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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안전보건 국제기준 비교 연구팀에서는 2018년 9월부터 독일 산업안전보건법과 체계를 공부하면서, 한국 산업안전보건 체계가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다섯 번째 글로 산업재해보험 문제를 다룬다. 

최근 산재보험제도와 관련해 한국에서도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 등 여러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적용 대상자 및 인정 질병의 확장 외에도 신청의 간소화, 판정의 신속성, 치료와 재활·복귀의 질 향상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런 논의 속에서 독일 「사회법전」 제7권의 산재법을 검토하여, 제도 및 노동자의 권리 측면에서 한국에 시사점을 주는 몇 가지에 대해 살펴보자.

폭넓은 당연적용 대상자 : 유치원생 및 자영업자도 포함

독일의 산재보험 당연적용 대상자는 취업자 외에도 유치원생도 포함된 학생, 자영업자, 구직자 등 예비노동자 및 일하는 사람 대부분을 포함한다(표1). 이렇게 강제가입 대상자가 광범위하면, 사업주의 과다한 비용부담에 대해 우려할 수 있다. 그러나 학생 및 공익관련 업무 등은 지방정부에서 지원해 주는 등 사업주의 평균 보험료율은 약 1.3%로, 한국의 1.8% (2018년 기준)보다 오히려 더 낮다.
 
 <표 1> 독일 산재보험 당연적용 대상자

1. 취업자  2. 직업교육훈련생  3. 산재보험 피보험 업무행위 취득 또는 종료 관련  4. 장애인,  5. 자영농민 및 그의 배우자 등
 6. 가내공업운영자 및 그의 배우자 등 7. 자영어부 및 그의 배우자 등
8. 유치원생, 초중고생, 대학생 9. 보건의료기관 등의 명예직 종사자
10. 공공기관 또는 단체의 명예직 종사자 11.공공기관, 단체의 업무협조자 등  12. 긴급상황 시 조력자 등 13. 공공의 위험시 조력자 등
14. 구직자  15. 재활치료 중인 자 16. 공적으로 장려하고 있는 주택건설에 자발적 협력자로 종사하고 있는 자,  17. 간병이 필요한 자의 간호인,
18. 취업자 정의의 확대 적용, 19.산재보험조합의 정관에 의한 강제가입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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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의 산재보험법에서는 1조 1항이 예방에 대한 내용일 정도로 재해 예방을 가장 중요시하며, 산재보험 사업의 우선순위도 "재해 예방" -> "요양 및 재활" -> "보상" 순으로 두고 있다.
ⓒ pixabay
 
재해의 범위 : 추정의 원칙 적용, 태아도 인정
독일의 업무상 재해=업무상 사고+업무상 질병+출퇴근 재해+신체보조 구의 파손 또는 손실

독일의 업무상 재해 인정 범위는 한국과 유사하나, 신체보조구의 파손 또는 손실도 포함한다는 특징이 있다. 업무상 질병은 혼합주의를 채택한 점에서 한국과 유사하지만, 판정 시점에 '최신의 의학지식'에 의하여 판단해 인정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한국 산재법 개정 시 업무상 질병 당연인정기준의 근거가 된 추정의 원칙이 9조 3항의 내용인데, 노출과 질병 발생이 가능하고 다른 행위가 이 질병을 야기하는 근거로 확증될 수 없다면 업무관련성이 있다고 추정한다.

또한 독일에서는 태아도 산재 인정의 대상이 된다. 한국에선 아직 태아가 산재인정 대상에 포함되는지 법적 공방이 있다. 독일의 산재법 12조가 태아와 관련된 내용이다. 12조에는 태아도 피보험자와 동등한 자격이 있으며, 임신 중 산모의 노출에 의한 태아의 건강 손상은 산재 인정에 충분하다고 명기되어 있다.

예방을 강조하는 산재보험법

독일의 산재보험법에서는 1조 1항이 예방에 대한 내용일 정도로 재해 예방을 가장 중요시하며, 산재보험 사업의 우선순위도 '재해 예방' -> '요양 및 재활' -> '보상' 순으로 두고 있다.

독일은 이러한 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2016년 기준 산업안전보건 예방인력 5501명 중 2135명을 감독과 자문을 수행하기 위한 감독관으로 고용하고 있다. 한국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 관련 근로감독관이 약 400여 명임을 고려할 때, 이는 약 5배 수준에 해당한다. 독일 감독관은 법적 감독권이 있으며, 사업주의 의무수행 소홀로 인한 특별근로감독을 행할 시 비용을 사업주에게 부과할 수도 있고, 가내 공업의 경우 긴박한 상황이라면 가택도 출입 가능하다.

한국에서는 산재 발생 시 보험료율이 상승할 뿐만 평소 받지 않던 고용노동부의 감독을 받아 무더기로 처벌받게 된다. 이는 한국에서 기업들이 산재 은폐를 시도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독일도 산재 발생 시 보험료율이 상승하는 등 사업주에게 불이익이 있으나, 산재 은폐는 없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한국과 마찬가지로 독일에서도 산재 은폐 시 처벌을 받는다. 하지만 기업이 감독관의 관리·감독과 그에 따른 지적·과태료·형사고발 등을 수시로 받기 때문에, 산재 발생 시 특별히 추가적인 무더기 지적 및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 이렇게 한국과 달리, 독일에서는 상시적인 관리감독과 처벌이 이루어지기에, 산재를 은폐할 유인이 적다고 한다.

또한, 독일은 산업안전보건 관련 교육에 소요되는 직접비, 교통비, 숙식비 및 결근 기간의 임금을 산재보험에서 부담한다. 한국의 경우 관련 교육 기간의 임금을 사업주가 지불해야 한다.

특히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재정적 부담이 가중되어, 노동자들이 산업안전보건 교육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빈번히 발생한다. 따라서 독일의 사례를 참고하여 산재 예방 및 노동자들의 알 권리, 참여할 권리를 위해선 산업안전보건 관련 교육비용을 산재 보험료에서 부담해야 한다고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나라마다 제도의 체계와 역사가 달라서 단순 비교는 어렵다. 그렇지만 사회보험과 노동자의 권리 측면에서 독일 산재보험이 한국에 시사하는 몇 가지 주요 내용을 살펴봤다. 산재보험 관련해서, 위에서 살펴본 쟁점 외에도 재활, 직장 복귀, 신청 절차 및 입증 책임에 대한 내용 또한 중요하다. 이는 다음 호에서 다루기로 한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이이령 기자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운영집행위원입니다. 이 기사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에서 발행한 <일터> 3월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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