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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여고는 학생참여예산제도가 본격 시행될 경우 그 취지를 가장 잘 이해하고 실행 수 있는 학교 중 하나로 꼽힌다. 학생자치활동이 그만큼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홍성여고는 세월호 관련 이색적인 추모행사로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

학생들은 매년 학생자치위원회를 통해 세월호 추모캠페인을 기획하고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교복 자율화 문제를 결정할 때도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의 의견을 모두 듣고 결정했다. 홍성여고는 지난 2015년 충남형 혁신학교인 행복나눔학교로 선정된 바 있다. 홍성여고 심상룡 교장과 황유정 학생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학생참여예산,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홍성여고 심상룡 교장
 홍성여고 심상룡 교장
ⓒ 충남교육청 장상순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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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여고의 경우 이미 학생참여예산제도를 일부 시행하고 있다. 학교 축제인 목련제나 학생활동에 필요한 예산을 편성할 때 학생들이 직접 예산안을 기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상룡 홍성여고 교장은 "학생참여예산제도를 통해 학생들이 집단지성의 힘을 깨닫고,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홍성여고의 경우 학생회차원에서 자발적인 활동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비결이 무엇인가.
"학교 축제인 목련제 행사가 28년째 이어지고 있다. 축제는 학생회가 기획하고 주관한다. 그런 전통이 이어지면서 학생자치의 힘이 생겼다고 본다. 지난 2015년 혁신학교로 선정이 되면서 학생자치활동이 더욱 활성화 되고 있다."

- 학생 참여예산제도의 경우 민주시민교육과도 관계가 깊다. 홍성여고에서는 민주 시민과 관련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간략하게 소개 바란다.
"정규교과 시간에는 '더불어 사는 민주시민'이라는 교재가 있다. 이 교재로 1년에 34시간 공부한다. 강사는 외부에서 초빙 한다. 토론과 문제해결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민주 시민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다모임과 같은 공감토론회도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학교협동조합 준비학교로 선정되어 지금은 협동조합 운영도 준비하고 있다."

- 홍성여고의 경우 많은 이들이 학생참여예산제도를 잘 활용할 수 있는 학교로 예상하고 있다.
"감사한 일이다. 홍성여고는 마침 2018학년도에 학생자치활동 중심학교로 선정됐다. 교육청에서 예산을 지원받고 있다. 지원 예산을 집행할 때도 학생회가 참여하고 있다. 학생회의 협의와 참여로 예산을 편성·집행 한다. 학생회가 주관하는 학교 축제에서도 학생들이 사업 계획을 세우고 예산을 요청하면 교사가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간접적으로나마 학생참여예산제도를 이행하고 있는 것이다."

- 학생참여예산제도에 대한 기대도 클 것 같다. 구체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나.
"학생들이 자신과 관련된 예산사업에 직접 참여하면서 민주시민으로 자율과 책임의 중요성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본다. 학생들끼리 의견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의사소통능력이나 공동체 역량도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경제적인 관념에 대해서도 미리 공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학생들이 집단지성의 힘을 깨달을 수 있는 계기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 학생참여예산제도가 도입되면 교사들의 일거리가 지금 보다 더 늘 거라는 우려도 있다. 혹시 그 점에 대해서 고민해 볼 부분이나 조언해 줄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린다.
"지금도 교사들의 업무가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교육청 차원에서도 그렇겠지만 학교장 입장에서도 그런 부분이 고민스럽다. 교육적으로 옳다고 생각하고,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판단될 경우, 교사들은 일정 부분 자신을 희생을 해 왔다. 참여예산제도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

"예산 참여 과정 통해 경제관념 배웠다"
 
황유정 홍성여고 학생회장
 황유정 홍성여고 학생회장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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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여고 학생들은 토론과 예산참여 등의 '민주 시민교육'을 통해 한 뼘 더 자라고 있다. 홍성여고 학생들은 세월호 캠페인은 물론이고, 학교 축제의 예산안을 짜는 과정에도 일정부분 지분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다. 황유정 홍성여고 학생회장은 축제 기획과 예산참여 등을 통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해결하려는 의지가 강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 홍성여고의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세월호 캠페인을 감동적으로 봤다. 혹시 기획에도 참여했었나.
"매년 전교생이 참여하고 있다. 학생들은 세월호와 관련된 메모를 써서 남기거나 그림을 그린다. 전교생이 플래시몹에도 참여한다. 행사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세월호가 어떤 사건이고, 각자 어떤 생각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세월호 사건이 지닌 의미를 좀 더 깊게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

- 홍성여고 학생들은 지금도 예산 편성에 참여 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무엇을 배우고 느끼게 되는지 궁금하다.
"예산 편성에 참여를 하지 않을 경우, 학교에서 예산을 어떻게 편성하고, 어디에 사용하는지 알 수가 없다. 물론 예산이 학생들에게로 돌아오는 과정 또한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직접 예산을 짜다 보면 예산 편성이나 집행 과정을 알 수가 있다. 그런 과정을 통해 경제적인 관념도 생기는 것 같다."

- 최근에 기획해본 예산안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모든 행사할 때마다 예산안을 기획한다. 얼마 전에는 목련제(홍성여고축제) 예산안을 기획했다. 학생부 담당 선생님과 이야기해서 어느 정도의 예산이 적당할지를 협의했다. 우리가 예산안을 내면 담당 선생님이 예산안이 타당한지를 검토해 준다."

- 충남교육청에서 학생참여예산제도를 본격 시행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학생입장에서 어떤 생각이 드는지 궁금하다.
"학생참여예산제도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학생들을 위한 예산이 지금보다는 좀 더 많아질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점이 기대가 된다."

덧붙이는 글 | 해당 기사는 충남교육청에서 발행하는 소식지 <충남교육> 151호에도 실린 내용입니다.


태그:#홍성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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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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