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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서울 영등포구 인근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14일 서울 영등포구 인근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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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도 기업 안에서 일생을 바쳐 일한 사람들입니다. 이들의 의견을 조금 더 존중할 필요가 있죠. 기업 이사회에서 (노동이사제 도입을) 더 검토하면 어떻겠느냐는 것이 (금융감독원의) 기본 취지입니다."

14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말이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신년 오찬간담회'에서 그는 "이사회의 의사결정 과정과 관련해 사외이사들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했다. 윤 원장은 "그런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법 중 하나가 회사의 내부사정을 잘 알면서도 경영진과 생각이 조금 다른 이사들을 이사회에 포함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은 조금 이르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공기업은 기획재정부에서 (관할)하고 있다"며 "(노동이사제 관련) 기재부 쪽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고 윤 원장은 덧붙였다.

"키코사태 조사 대략 정리, 분조위 올릴 것"

또 윤 원장은 지난 2008년 불거진 '키코사태'에 대한 조사가 거의 마무리됐으며, 곧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에서 이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키코(KIKO: Knock-In, Knock-Out)는 원-달러 환율(아래 환율) 변동폭이 클 때 환율이 일정범위 안에서 움직이면 미리 정한 환율로 달러를 팔 수 있는 파생금융상품을 말한다.

지난 2007년 말 은행들은 키코를 '환헤지(위험회피)'가 가능하고, 수수료가 0원인 상품으로 소개하며 수출기업들에게 판매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환율이 900원대에서 1500원까지 폭등하자 계약한 돈의 2~5배를 물어주게 된 700여 개 중소·중견기업들이 큰 손실을 보거나 파산했다.

윤 원장은 "4개 (피해)기업이 재조사를 신청해 이를 살펴봤다"며 "기업 쪽 주장들을 가지고 은행과도 접촉해 나름대로 정보를 확보했고, 법률자문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략 정리가 돼 크게 늦지 않은 시간 안에 분쟁조정으로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암보험, 대형 보험사들이 모범을 보여야"

더불어 윤 원장은 암보험금 분쟁 해결을 서둘러야 한다는 뜻을 내보였다. 그는 "대형보험사에서 (보험금 지급에 대해) 모범을 보여줬으면 하는 생각"이라며 "금감원이 희망하는 것처럼 (보험사들이) 만족스러운 행동을 보이지 못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원장은 "암보험의 경우 (보험사들이 금감원 쪽 지급권고를) 느리긴 하지만 조금씩 수용하고 있는데, 앞으로 잘 들여다보고 합리적 방안을 찾도록 할것"이라고 했다.

이어 "암보험의 경우 (보험금 지급여부를 다투는 과정에서 보험사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해결을) 서둘러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그는 덧붙였다. 윤 원장은 "대형 보험사들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회사들이 나름대로 여러 가지 소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날 윤 원장은 오는 5월 취임 1년을 앞둔 소회를 밝히며 학자가 아닌, 금융감독당국의 수장으로서 느꼈던 여러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금감원장에 임명되기 이전 서울대, 숭실대 등에서 오랜 기간 교수직을 맡아왔었다. 윤 원장은 "생각했던 것보다 (금감원장으로서의 삶이) 굉장히 어렵다"며 "금감원이 다루고 있는 업무가 다양하고, 해결이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취임 1년 앞둔 윤석헌 "굉장히 어려워...보람도 느꼈다"

그는 "그렇지만 한편으론 나름대로 (금융 관련 문제를) 풀어내는 데서 보람도 많이 느꼈다"며 "제약이 많아 생각했던 것을 깊이 있게 하기 어려웠던 점은 아쉽다"고 밝혔다. 이어 "교수 생활을 했을 때는 대부분 현실과 동떨어진 생각을 많이 했는데, 그런 의미에서 제약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윤 원장은 "요즘은 제도와 규정, 틀을 고려해야 하고 원장으로서 조직을 이끌어야 한다는 막강한 책임감을 갖고 있어 그 외 나머지 틈에서 생각을 하려다 보니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금감원은 금융회사 종합검사 등의 세부내용이 담긴 '2019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금감원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금융회사를 상시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의 능률을 높이고, 이를 현장검사로 연계하겠다고 밝혔다. 대부업체가 소비자에게 과도한 이자를 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보험사가 전화상으로 상품을 판매할 때 정보를 온전히 설명하지 않는 불완전판매가 일어나는 것은 아닌지 등을 살펴보겠다는 것.

또 금융회사의 불건전 영업행위 등과 관련해 테마검사를 실시하겠다는 것이 금감원 쪽 계획이다. 이를 통해 감독당국은 시중은행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부당한 보증을 요구하는지 여부, 보험회사가 부당하게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혹은 삭감하는지 여부를 점검할 예정이다. 더불어 금감원은 금융소비자보호 수준, 재무건전성 등에서 미흡한 평가를 받은 금융회사를 선정하고 종합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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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경제부 기자입니다. sh7847@ohm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