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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이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올린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의 사진.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이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올린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의 사진.
ⓒ 페이스북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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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사진이 적잖은 반향을 일으켰다.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이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속에는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과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일본 도쿄 거리에서 편한 옷차림으로 박장대소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도 '좋아요'를 눌렀다.

탁 자문위원은 이 사진을 '구 백수와 신 백수의 동경산책'이라고 명명했다. 최근 청와대를 나와 당인으로 돌아온 임 전 비서실장을 '신(新) 백수'로, 민주당의 싱크탱크 인 민주연구원장으로 내정된 양 전 비서관을 '구(舊) 백수'로 표현한 것.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사진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쏟아졌다. 

차기 총선에서 양정철-임종석 역할론 부상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지난해 1월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컨벤션홀에서 열린 '세상을 바꾸는 언어' 출간 기념 북콘서트를 깜짝 방문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손을 잡고 이야기 나누고 있다.
▲ 양정철 북콘서트 깜짝 등장한 임종석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지난해 1월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컨벤션홀에서 열린 "세상을 바꾸는 언어" 출간 기념 북콘서트를 깜짝 방문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손을 잡고 이야기 나누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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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이자 '원조 친문'의 상징인 양 전 비서관과 문재인 정부 1기 청와대 멤버로 '신 친문'의 중심 격인 임 전 비서실장을 놓고 갈등설 내지 경쟁 구도를 그린 '설'들이 여의도 정가에 왕왕 돌았다. 인사 문제부터 대통령 보좌에 대한 이견 등 갈등 원인에 대한 추측도 숱하게 거론됐다.

당내에선 이 같은 시선에 대해 "자리가 만든 소설"이라고 일축했다. 탁 위원의 사진 또한 이러한 시각에서 나온 오해 불식용 장치라는 것. 전략통으로 통하는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13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 당을 친문과 비문 구도로 보면 맞는 게 하나도 없다"면서 "이제 그룹 대 그룹으로 (공천이나 전략 문제에서) 싸우는 일은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히려 당은 이들의 이러한 관계보다, 둘의 정치권 컴백 그 자체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둘은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비서실장(임종석)과 부실장(양정철)을 맡아 호흡을 맞춰왔기 때문에 내년 총선에서의 역할론이 자연스럽게 부상하고 있는 것.  특히 민주연구원장을 수락하며 정치 활동을 재개한 양 전 비서관의 경우, 대선 당시 조직과 전략의 중추를 맡았던 만큼 이번 총선에서도 비슷한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양 전 비서관은 대선 당시에도 단순 자문 역할이 아닌, 다양한 인력풀을 구성한 당사자"라면서 "조직과 전략에서 보자면 (당에서) 우위에 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PK(부산경남) 지역의 한 지역위원장도 "양 전 비서관의 경우 일반 연구원장과 달리 총선의 승패와 직결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양정철은 (선거) 디자이너로, 임 전 실장은 큰 그림 속의 중요한 요소로 활동하게 되지 않겠느냐"라고 전망했다.

'넓은 인재풀' 구성에 기여?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 권혁기 전 춘추관장 등 청와대 1기 참모진과 만찬을 하고 있다.
▲ 이해찬 대표, 청와대 1기 참모진과 만찬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 권혁기 전 춘추관장 등 청와대 1기 참모진과 만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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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전 비서실장은 복귀 후 청와대 비서실장 출신이라는 무게감을 어떤 방식으로든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선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큰 선거를 경험해 본 사람이 당직자 중에서도 몇 명 되지 않는다"면서 "(임 전 실장은) 대선, 총선을 여러 번 치러봤기 때문에 (양 전 비서관과) 호흡이 잘 맞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 전 비서실장의 경우 내년 총선 출마를 앞두고 험지 도전에 대한 요구가 계속 나오는 상황이다. 임 전 비서실장이 최근 종로로 이사한 것을 두고 해당 지역구 출마설에 힘이 실리고 있지만,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지역구인 서울 동작을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도 적지 않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그런 사진을 올린 것은) 이제 다 드러내놓고 (선거 준비를) 공개적으로 하겠다는 것 아니겠나"라면서 "임 전 실장은 일단 무게감을 키워놓은 상태라, 격전지에 투입될 수 있는 또 다른 에이스"라고 설명했다.

본인은 부인하고 있지만, 양 전 비서관의 출마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시각도 있다. 이 관계자는 "(출마하지 않을 거라면) 이전처럼 뒤에서 조언하면 그만"이라면서 "직을 맡았다는 건 어떻게든 총선에 기여하겠다는 뜻이고, 그게 바로 통상의 정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두 사람 모두 문재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공통 이력이 있는 만큼, 메시지 전달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앞서 말한 PK 지역구의 한 지역위원장은 "임 전 비서실장과 양 전 비서관의 말과 행동은 대통령의 의중으로 비춰질 수 있는 여지가 매우 크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움직이게 되면 불필요한 억측을 낳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처음부터 이런저런 목소리를 내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사진 한 장으로 더욱 명징해진 두 사람의 복귀는 총선을 1년 여를 앞둔 시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해찬 대표가 지난 7일 임 전 실장 등 '청와대 1기 참모진'과 저녁 식사 자리에서 '넓은 인재풀'을 강조한 이유와도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번 총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세대 교체"라면서 "국민이 원하는 것은 '지금 있는 사람' 보다 '신선함'이다. 당연히 인재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총선이 다가올 수록 양정철과 임종석의 움직임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태그:#임종석, #양정철, #민주당, #4.15 총선,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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