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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오는 4.3 재보궐선거의 통영고성 국회의원 후보로 정점식 예비후보를 골랐다.

정 변호사는 '우병우 사단'의 멤버이자 '황교안 키즈'로 불리는 인물로, 대표적인 공안 검사 출신 법조인이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0일 당원과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경선에서 정점식 예비후보가 1위를 했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11일 오후 최고위원회 의결을 통해 정점식 예비후보의 공천을 확정할 예정이다.

그가 공천을 받으면서 통영고성은 한국당 정점식과 더불어민주당의 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의 대결로 압축됐다.  

한국당 출마자로 나서는 정점식 예비후보는 공천 전부터 그 이력 때문에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송두율 "하도 비열하게 심문해서 기억한다"
 
지난 2013년 11월 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에서 정점식 '위헌정당·단체 관련 대책 태스크포스(TF)' 팀장(서울고검 공판부장)이 이날 정부가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통합진보당의 해산심판 청구안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지난 2013년 11월 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에서 정점식 "위헌정당·단체 관련 대책 태스크포스(TF)" 팀장(서울고검 공판부장)이 이날 정부가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통합진보당의 해산심판 청구안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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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율 교수 사건과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정점식 예비후보가 지난 2017년 6월, 검찰복을 벗으며 남긴 말이다. 대검찰청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그는 "거칠고 힘들더라도 주어진 일을 마다하지 않았고, 편하게 처리하라는 유혹도 있었지만 올바른 결정을 찾으며 숱한 밤을 지샜다"라면서 그 예로 '송두율 교수 사건'과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을 콕 집어서 거론했다.

정점식 예비후보는 1965년 경상남도 고성 출생으로, 창원경상고등학교(1983)와, 서울대학교 법학과(1988)를 졸업했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대학동기(84학번)인 그는, 졸업하던 해 사법고시(제30회)에 합격했다. 

그는 2007년 대검찰청 공안2과 과장을 지낸 이후로 공안1과 과장(2008),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안1부 부장검사(2009) 등을 거쳤으며, 2015년부터는 대검찰청에서 공안부장(검사장)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인 2017년 6월, '과거 중요 사건에 대한 부적정 처리'라는 사유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라는 좌천성 인사가 결정되자 바로 사표를 던졌다. 2016년 4.13 총선 당시 '친박' 후보에게는 관대하고, 다른 당 후보에는 엄격한 '편파 기소'가 좌천 사유라는 이야기가 돌았다.

정 후보가 송두율 교수를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 것처럼, 송두율 교수 역시 정점식이라는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 송 교수는 2015년 10월 <시사IN>과의 인터뷰에서 "법정에서 하도 비열하게 심문해서 기억에 남는다"라고 정점식 검사를 회고했다.

서영제 당시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은 2013년 12월 <프리미엄 조선> 연재 기고글에서 "수사를 맡았던 공안1부 오세헌 부장검사와 정점식 검사가 하루는 내 방에 올라와서 '송두율 교수를 구속 수사할 것이 아니라면 사표를 내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라고 적었다.

정점식 예비후보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법무부장관 시절에 검사장으로 승진한 '황교안 키즈'다. 이후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최대 치적이라고 자부하는 '통합진보당 해산'에 기여한 핵심 공신이다. 당시 정당해산 심판 태스크포스의 팀장을 맡았다. 그는 통합진보당 해산 직후인 2014년 12월 브리핑에서 "위헌 결정이 난 정당의 이념을 전파하거나 옹호하기 위한 집회·시위는 법으로 금지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에게는 공안검사로서 유명한 일화가 여럿 있다. 일례로 '신랑 없는 결혼식'의 주인공 김건수씨 사건이 있다. 김씨는 1999년 한국대학생총학생회연합(한총련) 산하 경기인천지역대학총학생회연합(경인총련) 중앙집행위원회 집행위원장직을 맡았는데, 이 활동 때문에 2001년 8월 30일, 자신의 신혼집 앞에서 체포됐다. 결혼식을 불과 10일 앞둔 시점이었다. 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이가 바로 정점식 당시 검사였다(관련기사: 김건수씨 구속적부심 기각).

또한 재판 도중 본인이 '개'에 비유 당하자 재판장을 뛰쳐나간 사건도 있다. 2008년 첫 주민직선 교육감 선거에서 주경복 당시 서울시교육감 후보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들로부터 불법 선거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2009년 8월 당시 재판에서 한 교사가 최후진술 과정에서 '걸견폐요(桀犬吠堯)'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해 검찰을 비판했다. 이는 "걸왕의 개가 요임금을 향해 짖는다"라는 뜻으로, 폭군인 걸왕의 개도 성군인 요임금을 향해 짖는 것처럼 선악의 구분 없이 주인에게 무조건 충성하는 행태를 꼬집는 말이다.

자신이 개에 비유한 것을 못 견딘 그는 "재판장님, 저는 더 이상 있을 수 없어 퇴정하겠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벌떡 일어나서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고 한다(관련기사: '걸왕의 개' 비유되자 퇴장해버린 검사, 공정택보다 20명 교사들이 더 잘못했나).

고 변창호 검사가 마지막으로 만난 인물로 지목

정점식 예비후보는 검찰에서 나온 이후 '법무법인 아인'을 설립하고 대표 변호사로 활동한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 댓글 공작의 수사와 재판을 방해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변창호 검사가 지난해 11월 투신하기 전, 마지막으로 법률 상담을 받은 곳이 바로 이 법무법인 아인이었다. 그는 사무실이 위치한 건물 4층 화장실에서 스스로 뛰어내렸다.

그에게는 '삼성 장학생'이라는 의혹도 있다.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이 정‧재계 인사들로부터 광범위하게 청탁‧접대를 주고받은 이른바 '장충기 문자' 리스트에 그의 이름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뉴스타파>는 지난 2018년 4월 "2016년 3월 당시 대검찰청의 공안부장이던 정점식 전 검사장과 서울서부지검 김도균 부장검사의 이름도 등장한다"라며 해당 내용을 보도했다.

문자에는 "사장님, 3월 21일이나 23일 저녁 어떠세요? 멤버는 정점식 검사장님이랑 김아무개 부장판사님, 그리고 김도균 부장검사 이렇게 보려고 하는데요"라고 구체적으로 그의 이름과 지위가 명시돼 있었다. 그러나 당시 <뉴스타파> 취재진이 반론을 위해 그를 찾아갔으나 만날 수 없었다고 한다.

태그:#정점식, #자유한국당, #황교안, #우병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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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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