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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8주기를 맞아 '나비 행진' 행사를 벌이며 500여 명의 탈핵 관련 단체와 종교인, 시민들이 마포대교를 넘고 있다.
▲ "나비 행진"의 모습 후쿠시마 8주기를 맞아 "나비 행진" 행사를 벌이며 500여 명의 탈핵 관련 단체와 종교인, 시민들이 마포대교를 넘고 있다.
ⓒ 김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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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8주기를 맞아 서울, 광주, 울산, 대구, 진주, 제주 등 많은 지역에서 '탈핵'을 촉구하는 집회, 거리 행진 등이 이어졌다. 서울에서는 지난 3월 9일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등의 환경단체들과 환경과생명을지키는교사모임, 초록교육연대 소속의 교사들, 녹색당 등의 정당, 천주교.불교.원불교 등의 종교인, 하자작업장학교 학생, 일반 시민 등이 후쿠시마 8주기를 맞아 '나비 행진' 행사를 벌였다.
  
8년 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하여 쓰나미가 후쿠시마 핵발전소를 덮쳐서 1,3,4호기에서 노심용융이 일어나고 그로 인한 냉각수가 수증기로 바뀌면서 수소폭발이 일어났다. 당시 사망자와 실종자, 그 후 이 사고 후유증으로 인한 사망자까지 합치면 2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희생을 당했다. 피해 금액은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182조 원에 이른다고 한다. 엄청난 인명 손실과 재산 피해가 일어났다. 하지만 후쿠시마는 수습이 되지 않고 지금도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반경 20km 지역은 높은 방사능 유출이 계속되고 있어 사람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당시 이 사고로 인한 피난민은 17만여 명인데, 아직도 5만여 명이 가설주택에 거주하면서 귀환을 거부하고 있다. 일본의 아베 정권은 내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마치 후쿠시마 핵발전 사고는 다 수습이 된 것처럼 선전하고 싶어서 임시 가설주택을 곧 폐쇄할 것이라고 한다. 그런다고 후쿠시마가 덮이는 것은 아닐텐데 말이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54개의 일본의 핵발전소 중 2기만 가동하고도 현재까지 전력대란 없이 잘 지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베 정권은 정지된 핵발전소들의 재가동을 위해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다. 

한편, 일본의 유명 정치인들 중에는 '탈원전'을 지지하는 양심적인 사람들도 있다. 일본 자민당 출신으로 총리를 지냈던 '고이즈미', '호소가와'라든가 후쿠시마 사고 당시 총리를 지낸 '간 나오토' 등은 지속적으로 일본의 '탈원전'을 외치고 있다. 재일교포인 손정의씨도 탈원전 대열에 서서, 탈원전의 대안으로 야심차게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시설 확대 사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노심용융이 일어났던 원자로가 있던 곳의 상태를 점검하기 위하여 로봇을 집어 넣어도 로봇이 녹아 버릴 정도라고 한다. 노심용융이 일어나서 유출된 방사성 물질은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그 오염된 지하수가 바다로 흘러들어 후쿠시마 인근 바다는 물론이고, 미국 연안 등으로 퍼져나가 태평양 바다가 서서히 오염되고 있어서 주변국들까지 긴장하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만, 중국 등 많은 나라가 일본산 농수산물의 수입을 금지하면서 무역 마찰이 일어나기도 했다.

문제는 후쿠시마 사고가 언제쯤 마무리가 될 수 있느냐다. 학자들은 핵폐기물 중 플루토늄은 방사능이 방출되지 않으려면 24만 년이 걸린다고 한다. 단군이 조선을 건국했다는 시간이 5천 년도 안 되는데, 그 시간의 48배의 시간이 상상이 가겠는가? 이 지구와 인간이 어떻게 변화될지 모르는 그 긴 시간 동안 사실상 관리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그대로 방사능은 계속 뿜어져 나오며 일본 뿐만 아니라 전 지구 환경을 오염시켜 인간의 생존을 어렵게 할 것이다.

 '방사성 물질'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세슘'일 것이다. 제일 측정이 용이하기 때문에 주로 세슘 검출 수치를 가지고 방사능 오염 정도를 나타낸다. 그 '세슘'의 반감기만 해도 300년이다. 그런데 핵사고가 나면 감마, 베타선은 물론이고, 요드, 스트론튬 등 그 명칭을 다 알 수도 없는 1000여 종의 방사성 물질들이 쏟아져 나온다고 한다. 핵무기든, 핵발전이든 핵사고가 나면 인간은 안전하게 살아갈 수 없다. 당장 사망에 이르지 않을지라도 각종 암 등 질병에 걸려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죽어가고, 정상적인 자녀를 낳을 수도 없다.

