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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하구에는 '작은도서관'이 14개 동에 설치돼 있다. 타 구보다 운영 시간이 길고, 인구 대비 설치율도 높아 주민들에게 환영받는 정책이다.

구청은 지난 2월 14일 '사하구 작은도서관 운영사항 변경'을 행정예고 했다. 변경안은 다모아 작은도서관 폐관 및 까치마을, 감천횃불 작은도서관 이전, 사하구 관내 작은도서관 14개소의 운영시간 단축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운영 시간은 현행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평일, 주말)에서 평일 오전 10시 ~ 오후 8시, 주말 오전 10시 ~ 오후 6시로 단축된다(4월 1일부터). 구청 측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과 작은도서관별 이용시간 편차가 크다는 이유를 들었다.

변경안이 발표되자 사하구 주민들이 반박하고 나섰다. 운영 시간 단축은 저녁에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모임에 치명적이다. 당리 작은도서관에는 주민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독서모임 2개가 있다.

두 모임 모두 저녁 시간에 월 1~2회 진행되고 있다. 만약 구청의 변경안이 통과된다면 오후 7시에 열리는 모임은 1시간 뒤에 마무리해야 한다. 직장인이 참가하는 모임은 주로 오후 7시 이후에 열리는데, 작은도서관 운영시간이 단축되면 모임을 지속할 수 없게 된다. 뿐만 아니라 직장인의 경우, 운영 시간이 단축되면 평일 도서관 이용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당리작은도서관에서 진행된 강연회 당리작은도서관 독서모임 주최로 진행된 오준호 작가의 기본소득 강좌
▲ 당리작은도서관에서 진행된 강연회 당리작은도서관 독서모임 주최로 진행된 오준호 작가의 기본소득 강좌
ⓒ 배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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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구청, 주민과 제대로 소통했나

사하구청은 '작은도서관 운영사항 변경'을 밀어붙이고 있다. 구청은 1월에 열린 사하구 작은도서관 운영위원장 합동 회의에서 이번 안을 안건으로 올렸다. 하지만 당시 운영위원장들은 그 소식을 사전에 접하지 못하고, 회의를 통해 알게 됐다고 한다. 또한 다모아 작은도서관 운영위원장은 당시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는데, 도서관 폐관 소식을 사전 상의 없어 통보받았다고 했다.

운영위원장들은 회의를 통해 변경안이 부당하다고 했지만, 구청은 개별 도서관 차원에서 의견을 제출하라고 대응하고 있다. 주민의 의견을 무시한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지난 8일, 전원석 사하구의회 의장의 주선으로 변경안에 반대하는 주민과 사하구 평생학습과 담당 계장간의 만남이 이뤄졌다. 구청 측은 '현재 예산으로 현행 운영시간을 유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저녁에 진행되는 작은도서관 독서모임과 기타 프로그램을 사하구청 4층 고우니홀을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운영시간 단축을 반대하는 주민의 입장에서는 구청 측이 제시한 대안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도서관 프로그램을 도서관 밖으로 빼면 도서관의 원래 취지가 퇴색되는 우려가 있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독서모임도 하고 강연과 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활성화하는 게 도서관의 취지 중 하나다.

사하구는 2015년부터 각각 작은도서관마다 독서동아리를 만들기 위해 공식 회의 문서에 안건으로 올리는 등 주민들을 독려했다. 하지만, 이제 와서 저녁에 진행되는 독서모임과 도서관 프로그램을 밖으로 빼는 일은 도서관의 역할을 축소하는 일과 같다. 사하구는 예산과 수요를 이유로 도서관 운영을 변경할 것이 아니라 도서관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주민과 합의 없이 밀어붙이고 있는 '작은도서관 운영사항 변경'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 변경안을 철회하고 원점으로 돌아가 주민들과 협의하여 대안을 제출하는 것이 현재 갈등을 풀어가는 올바른 길이다.

도서관은 돈으로 셀 수 없는 공공의 가치가 있는 것임을 사하구는 잊지말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배성민씨는 당리 작은도서관 독서모임 회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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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하구 사회 문제를 다룹니다. 노동당 부산시당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