치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처럼 물이 빠르게 흐르는 강에서는 진정한 조류가 정착하지 못하는 것이 생태학적 진실”이라며, 세계적으로 저명한 하천생태학 교과서의 구절을 인용ㆍ확증했다.
 우리나라 하천과 같이 빠르게 흐르는 강은 진정한 조류가 정착할 수 없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는 세계적 하천생태학 교과서를 인용하고 있는 정 교수의 슬라이드
ⓒ 정민걸

관련사진보기

 
하지만 정 교수는 "박 교수는 4대강에 녹조가 생긴다는 것을 자랑처럼 말하면서 녹조로 친환경 제품을 만들자고까지 주장하고 있다"면서 다음과 같이 반박했다.

"조류는 물이 정체된 호소에서 번성합니다. 우리나라처럼 물이 빠르게 흐르는 하천에는 조류가 번성할 수 없어요. 물의 흐름이 느려지는 중하류의 경우, 가물 때 국지적으로 물이 정체되는 소에 녹조가 형성되기도 했어요. 하지만 4대강사업 이후에는 강 전체에 녹조가 발생하고 있어요. 매년 번성했던 녹조는 침강하여 바닥에서 부패하면서 용해성 질산염과 인산염을 용출하고 있습니다. 녹조의 발생 원인인 인이 갇힌 물에서 무한순환하게 된 것입니다." (정민걸 교수)

정 교수는 또 "박 교수는 통제된 환경에서 목적에 맞는 특정 종의 조류만을 배양하여 바이오-연료, 바이오-플라스틱 등을 연구하는 것을 조류가 유용한 예로 들면서 녹조가 유용한 것으로 호도하고 있다"면서 "4대강에서 생기는 녹조는 온갖 조류 종들이 범벅이 되어 있어서 보로 물길이 막힌 강을 더욱더 썩게 할 뿐 유용성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후기] 두 토론회의 상반된 분위기

박석순 교수의 강의 장소는 공주 문예회관이었다. 500여 명이 참석했다. 기자가 앉은 뒤쪽의 노인들의 대화에서 "왜 오늘 OOO은 이장이 오라고 했는데 안 왔지"라는 말이 들렸다. 이날 행사는 '공주보 철거 반대 투쟁위'가 주최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행사 공간을 예약한 곳은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실이었다. 의정보고회 명목이었다. 당일에서야 토론회 공간 임대 명의를 투쟁위로 바꿨다.

박 교수가 참석한 토론회에 물론 정진석 의원은 참석했다. 정 의원은 강의가 끝난 뒤 이어 마련된 '열린 토론회' 중앙 무대 위에 올라가서 시민패널들과 함께 앉았다. 청중 중에서 몇 명이 정 의원의 발언이 끝나면 먼저 박수를 쳐서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다른 당 소속 국회의원이 시민패널 대신 그 자리에 앉았다면 선거철 '후보자 토론'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

이날 박 교수가 연단에 서자마자 한 말은 이랬다.

"아, 반갑습니다. 평소에 제가 아주 존경하는 정진석 의원님을 모시고... 저로서는 굉장히 영광입니다."
 
 '공주보진실대책위원회'는 11일 오후 공주시청 대회의실에서 '공주보의 진실을 함께 나누는 시민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발제를 하고 있는 공주대 정민걸 교수.
 "공주보진실대책위원회"는 11일 오후 공주시청 대회의실에서 "공주보의 진실을 함께 나누는 시민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발제를 하고 있는 공주대 정민걸 교수.
ⓒ 오마이뉴스 장재완

관련사진보기

 
정 교수가 발제를 한 곳은 공주시청 대회의실이었다. 공주보진실대책위원회가 주최한 행사였고, 공주보 철거를 주장하는 환경단체와 공주시민, 공주보 철거를 반대하는 투쟁위원회 관계자와 공무원, 시의회의원, 금강유역 주민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토론회에 앞서 류근복 공주보진실대책위원장은 "진실이 어떤 것이지 알기 위해서 오늘 이 자리가 마련됐다"면서 "공주보 문제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시간이 되기를 원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충남연구원 김영일 박사는 그동안 조사하고 분석한 금강의 수질과 수생태 변화 데이터를 제시하면서 '가짜 뉴스'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정치 토론장을 연상케 했던 박 교수의 강연장의 분위기와는 달리 학술 발표회 같았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정민걸 교수의 첫 마디도 박 교수와는 달랐다.

"4대강 사업은 홍수예방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했는데, 이는 거짓말입니다."

누가 학자의 양심을 팔고 있을까?

댓글63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35,000 응원글보기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누구나 행복해지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자!

시민기자들과 함께 상식적인 사회를 만들고 싶은 오마이뉴스 기자입니다. 10만인클럽에 가입해서 응원해주세요^^ http://omn.kr/acj7

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 향을 묻혀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