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현대자동차 2차 협력업체였던 A공업 전 경영진들의 항소심 재판 관련 자료 이미지.
ⓒ 오마이뉴스

관련사진보기

 
얼마 전, 현대자동차 2차 협력업체였던 A공업 전 경영진들의 항소심 재판에 다녀왔습니다. 설 바로 직전이었던 그 날, A공업  손 아무개 전 회장님과 대표님 두 부자(父子)는 결국 징역 2년6개월과 4년의 형량을 선고받고 동시에 법정에서 구속되었습니다.  판결 선고 당시 재판장께서 판결문을 읽으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재판장께서는 피고인들이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파렴치한 짓을 했다고 하셨습니다. 현대자동차 1차 협력업체의 가혹한 단가 인하와 갑질로 인해 경영 상황이 쉽지 않아졌음은 참작되지만, 합법적인 방법을 통하지 않고 불법적인 범죄 행위로 대응을 했으니 처벌받아 마땅하다고 하셨습니다.

게다가 피고인들이 반성은 전혀 없이, 억울하다는 피해 망상에 빠져 언론플레이를 했다며 꾸짖으셨습니다. 결국 두 사람은 괘씸죄를 적용 받아 감옥에 갇혔습니다. 국민참여 재판으로 진행되었던 1심에서는 집행유예가 선고되었었는데, 2심에서는 결과가 뒤집혔습니다.

저는 1심 때부터 계속 그들의 재판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들은 단지 그들의 회사를 지키고자 하였습니다, 심지어는 직접적인 공갈 행위를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재판장께서는 그들이 불법적인 행위를 하였다 하셨습니다. 회사를 지키려면 합법적인 행위로 지키라고 하셨습니다.

인수계약 체결 다음날, 중장비 동원해서 제품과 금형 탈취 후 계약해지

 
 자동차공장 생산라인과 자동차 부품 이미지
ⓒ 오마이뉴스

관련사진보기

 
그렇다면 재판장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합법적으로 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저희 회사인 D 정공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저희 회사도 현대차 2차 협력업체로, 1차 협력업체를 고객사로 하여 부품을 납품하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합법적인 방법으로 협상을 진행 후, 1차 협력업체에 저희 회사를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그러자 1차 협력업체는 계약 체결 바로 다음 날 밤, 저희 임직원들에게 "우리는 이제 한 식구이니 본사 설명회 겸 회식을 하자"는 명목으로 전세버스를 보내, 저희 직원들을 자기들 회사로 데리고 가 저희 회사를 비웠습니다.

그러더니 비어 있는 저희 회사에 자기네 회사 임직원 100여 명과 지게차 등 중장비를 투입하여, 저희 회사에 보관 중이던 15억여 원에 달하는 제품들과 금형들을 무단으로 탈취했습니다. 그들은 저희 회사에 진입하자마자 능숙하게 공장 내 CCTV까지 돌려놓고 그런 불법적인 행동을 하였습니다.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듣고 충격에 빠진 저희 임직원들은, 이해할 수 없는 1차 협력업체 측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수차례 공문과 전화로 문의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기다렸다는 듯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 통보를 보내왔습니다.

저희의 강박에 의하여 기업 인수 계약서를 작성하였고, 일부 잘못된 감가상각과 분식회계로 인해 기업 인수시 큰 손해를 볼 우려가 있어 계약 해지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정기적으로 저희의 재무상황을 보고 받아 상세히 알고 있었고, 저희 회사의 설비는 물론 임직원들의 급여까지도 상세히 알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몇 달에 걸친 기업인수 협상 과정 중에 충분한 실사의 기회가 있었습니다.

만약 그들의 주장과 같이 계약 후 어떤 문제점을 발견하였다 하더라도, 서로 협의를 통하여 계약 조건을 변경하는 등의 노력이 있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전혀 그런 노력을 하지 않았고, 그 대신 저희 임직원들을 속여서 회사를 비우도록 만든 다음, 회사에 들어와 생산설비들을 강탈하였고,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하였습니다.

현대차 2차 하청업체의 억울한 몰락..."유전무죄, 무전유죄 실감" 
 
 지난 8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승용차 생산라인에서 한 노동자가 작업 도중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자동차공장 승용차 생산라인에서 한 노동자가 작업 도중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생각해보니 그들은 처음부터 이런 계획을 세우고 저희 회사를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 저희 회사는 그들에게 '빈집털이'를 당한 것입니다. 그 후로 저희 회사는 생산능력을 상실하여 부도났으며, 저와 창업주이신 저희 아버지는 대표자 연대보증으로 인해 신용 불량자가 되었고, 집을 포함한 모든 자산은 경매에 넘어가 버렸습니다.

A공업 전 경영진들을 감옥에 보내신 재판장님께서는 합법적인 방법을 택하라 하셨는데, 그렇게 했던 저희는 부도가 나고 길거리에 나앉게 된 셈입니다. 하지만 지금도 1차 협력업체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1차 협력업체 임직원들을 특수절도 혐의로 검찰에 형사 고소하였으나, 거의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검찰에 송치만 되어 있을 뿐 답보 상태입니다.

그 와중에 1차 협력업체는 오히려 계약금을 반환하라며 저희에게 민사 소송을 제기하였기에, 그래도 희망을 가지고 공정거래위원회에 부당한 하도급 행위에 대하여 제소하였으나, 그마저도 일년여간 진행되지 않고 머물러 있습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을 정말 실감하였습니다.

약자가 강자의 불법행위에 당한 뒤 소송 등을 통하여 해결하고자 하면, 누가 잘못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법정 다툼을 하는 동안 생계를 견뎌 낼 수 있느냐가 유무죄를 결정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현대자동차 1차 협력업체와 거래해온 10여 년 동안 그들은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하여 저희를 마음대로 움직였고, 마지막까지도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하여 저희를 짓밟아 버렸습니다. 그런데 그 어느 누구도 그들에게 제재를 가하는 사람이 없으니, 그들에게 무서울 것이 있겠습니까?

대한항공 같은 회사는 언론사들이나 국민들도 관심이 많다 보니, 그들의 잘못을 폭로하면 여론의 관심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 1차 협력업체 같은 기업들은 대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잘 모르기에, 특수절도로 저희를 짓밟는 무자비한 행동을 하더라도 별다른 여론의 관심을 끌지 못합니다.

그러니 이 글을 보시는 국민 여러분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저희 회사처럼 억울한 피해를 당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2차 협력업체들에게, 부디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셔서, 더 이상 대기업들이 안하무인적인 행위를 쉽게 하지 못하게 해주세요.

☞ 관련기사:
[자동차하청업체의눈물①] "아버지는 한국자동차산업을 위기에 빠뜨렸습니다"
[자동차하청업체의눈물②] "생산라인 1분 멈추면 100만원, 우리는 노예였다"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모든 시민은 기자다!" 오마이뉴스 편집부의 뉴스 아이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