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스태프협회(회장 강대영)는 3월7일 오후 서울 상암동 한 빌딩에서 창립 총회를 열었다.

한국방송스태프협회(회장 강대영)는 3월7일 오후 서울 상암동 한 빌딩에서 창립 총회를 열었다. ⓒ 미디어오늘 손가영


방송스태프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한국방송스태프협회(회장 강대영)가 발족했다. 

사단법인 한국방송스태프협회는 7일 서울 상암동 한빛미디어 노동인권센터에서 창립식을 열고, 그 시작을 알렸다. 협회는 조명·장비·의상·분장·미술 등 9개 분과 43개 직종으로 나뉜 방송스태프들을 모두 아우르는 단체다. 현재 950여 명의 회원이 가입했고, 본격적으로 현장 스태프들을 중심으로 협회 가입을 홍보할 예정이다. 

협회는 △열악한 방송스태프 노동 환경 개선, △회원 경력 인증 시스템 구축, △재교육과 세미나 등 학계와 연계한 후진 양성 등 세 가지 사업을 주요 목표로 세웠다.  
협회는 현재 방송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스태프의 숫자를 약 3만 명 정도로 추산했다. 현재 제작 중인 드라마, 예능 편수에 편당 평균 인원인 드라마 80명, 예능 30명을 곱해 계산한 숫자다. 웹드라마, 온라인 플랫폼 기반 프로그램까지 합산하면 그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명재 협회 부회장은 "1957년 KBS의 흑백 방송이 시작된 이래 한류 열풍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현재까지 모든 방송 프로그램에는 스태프들의 땀과 눈물이 깃들어 있었다"면서 "하지만 스태프들은 여전히 안전사고로 부상 입거나, 장애, 때로는 죽음에 이르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이런 후진적인 제작 관행에 반드시 변화가 필요한 시기가 지금이라고 생각한다"며 협회 창립 취지를 설명했다. 

협회는 기존에 있던 방송스태프협회를 계승하고, 사단법인화를 통해 공식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그동안 방송스태프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앞장 서 온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지부장 김두영), 한빛미디어 노동인권센터(이사장 이용관) 등과 연대해 방송스태프들이 근로기준법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노동자와 방송국, 제작사, 정부 부처 간의 소통 창구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 축사를 건네기 위해 참여한 배우 겸 전 국회의원 정한용씨는 "과거 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던 스태프들의 모습이 떠올라 가슴이 뭉클하다"면서 "이제야 이런 협회가 만들어졌다는 게 만시지탄인 느낌이다. 정보를 나누고 모여 이야기할 수 있는 좋은 단체가 만들어졌다고 해서 크게 기뻤다"고 말했다. 

이용관 한빛미디어 노동인권센터 이사장은 "방송노동자들이 자기 권리를 되찾기 위해 드디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면서 "장시간 촬영을 저지하기 위해 수없이 항의했지만, 관행이 너무 굳건해 잘 바뀌지 않더라. 노조가 캠페인도 하고, 가이드라인도 만들어봤지만 실제 제작 현장에서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의 상황을 정확하게 직시하고 계신 분들이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인 것 같다. 앞으로도 협회를 중심으로 카메라 뒤에서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싸움이 이어지길 바란다. 한빛센터도 돕겠다"고 말했다. 

강대영 협회장은 취임사에서 "여전히 많은 스태프들이 추위와 더위, 해충, 잠, 저임금을 견디며 더 나은 방송을 만들겠다는 일념 아래 땀 흘리고 있다"면서 "이들이야말로 한류의 주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협회는 스태프 개개인이 전문적인 지식과 예술성을 가진 '전문 아티스트'로서 자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스태프들의 근로 시간이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작품은 선진국인데 제작 환경은 여전히 후진국인 지금의 여건을 반드시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방송스태프협회 방송 스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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