탈핵을 해야하는 이유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날로 쌓여만 가는 고준위 핵폐기물인 플루토늄은 어찌할 것인가? 소위 핵 선진국이라는 나라들에서는 고속증식로를 가동하여 플루토늄의 양을 줄이고 다시 핵발전에 이용하려는 실험도 이미 실패하였다. 우리나라의 핵발전소들마다 임시 저장소에 보관하고 있는 고준위 핵폐기물들은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 이를 어찌할 것인가? 핵의 안전에는 답이 없다.    

그래도 충분하지는 않지만 해답은 핵발전소를 더 이상 짓지 않은 것은 물론 지금 가동 되고 있는 핵발전소들을 조속히 폐기하는 것이다. 그것이 탈핵인 것이다.

우리나라 몇몇 대학의 원자력공학과 교수들, 그곳 출신들, 한국수력원자원 등에 근무하는 핵발전 관련 연구원, 핵 관련 산업 종사자들은 핵발전으로 인하여 많은 혜택을 누리면서 살아왔다. 그들은 핵발전을 지속해야 현재의 지위와 부를 이어갈 수 있다. 탈핵 운동 진영 사람들은 그들을 '핵 마피아'라 부른다. 이들 핵 마피아들을 포함해 핵발전소를 짓고 운영하면서 생기는 수조 원의 국가 예산을 노리는 대기업들, 일부 정치세력, 보수언론 등은 끊임없이 '탈핵' 정책에 흠집을 내고 문재인 정부의 '탈핵 정책'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들은 탈핵을 반대하면서 가짜뉴스도 많이 만들어 내고 근거도 없는 이유를 들어 '탈핵'에 흠집을 낸다.

자유한국당의 황교안 대표가 대표적이다. 황 대표는 미세먼지 세미나에 참석해 "정부의 막무가내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가동을 줄이니 미세먼지 증가원인 중 하나인 화력발전을 늘릴 수밖에 없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탈원전.태양광 드라이브를 줄이는 게 미세먼지 줄이는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요즘 미세먼지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하자 이를 탈핵 정책의 결과라고 몰아가는 어이없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나비 행진'이란 이름으로 탈핵 관련 단체들이 중심이 되어 국회의사당 앞에서 출발하여 광화문까지 탈핵 거리 행진을 벌이고 있다.
▲ 서울 지역에서 있었던 후쿠시마 8주기 거리 행진 "나비 행진"이란 이름으로 탈핵 관련 단체들이 중심이 되어 국회의사당 앞에서 출발하여 광화문까지 탈핵 거리 행진을 벌이고 있다.
ⓒ 김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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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세먼지의 원인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 중 도마에 오르는 것 중 하나가 석탄화력발전소다. 그런데 핵발전소를 중단하고 석탄 화력발전소를 많이 지어서 생긴 정책의 결과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지금까지 가동되던 핵발전소 중 유일하게 중단된 건 60만kW의 전력을 생산하던 고리1호기가 전부다.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을 선언했지만 그 동안 짓고 있던 핵발전소들은 계속 짓기 때문에 신고리 5,6호기가 완공되면 오히려 핵발전소가 29기까지 늘어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탈핵 정책 때문에 석탄 화력이 늘어났다는 논리는 사실과 다른 것이다.
  
탈핵의 답은 신재생에너지이고, 국민들의 친환경적 삶이다. 태양광, 풍력, 조수력, 바이오, 수소에너지 등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는 에너지들을 지금보다도 더욱 활발하게 늘려나가야 한다. 현재 2% 정도에 머물러 있는 신재생 에너지의 전력 비율을 30%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획기적인 노력을 한다면 석탄 화력이나 핵발전 문제를 크게 완화할 수 있다. 그리고 국민들의 삶의 방식을 최대한 친환경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는 삶의 방식을 모든 국민들이 실천할 자세와 결의가 되어 있다면 다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

결국은 우리 인간들의 삶의 근본을 바꾸고 연구와 지혜를 지속적으로 모아가야 한다. 탈핵을 미세먼지의 원인으로 몰아가고, 계속하여 과소비를 부추기는 정책은 결코 우리의 안전한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 8주기를 맞아, 다시 한 번 우리의 삶의 방식을 돌아보면서 좀 춥고, 가난하게 사는 것이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안전한 미래임을 자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태그:#후쿠시마 8주기, #탈핵, #미세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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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초등위원장,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회장을 거쳐 현재 초록교육연대 공돋대표를 9년째 해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의 혁신학교인 서울신은초등학교에서 교사, 어린이, 학부모 초록동아리를 조직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미래, 초록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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